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놀이" 연극 관람

서상권 성도님이 출연하는 극단 하땅세의 “위대한 놀이” 연극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전쟁통에 독하게 살아남는 법을 놀이처럼 배우는 두 쌍둥이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연극입니다. 극 중간에 악사로 등장하여 아코디언을 연주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서상권님의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인간 군상들의 생존본능에 충실한 비도덕적 모습을 보여주는 심리극,

무의미하고 불합리한 세계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절망적인 한계 상황을 보여주는 부조리극,

암전과 일반소품, 무대배경도 없이 테이프로 경계를 나타내고 몸으로 이야기를 하는 실험극.

“위대한 놀이”는 연극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고, 몰입에 빠지게 되었죠.

연극에서 다루는 내용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간 삶속에서 절대적인 선과 악을 나눌 수 있을까? 전쟁이라는 참혹하고 비참한 상황에 빠진 이들에게 신의 존재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돌아오는 길에 여러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좋은 연출로 훌륭한 연극을 이끌어준 윤시중 연출가가 동천동 주민이라는데, 저희 밤토실 도서관에도 몇 번 방문했다고 하네요. 교회에서 한번 꼭 뵙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