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너와 나
너와 나
이럴 줄 알았으면
너의 말을 더 찬찬히 들을걸.
너의 따뜻한 손을 더 따뜻하게 잡아줄걸.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나눌걸.
마주 앉아 깔깔 웃으며 마스크의 장벽 없이 담소 나누던 것이 오래전 같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유튜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연영상의 수많은 관객의 모습이 낯설기만 합니다.
저는 올 한 해, 사람들이 참 그리웠어요.
몇 평 남짓 내 방에 혼자 앉다가, 눕다가 생각하다가, 아니 사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같은 모습으로 이러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수 많은 친구들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자의로 또는 타의로 이 네모난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 너무나 편하고 쉽고 안전하지만, 때로는 숨이 막힐듯 답답하고 단절되어, 버려진 느낌이 듭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원래도 나는 주로 혼자였고 이런 상황에 익숙해서 괜찮아, 익숙해' 할지라도,
그래도 너무 익숙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극한의 고독에서도 나름 살아내는 저를 보면서, 이 적응의 능력이 무서워지기도 했거든요. 물론 이 재난 속에서 혼자 지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고독한 것이 유익할지라도, 언제든 누군가에게 손을 뻗는 방법을 잊지 않고 싶습니다. 또, 때로는 누군가에게 막 손을 뻗어 휘저어주고 싶습니다. 가만히 가라앉고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의 휘적임이 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제 안에 생생하기를 바라요.
이 심한 풍랑이 걷히고 나면, 좀 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향하는 나침반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이 나라는 것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더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나의 손을 따뜻하게 더 많이 잡아주고 싶어요.
하나님의 사람을 향한, 그 따스한 시각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생겨나기를 기도합니다. 또 무엇보다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그 따뜻한 사랑을 이 네모난 방 안에서도 끊임없이 의식하는 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핵이 안전할까요?(김익중교수) | 하늘기차 | 23348 | 2012.10.05 13:00 | |
고기교회 창립 40주년 축시 [2] | 박경장 | 14710 | 2006.05.29 09:54 | |
공방 이름 한 표 주세요^^ [4] | 하늘기차 | 15843 | 2008.07.01 16:07 | |
고기리 밤토실어린이도서관 개관 선언서-소망의 메시지 [2] | 빈들녁 | 13450 | 2006.04.23 07:57 | |
472 | 주현일후세번째주일(2021년1월24일)가정예배주보 | 하늘기차 | 709 | 2021.01.23 17:47 |
471 | 주현일두번째주일(2021년1월17일)가정예배주보 | 하늘기차 | 650 | 2021.01.16 17:16 |
470 | 주현일후첫번째주일(2021년1월10일)가정예배주보 | 하늘기차 | 641 | 2021.01.09 16:23 |
469 | 성탄절후두번째주일(1월3일)가정예배주보 | 하늘기차 | 657 | 2021.01.02 16:26 |
468 | 코로나 단상 [1] | 발해국왕 | 539 | 2021.01.02 15:07 |
467 | 알리는 말씀 | 하늘기차 | 499 | 2020.12.30 06:49 |
466 | 씨앗 하나 [1] | 장재학 | 640 | 2020.12.27 16:31 |
465 | 평안의 배후 [1] | 강민석 | 840 | 2020.11.10 02:28 |
>> | 너와 나 [1] | 지선 | 784 | 2020.10.04 15:08 |
463 | 어느새 어른이 되었습니다 [1] | 마옹 | 880 | 2020.09.09 16:07 |
462 | 그래도 청자는 청자 [1] | 아하 | 874 | 2020.08.13 17:50 |
461 | RE:안장로님 말씀하시는 청자편 사진 | kihyukee | 791 | 2020.08.13 18:33 |
460 | 고기리봄편지(1) | 겨울어부 | 754 | 2020.03.22 12:15 |
459 | 어쩔수없이 드리는 주일가정예배 | meena21 | 816 | 2020.03.21 10:46 |
458 | 바이러스 시대에 대한 단상 | 곽문환 | 659 | 2020.03.16 14:16 |
457 | 가정에서의 주일예배 | 아하 | 542 | 2020.03.14 23:34 |
456 | 한국 찾은 일본 그리스도인들, "용서 할 때까지 사죄하겠다&qu | 하늘기차 | 1018 | 2019.08.21 16:41 |
455 | 학암포 답사기@2019 | 씨알이 | 899 | 2019.08.15 22:16 |
454 | 박미숙님의 영국현지 소식^^ | 하늘기차 | 1400 | 2019.07.21 13:34 |
453 | 밝은누리 서울 인수마을과 홍천 삼일학림에 다녀왔습니다. | kihyukee | 1879 | 2019.07.13 1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