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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지선 | 2020.10.04 15:08 | 조회 783

너와 나



이럴 줄 알았으면

너의 말을 더 찬찬히 들을걸.

너의 따뜻한 손을 더 따뜻하게 잡아줄걸.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나눌걸.

 


마주 앉아 깔깔 웃으며 마스크의 장벽 없이 담소 나누던 것이 오래전 같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유튜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연영상의 수많은 관객의 모습이 낯설기만 합니다.

 

저는 올 한 해, 사람들이 참 그리웠어요.

몇 평 남짓 내 방에 혼자 앉다가, 눕다가 생각하다가, 아니 사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같은 모습으로 이러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수 많은 친구들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자의로 또는 타의로 이 네모난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 너무나 편하고 쉽고 안전하지만, 때로는 숨이 막힐듯 답답하고 단절되어, 버려진 느낌이 듭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원래도 나는 주로 혼자였고 이런 상황에 익숙해서 괜찮아, 익숙해' 할지라도,

그래도 너무 익숙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극한의 고독에서도 나름 살아내는 저를 보면서, 이 적응의 능력이 무서워지기도 했거든요. 물론 이 재난 속에서 혼자 지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고독한 것이 유익할지라도, 언제든 누군가에게 손을 뻗는 방법을 잊지 않고 싶습니다. , 때로는 누군가에게 막 손을 뻗어 휘저어주고 싶습니다. 가만히 가라앉고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의 휘적임이 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제 안에 생생하기를 바라요.

 

이 심한 풍랑이 걷히고 나면, 좀 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향하는 나침반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이 나라는 것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더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나의 손을 따뜻하게 더 많이 잡아주고 싶어요.

 

하나님의 사람을 향한, 그 따스한 시각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생겨나기를 기도합니다. 또 무엇보다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그 따뜻한 사랑을 이 네모난 방 안에서도 끊임없이 의식하는 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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