무지개 꽃이 피었습니다.

어르신 그림교실 첫 날, 무지개처럼 서로 다른 삶을 살아 온 어르신들이 모였습니다. 곱은 손마디로 연필을 꼬옥 잡고 무지개와 꽃을 그려 색을 입히니 말 그대로 무지개 꽃이 피어납니다.

밤토실을 중심으로 사랑스런 아이들을 위한 일들이 뿌리 내렸고 마을배움터 ‘공공’을 통해 청소년과 청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자리 잡아 가던 때, 아름다운 노년문화도 필요하다는 일에 뜻을 모았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어르신 인생그림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추억여행』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미술작업으로 아이들을 만나온 투덜이 샘의 지도로 진행된 첫 날, 다양한 수채재료의 특징과 방법을 익혀보는 어르신들의 자세는 어찌나 진지한지 모릅니다. ‘나는 못 해’라는 말 대신 “나는 이런 걸 처음 해봐”, “옛날 학교 미술시간이 생각나” 추억을 불러내고, “지금껏 내 주장을 말로 하기 어려운 삶을 살았어. 이참에 그림은 내 마음대로 그려볼려구” 자유를 그려보고, “시작하기까지 무섭고 두려웠는데 기뻐” 샘솟는 내면의 기쁨을 그림 그리며 느껴봅니다.

부러운 모습도 있습니다. 바로 모녀의 모습입니다. 어느새 나이 든 엄마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난생 처음 보는 딸과 딸의 응원을 받으며 떨리는 손으로 그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뭉클합니다. 어르신들의 그림은 모두 형식을 벗어나 있는데 그 자체가 감동이 된다는 미술전공 자원봉사자의 말에 우리 모두 “맞다고 맞다고” 맞장구칩니다. 앞으로 그림교실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엮어질지 기대된답니다.

마을배움터 ‘공공’의 도움, 작은도서관 ‘밤토실’의 자원봉사 지원, 터를 마련해 준 ‘고기교회’, 따뜻한 마음으로 참여해 준 이웃이 모여 시작된 어르신 그림교실이 꽃피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중간 어느 부분에서도 참여 가능하니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