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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어떻게 고를까?』/애기똥풀의 집 이라는 이쁜 홈피에서

하늘기차 | 2005.06.29 17:27 | 조회 1311
『그림책 어떻게 고를까?』

작년에 IMF로 각종 산업이 위태롭고 되는 장사 없었다지만, 유독 어린 이 책 출판업계는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어린이 출판물에 뛰어드는 출판사 들이 늘었다는 소식은 왜 엔젤 산업은 황금 알을 낳는 산업인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부디 그들이 어린이책 출판에 뛰어든 것은 어린이를 새로운 소비 자 계층으로 인식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어린이 책에 대한 인식이 새로 워지고, 어린이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서점에 나가보면 그림책의 수와 양의 증가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그림책(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다 그림책은 아니다.) 은 분명한 의도를 가진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다수이고,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그림책 본래의 임무에 충실한 그림책은 베스트 셀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서 분명한 의도라 함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가지고 공부를 시키려 한다든지, 머리가 좋아지게 한다든지, 글씨를 빨리 깨치게 한 다든지 하는 등등의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야겠다는 의도를 말한다. 일단 그런 목적으로 그림책을 구입한다면 골라내는 그림책의 종류가 어떤 것일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림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아이들에 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도 역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은 그림책을 고를 때 중요한 잣대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알게 해준다. 지능을 개발하는, 한글 을 깨치기에 좋은...이런 종류의 그림책에서는 '감동'을 받을 수 없다.

그럼, 그림책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내가 그림책을 고르는 기준은 이렇다. 첫째, 만든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가 내겐 상당히 중요하다. 아이 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그것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을 쓴 작가, 그림을 그린 작가, 번역한 사람, 책을 만들어 낸 출판사 모두 요리조리 살펴본다. 작가의 정신은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게 마련이고, 만들 어 낸 출판사들의 그 동안 만들어 낸 책들을 죽 살펴보면, 그들의 철학도 나 름대로 알 수 있는 일이다. 난 그들이 아이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떤 노력으로 만들어 내는지 그것을 나름대로 파악하고자 애쓴다. 만든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가 하는 것은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된다. 지금도 걸작 으로 꼽아지는 그림책들의 작가 중엔 자신의 아이들, 손자들에게 주려고 그 림책을 만든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 그것이 출판되어 세상의 빛을 본 후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예는 참으로 많다. 그들은 아이들 을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그들의 심리상태를 잘 알 수 있었고, 그 세계에 들 어가기를 즐겨하던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느껴진다.

둘째, 그림책의 내용은 무엇을 담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지, 그 이야기는 잘 전달되는지를 살핀다. 즉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즐거워하는지, 아니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드는지, 그 이야기는 잘 전개되고 있는지, 마무리는 어떻 게 되었는지,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러운지 등이다. 여기서 내가 빼놓지 안 고 살피는 것은 내가 기독교인이므로 비 성경 적인 내용은 없는가 하는 것이 다. 이런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것이 아니라 같이 읽으 면서 난 그 내용 중에서 비 성경 적인 부분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대화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물론 기독교계통의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다 훌륭하진 안 다. 이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 그림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림책의 그림이 이야기를 얼 마나 잘 담아내고 있는지, 작가는 등장 인물들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이야기 의 흐름을 그림은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무엇으로 그렸는지 그런 것들을 본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그림책의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읽어 내기 때문 이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는 눈은 얼마나 정확하고 또 예민한지 모른다. 일 일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그림책의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오감을 동 원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니 아이들의 그림책에 쓰이는 그림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

넷째, 아이가 보고 즐거워하는가(재미있어 하는가?)를 꼭 살핀다. 때 로는 내가 더 흥이나서 이야기를 읽어 주는데도 아이들은 반응이 없거나, 내 겐 별 느낌이 없는 부분에서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리는 것을 본다. 그러면 나 는 그 대목이 왜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었는지 다시 보기도 한다. 어른들의 입 장에서 만든 책과 정작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은 가 생각한다. 그렇게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또 재미있는 일이다. 난 문장을 읽어 주지만, 아이들은 엄마가 읽어 주는 것을 들 으며 눈으로는 그림 속에 있는 이야기를 읽어낸다. 그 눈은 상당히 정확하다. 그리고 그 세계에 들어가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금방 얼굴에 가득하게 나타난 다. 아이들에게서 그런 반응을 보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렇게 정성들여 그림책을 골라서 아이들과 함께 읽다보면, 그림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심리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아이들은 어떤 것에 흥미를 느 끼고 즐거워하는지 알게 된다. 시중에 쏟아져 나와 있는 수많은 그림책 중에 정말로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해줄 그런 아름 다운 그림책을 골라내는 것은 이제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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