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인사드립니다.

정인아빠 한동우입니다.

제주도로 내려 온지 열흘이 넘었네요. 인천에서 배를 타고 왔는데 14시간정도 걸렸죠. 서해바다를 해안을 따라 내려 올 때는 모르겠더니 제주해협을 건너올 땐 바람도 심하고 파도가 높아서 조금 무서웠습니다.^^ 자동차를 싣고 와야 했기 때문에 배를 타고왔던 것인데...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낭만적이진 않더군요. 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화물차 운전기사들이거나 봉고차등을 타고 단체로(?)제주도에 일하러 가시는 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배삯이 싼 것도 아니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굳이 그 배를 타고 가려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 배가 아니면 제주도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러니 대부분 가난한 노동자들이지요.

저는 이 곳 제주에서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지낼 생각입니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한 일입니다만, 저도 곧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되고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뭘 해야 할 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바닷가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제주 기적의 도서관"을 만났습니다. 당연히 고기교회와 밤토실 도서관이 생각났죠. 무작정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서 놀다가 왔습니다. 밤토실 도서관처럼 푸근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네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반갑고도 즐거웠습니다.

이 곳 평화의 섬 제주도에 있는 동안 고기교회에서 느끼던 평화를 이 곳에서도 느끼고 싶습니다. 고기교회 어르신들, 목사님, 그리고 교우들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가끔 소식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