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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린교회에 다녀왔습니다(11월6일)

하늘기차 | 2016.11.14 18:16 | 조회 1520

    향린교회는 이 땅의 혹독한 군사독재의 고통 속에 한국사회에 희망의 촛불을 밝힌 교회였습니다. 적지않은 교우들이 옥고를 치르며 국가 권력의 불의 앞에 저항하며 하나님나라의 신앙을 지켜 온 교회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시대의 예언자적 사명을 꿋꿋히 감당하는 많지 않은 교회 중의 하나입니다.  정부가 백

남기농민의 시신을 부검하려 할 때 시민들과 종교계는 서울대장례식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빈소, 계단, 영안실, 지하, 마당, 현관에 이르기 까지 . . . 그 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이 ‘우리가 백남기다’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지켜낸 역사적인 자리였습니다. 아마 근래에 공권력을 몰아낸 유일한 현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곳에서도 향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처럼 안식의 기회에 향린의 예배에 참여하여 감사하였습니다.

   향린교회 주변은 명동 재개발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그 곳에서 떠나 좀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이사를 가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는데, 향린의 신앙적 가치를 위해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주변의 고층 빌딩 속에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예배는 여러분들이 역할을 분담하며 진행이 되었는데, 특히 국악으로 예배를 열고, 헌금 등 필요할 때 마다 국악으로 성도들의 마음을 모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인터넷으로 볼 때는 느리고 지리한 느낌이 들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듣고, 보니, 역동적인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사회, 광고, 성경봉독, 헌금, 각 순서 속에 평신도들이 역할분담을 탄탄하게, 긴장감 있게 잘 해 나가는 것을 보며 참 성도들 한분, 한 분의 하나님을 향한 내적 신실함이 느껴졌습니다. 예배의 모든 부분 속에서, 기도면 기도, 신앙고백이면 신앙고배, 광고면 광고 속에 현 시국에대한 적극적인 탄원과 간절한 참여의 기운이 넘쳐났습니다.

 

사회를 맡으신 김명선장로님


 평신도 설교를 맡으신 노재열 장로님


조은화 목사님

예배를 마칠 때 모든 순서담당자들이 앞에 나와 회중과 함께 축복의 기도를 함께 합니다.


교회 주변이 모두 새로운 빌딩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 날 설교는

우리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

(시편 145:17-21; 하깨 1:15-2:9; 데살 2:1-5/13-17; 루가 20:27-38)

 이라는 제목으로 노재열 장로님과 조은화 목사님께서 두 번에 걸쳐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평신도 강단의 노재열 장로님은 소위 남북통일에대한 진보적 신념을 가지고 계셨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부인인데, 국가 보안법에 따라 42번이나 재판을 치르는 중에 가족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격었다고 합니다. ‘! 그 강정구 교수하며, 이 전 회자되던 강정구교수의 그 굿굿한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 304명의 단원고 아이들의 죽음을 통해 자행되는 국가 폭력으로 인하여 그 가족들이 받는 고통에 동린의 정을 느끼는데, 가족사의 이야기가 얽혀 있어 이 자리에서 말하기에는 부적절 하다고 하면서 시145:20에서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켜 주시며, 악한 사람은

누구든지 다 멸하신다.”는 말씀을 읽으며, 과연 하나님은 그런가?라는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하나님은 직무유기 하고 계시지 않은가? 그렇지 않으면 어찌 이 나라가 이렇게 심각하게 파탄되었는데도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는가? 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학개 예언자를 통해 마음의 성전을 지으라고 하시는데, 과연 우리는 어떻게 마음의 성전을 지을 수 있을까 라고 하며 오늘 이 시대에 아픔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하며, 내적으로는 다니엘이나, 사무엘처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야 한다고 증거합니다. 기도란 하나님과의 대화 속에서 스스로 깨닫는 것이라고 하며 1)자기 수양을 통해 욕망을 버릴 수 있는 깨달음으로 내적 성숙에 이르며, 2)진리 분별의 깨달음에 이르러야 하는데, 주님이 내 안에 모시면 참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3)행동할 수 있는 양심의 깨달음입니다. 백남기어른의 부검반대를 위해 향린 및 많은 시민들이 장례식장을 지켜 국가 공권력과 맞서 부검하려하는 것을 막아내는 것, 또 박근혜의 퇴진을 광화문에 나가 외치는 것이야 말로 행동하는 기도이고, 그 외침의 함성 속에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생각합니다. 4)14;27에서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여기서 내 평화는 주님의 삶 자체가 평화인데, 이 평화가 나에게 있을 때 상대방에대한 관심, 배려, 사랑도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내적 성전을 세워 평화를 내 안에서부터 세상으로 펼치는 향린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조은화 목사님은 생명이 없는 한 지도자의 잘 못으로 모두 고통을 받는 비정상적인 이 시대를 죽음의 사회라고 하며, 오늘 본문은 부활의 삶이 어떤 것인지, 살아있는 삶이 어떤지를 말해준다고 합니다. 사두개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이 세상의 삶을 누리기 충분하여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부활의 삶은 기존의 삶의 패턴과 다릅니다. 부활은 생존을 위한 가부장적 구조의 혈통을 잇는 생존과는 다른 존재 자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숨을 마시고, 내 뱉는 생물학적인 삶을 살아가며, 나쁜 것이 들어오면, 이내 그 것을 뱉어냅니다. 몸은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오면 억지로 내 보내려고 합니다. 상한 음식이나, 먼지 등 감당하지 못할 것들이 들어오면, 재체기, 구토, 설사, 오줌과 똥으로 내 보냅니다. 그렇게 생명을 유지 보존 시키려 합니다. 정신도 그렇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얼른 버려야 할 것들, 상한 감정, 쌓인 나쁜 감정과 생각들, 소화해 내지 못하고, 흡수되지 못해 굳어져버린 것들이 내 안에 쌓이면 움지여야 할 때 꿈쩍도 하지 못합니다. 살아 있으나 정신이 죽은 폐쇄적인 정신적 노예로 살아갑니다. 이상증세의 현상은 살아있기 때문이고, 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삶 속에 불안은 살기 위해서입니다. 비상식이 상식이 될 때, 즉 위안부, 사드, 개성공단 등 일련의 사태에 우리는 불안을 느낍니다. 우리는 항상 좋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살아있는 삶은 고통과 힘겨움이 따릅니다. 불안은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조심하도록 경고하고, 삶을 보살피도록 안내합니다. 변화가 올 때  낯설어 불안하지만, 잘 다루어, 안심시켜 불안을 나의 삶 속에서 해석해 내며 나의 부족함을 보고, 체우고 찬찬히 마음을 열어 새로운 변화의 삶에로 나아갑니다. 왜 박근혜씨가 최순실에게 질질 끌리는 무기력한 삶을 살았을까요? 그것은 어릴적부터 자기 주변에서 일어난 자기에게 찿아오는 불안을 외면하며, 극도 의 고통과 불안을 느껴 정리해야 할 때에 그 기회를 놓치고 타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편했을지는 몰라도, 그 편함의 댓가는 참담합니다. 스스로의 판단은 흐려지고, 써준 글 밖에 읽을 줄 모르는 죽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불안을 타인에게 전가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활은 죽은 사람이 다시 사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사람과 살아있는 관계를 어떻게 맺는 가에 초점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살아있는 사람의 하나님입니다.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지켜낸 시민들, 그리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것은 살아있는 삶의 희망적인 모습입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삶의 자리에서 옳은 가치를 함께 공유하며, 타인과의 개방, 통합, 연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빛이 바랬지만 향린의 신앙고백이 벽에 붙어있어서.

 



 

국악으로 시작되는 예배의 정연함이, 그리고 우리의 정서가 묻어나 이렇게 동영상을 올립니다.

우리 교회도 이렇게 국악으로 예배드릴 때가오겠지요. 저와 집 사람 찿아보세요.

 

   예배를 마치고  근처 명동 성당과 영락교회를 둘러 보았습니다.  명동 성당 역시 군사독재시대에 민주화열기의 터가 되어 주었지요.




그리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스쳐 갈 수 없어. 모처럼 오장동 냉면을 먹으러 갔읍니다. 오장동에

냉면집이 3있는데, 제일 원조는 여기입니다. 광고하는 것 아닙니다.




육수를 빼 놓을 수가 없겠지요.


이 곳 저 곳 다니며 잘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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