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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식품 유통에대하여

하늘기차 | 2018.02.15 10:23 | 조회 1758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식품 유통에대하여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타운영위원장(위클리서울-인터뷰-한성욱기자)

   일본 수산물 보따리상 통해 원산지 세탁된 채 국내 대거 유통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는 지금도 하루 400톤이 넘는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출하고 있다. 인근 바다는 죽음의 지대로 변했다.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7년여가 지났지만, 방사능 후유증과 피해는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게다가 후쿠시마 인근에서 나는 멍게와 가자미, , 가리비 등 수산물들이 밀수와 원산지 세탁을 통해 국내 횟집과 마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표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본 근해에서 잡힌 중국과 러시아산 대구와 명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엄격히 관리해야 할 정부 기관은 방만한 태도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 먹거리가 비상이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 2015년 일본으로부터 WTO(국제무역기구)에 제소를 당했던 한국이 지난해 101차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정부의 대책은 과거 박근혜 정부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이 원천 봉쇄되고 있음에도 노가리 등이 원산지 세탁을 통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도 당국은 현장적발을 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은 어느 나라가 원산지인지 모른 채 먹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멍게의 경우 일본산이 많은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인은 멍게를 먹지 않는 민족이다. 후쿠시마 주변에서 양식되는 멍게는 모두 한국 수출용이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김혜정 운영위원장의 얘기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우리 먹을거리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20138개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만든 단체다. 김혜정 위원장은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출신의 탈핵 운동가로 방사능 감시 전문가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불안해진 식품에 대한 방사성 물질 감시가 긴요해졌다. 국민들이 식품당국의 정책을 믿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처음으로 방사능 핵종 분석기를 구축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WTO 패소건과 관련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지금도 해양을 오염시키는 상황에서 만약 일본산 수산물 수입 빗장이 다시 풀리면 우리의 식탁은 방사능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 문제와 정부의 대책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다음은 심층인터뷰 전문이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은.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이 원천 봉쇄되고 있음에도 노가리 등이 원산지 세탁을 통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도 당국은 현장적발을 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은 어느 나라가 원산지인지 모른 채 먹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멍게의 경우 일본산이 많은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인은 멍게를 먹지 않는 민족이다. 후쿠시마 주변에서 양식되는 멍게는 모두 한국 수출용이다. 한때 한국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했을 때,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이 일본 멍게 양식업자들이었다. 지금은 원산지 세탁을 통해 멍게뿐만 아니라 가리비, 꼬막 등도 들어오고 있다. 횟집에 가끔 가보면 가리비의 경우 일본산이라고 표시한 곳이 있지만, 멍게는 일본산이라고 표기한 곳을 본적이 없다. 멍게와 다른 수산물들도 노가리처럼 원산지를 세탁했을 가능성이 크다.

- 다른 수산물은 어떤가.

다행히 국내산 멸치와 오징어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 멸치는 크기도 작고 1년생 어종으로 덩치가 큰 고래나 참치에 비해 방사능이 포집될 가능성이 낮다. 한때 태평양산 참치 종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기도 했다. 고래나 참치는 체내에 중금속이 많이 축적된다. 왜냐면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된 다른 물고기들을 대량으로 잡아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와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된 세슘 참치가 발견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 국내 유통되는 일본산 수산물, 믿을 수 있나.

지금까지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이 잡혔다는 당국의 자료들이 공개됐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또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산 수산물 검사에서 카드뮴과 세슘이 나왔다는 보고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동안 일본산 식품에서 미량의 방사능이 검출되면 모두 반송해 온 것은 맞다. 시장에 가면 일본산 대구나 명태, 고등어가 많지만 그렇다고 모두 일본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태와 대구는 러시아산이 가장 많다. 특히 명태는 오호츠크 해와 베링 해에서 많이 잡힌다. 이 해역에서 중국 배가 잡으면 중국산이 된다. 일본 배가 잡으면 일본산, 러시아 배면 러시아산, 한국 배면 원양산이 된다. 배의 국적에 따라 산지가 달라진다. 수입되는 어종은 러시아산 대구와 명태가 많고, 대만산 고등어와 꽁치 등도 수입된다. 물론 해류성 어종인 대구와 명태는 일본 근해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방사능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미량이나마 방사능이 검출된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가 강화돼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경우도 많이 없고 검출된다고 해도 수치가 매우 낮다.

- 원산지 세탁이 횡행하고 있다는데.

밀수가 많고 보따리상들이 일본을 배로 왕래하면서 노가리 등을 들여온다. 세관검사도 받지 않고 그대로 시중에 유통된다. 부산에 가면 이런 보따리상들이 많다. 정식으로 들어오는 수산물은 세관에서 모두 샘플검사를 받지만 보따리상 물품은 제외다. 노가리의 원산지가 둔갑되는 것도 대부분 보따리상들이 들여오는 것들이다. 이들은 수시로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그 양도 꽤 많다. 2017년 한해 약 1400톤이 유통됐다.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1차로 수산물을 구입한 다음 다른 배편으로 갈아타서 산지를 속이는 세탁 방법을 쓴다. 방사능 검사를 거치지 않은채 원산지가 세탁된 일본산 노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수산식품들이 일본과 가까운 부산지역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다.

     - 막을 방법은 없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 관리가 잘 되고는 있지만 문제점도 많다. 식의약처가 기준치로 잡고 있는 1베크렐(Bq) 미만의 경우 방사능 불검출처리 방식과 건조식품을 젖은 식품으로 환산하는 방식이 문제다. 원산지 표시 강화와 원산지 세탁 이력 역추적제도 필요하다. 원산지 표시 불이행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 시장조사를 해보면 멍게와 꼬막, 방어 등이 합법적으로 수입됐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일본산인지를 모른다. 이들 수산물에 일본산 표기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국 수출용 멍게 양식은 후쿠시마 8개 현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한다. 멍게 때문에 국민건강이 멍들고 있다. 중국만 해도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식품을 수입한 업자에게는 엄격한 서류를 요구한다. 산지증명서와 일본 정부가 발행한 방사능 검사 증명서를 반드시 첨부토록 하고 있다. 식품수입업자 등록도 의무화했다. 우리도 산지증명서 첨부를 의무화해야 한다.

     - 식의약처의 방사능 검사 방식, 문제는 없나.

식품당국의 방사능검사 기준치는 kg1베크렐이다. 그 미만은 불검출로 잡는다. 시민환경단체의 경우 기준치 미만이라도 모두 공개한다. 식의약처 검사방법의 문제는 1베크렐 미만이라도 모두 공개해야하지만 불검출 처리를 해버리는 것이다. 검사용 시료(試料)1kg의 샘플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건조된 버섯의 경우 젖은 버섯보다 시료양이 많다. 따라서 방사능 검출 가능성, 그리고 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산 버섯들의 경우 과거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영향을 아직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수확한 건조버섯에서 방사능 물질이 많이 검출된다. 그런데도 식의약처는 있는 그대로 발표하지 않는 것은 물론 건조된 버섯을 수분포함으로 환산해서 측정하기도 한다. 이것은 엄연히 편법이라고 볼 수 있다.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 방사성 물질 중에서 세슘과 요오드만 측정한다고 하던데.

방사성 물질 중에서 세슘과 요오드만 골라서 피폭량 측정을 한다. 정확한 측정방식이 아닌데, 정부 관료들과 핵마피아들은 이것이 마치 피폭량의 전부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해왔다. 핵 물질이 분열하게 되면 약 200가지의 방사성 물질이 한꺼번에 방출되는데, 이것을 모두 개별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측정하기 쉽고 비교적 양이 많은 세슘과 요오드만 뽑아서 측정하는 것이다. 나머지 방사성 물질들은 세슘을 기준점으로 잡아서 뽑아낸 수치일 뿐이다.

     - 세슘보다 위험하다는 스트론튬90’은 어떤 물질인가.

플루토늄과 함께 기타핵종으로 불리는 스트론튬90은 후쿠시마 사고당시 세슘의 100분의 1 가량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다. 바다로는 세슘과 비슷한 양이 누출됐다. 스트론튬의 반감기는 28년으로 세슘13730년과 비슷한데 생물학적 반감기는 50년이다. 이는 생물학적 반감기가 70일인 세슘보다 250배가량이나 긴 것이다. 한번 몸 안에 축적되면 배출이 안 된다. 주로 뼈에 침착되는데 마치 자신이 칼슘인 양 행세하며 골수암과 백혈병 등을 일으킨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음식을 통한 스트론튬90의 피폭선량계수를 세슘137의 두 배로 보고 있다. 스트론튬은 수산물이나 해양오염 면에서 세슘보다 2~3배 더 위험하다. 스트론튬을 측정하기 위해선 일상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세슘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많은 원소들이 뒤섞인 시료에서 스트론튬을 순수 분리한 후, 여기서 나오는 베타선을 측정해야 한다. 이런 힘든 과정이 2주일 이상 걸리는데 사실상 측정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일상에서 측정이 쉬운 세슘의 2배로 잡아 평가해야하는데도 정부와 원자력업계는 이런 방식을 쓰지 않는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 일본 정부가 WTO에 제소한 건에서 우리가 패소했다는데.

지난 20139월 후쿠시마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그 이외 현에서 들여온 식품에서도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기타핵종검사 조치를 해왔다. ‘기타핵종은 플루토늄239와 스트론튬90을 말하는데, 이것들이 발견되거나 세슘이 검출되면 반송시키는 등 수입금지와 규제를 동시에 해왔다. 그런데 일본이 20155WTO협정 위반으로 한국을 제소했고, 지난해 10월 한국이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명확한 패소결정문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얼마 전 WTO가 최종보고서를 한국과 일본 정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 정부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처도 국회에서 패소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약 패소 확정이라면 정부가 60일내에 상소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상소하겠다고는 했지만 근본적인 패소 원인은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진짜로 상소를 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지금도 해양을 오염시키는 상황에서 만약 일본산 수산물 수입 빗장이 다시 풀리면 우리의 식탁은 방사능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 정부의 대처 방식에는 문제가 없었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는 지금까지도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고 일본 정부도 이를 인정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식탁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일종의 행정조치였다. 그런데 1년 뒤 박근혜 정부는 수입금지 해제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수입을 계속해서 금지하면 WTO에 제소될 수 있다는 정보를 일부러 흘리면서 이것을 해제할지 말지를 결정할 민간전문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위원들 대다수가 공무원 출신이었다. 겉만 민간위원회일 뿐 들여다보면 관료위원회였다. 민간감시단체 출신이나 방사능 위험성을 주장하는 위원은 거의 없었다. 급조된 위원들이 일본을 세 차례 방문했는데, 그마저도 형식적인 서류검토 선에서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 현지조사,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

한국조사단은 후쿠시마 지역 4, 이웃한 현 3건 등 7차례 검사에 그쳤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는 표층수와 해저토 검사만 형식적으로 했다. 이곳은 지난 2011~2015년까지 4~5년 동안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해서 유출된 지역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각종 오염물질이 해저토에 쌓일 수밖에 없다. 해저토와 가까운 심층수 오염도 대단히 심각하다. 방사능 유출량 샘플링 조사를 하려면 최소 1kg의 시료가 필요하다. 형식적 샘플검사로는 방사능 유무를 가리기 어렵다. 일본 수산성의 수산물 검사에서도 바다 밑 서식어종인 가자미와 돔의 경우 오염수치가 높게 나왔다. 해저의 오염된 뻘층에 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심해에 사는 심층어종은 바다표면 가까이 사는 어종보다 오염도가 훨씬 높다. 조사단은 2년간의 활동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일본이 한국을 WTO에 제소하자 그마저도 중단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민간위원회를 더 보강하지 않았고, 제소에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 제소에 유리한 자료들을 더 많이 조사해서 증거 수집을 했어야 하는데도 형식에 그쳤고 여태까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 일본 정부와의 관계를 의식한 건 아닌가.

후쿠시마 앞바다의 해저토와 심층수를 채집해서 방사능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해수 윗부분의 표층수만 떠서 형식적으로 조사했다. 그 검사결과마저 한국 정부는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 눈치를 보느라 7건의 조사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얘기했듯 심층어종은 해표면 어종보다 오염도가 높다. 일본 정부는 당연히 자국 사이트에 올렸다. 이것을 보고서야 알게 된 것이다. 해저토 오염 실태도 일본의 여러 기관들이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는 결과를 공개한 게 아예 없다. 그래서 정보공개소송을 했다. 재판부가 식의약처에 공개하라고 했지만, 일본어로 된 것을 번역만 해서 그대로 제출했다. 판사가 이들에게 정부 관료로서 이게 말이 되는가하고 따졌다. 왜 한국 정부 조사결과는 없고 일본 것만 내느냐고 질책하자 변명으로 급급했다. 우리와 달리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강력히 규제해왔던 나라들은 중국과 러시아, 대만 등 24개국에 달한다. 한국만 유일하게 제소된 것은 정부가 무능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 현 정부의 대응은 어떤가.

현 정부에서도 박근혜 정부 때보다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사실상 과거 정부와 비슷한 상황에서 패소는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10WTO 패소판결문을 전달받고서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실도 국회가 나서서 알려준 것이다. 어떤 이유로 우리가 패소했는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서 대응책을 세워야 하는데 현 정부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간다면 다시 패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WTO가 최종판결보고서를 보낼 것이다. 정부는 그 즉시 국민에게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이 부분도 미심쩍어 산업자원부 담당관에게 물었는데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그저 WTO에서 공개하게 될 거라는 말뿐이다. 패소한 것인가 묻자 부정하지는 않았다.

     - 관료와 전문가 집단이 문제라는 얘기인가.

과거 정부에서 대응했던 관료들과 전문가들 대부분이 일본이 주장하는 100베크렐 정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먹어도 괜찮다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수준이다. 이들은 오히려 왜 일본산 식품을 차별하느냐는 주장과 방사능 200베크렐 이상 식품은 기타핵종검사 요구를 하는데 이것이 차별이고 무역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무역제한설을 들먹이며, 일본산에서 미량이 검출됐다고 해서 수입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100베크렐 이하의 식품은 한국의 안전기준치를 만족시키는 기준치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교한 대응논리가 필요한데도 민간전문위원회나 식의약처, 산업부의 입장은 몇 백 베크렐 이하는 먹어도 괜찮다는 식이다. 정부가 패소원인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해서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우선에 두는 정책을 세우고 국제법으로도 정당성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왜 국민안전을 위해서 긴급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가를 국제법과 WTO 협정에 근거해서 대처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

문재인 정부가 패소에 대응해서 상소하게 되면 판결이 나오기까지 15개월이 소요된다. 오는 20193~4월경까지 시간이 있는 셈이다. WTO는 최종보고서를 채택해 이행문을 권고할 것이다. 패소가 확정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를 한국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하게 된다. 이것을 법정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행 기간만큼의 보상을 일본에 해줘야 한다. 그것마저도 하지 않았을 경우,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보복 등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대만의 경우, 2015년 원산지가 둔갑된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유통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대만 당국은 즉시 후쿠시마 5개 현의 식품수입을 금지했다. 다른 현에서 수입되는 가공식품은 샘플검사만 하고, 나머지 모든 식품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대만은 지금도 검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산지가 둔갑해 유통되기도 했다. 반면에 한국은 샘플검사만 한다. 1000톤이 들어와도 1kg 단위씩 랜덤(Random)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립적인 전문가나 시민단체, 국회가 참여한 공동위원회를 구성,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WTO협정은 회원국들이 자국국민들과 동물들을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 권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 과거처럼 밀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무조건 WTO협정에 위반될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어떤 정보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도 과거 정부와 아무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국은 방사능 사고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식품에서 100베크렐이든 200베크렐이든 미량이라도 오염되지 않은 식품을 먹을 권리가 있다.

     - 대만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대만은 수입금지 된 5개 현 외에 나머지 현에서 들어온 식품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물질이 발견되자 기존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대만인들이 즐겨먹는 몇 가지 식품들에 대한 검사증명서 첨부 등을 강화했다. 일본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일본은 대만 정부에 ‘WTO제소카드를 내밀며 강하게 맞섰다. 대만은 할 테면 해라. 우리는 오염된 식품을 먹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모든 식품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강력한 조치에 놀란 일본은 대만의 요구조건을 그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대만의 승리였다. 대만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우리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약간이라도 대만정부가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면 국민들이 즉각 나섰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바보 같았던 것이다. 이제라도 식탁주권 원칙을 정립하고 일본에 강력하게 주장을 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2013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국민들이 나중에야 알고 수산물을 사먹지 않게 되자 그때서야 조치를 했을 뿐이다.

     - 국내산 농수산물은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 꽁치 등 국내산 수산물 일부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은 1.7%로 매우 낮다. 이외에도 녹차 14.3%, 소금 9.5%, 멸치에선 5.9%가 검출됐다. 검사결과 국내산 식품시료들의 방사능 오염농도는 대체로 낮게 나왔다. 버섯을 제외하면 국내산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은 다행히 거의 없다.

     - 측정결과 처리는 어떻게 하나.

센터에서 3년 동안 시장조사를 했다.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다소비되는 수산물에 대한 조사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고, 모든 자료를 시민에게 가이드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39월 이전까지는 방사능이 검출된 일본산 식품이 많이 유통됐었다. 수입금지 되기 전 일본의 방사성식품 안전기준은 시료 1kg370베크렐이었다. 이후 100베크렐로 강화됐다. 20139월 이후, 후쿠시마 8개 현 수산물에서 100베크렐 이상이 검출되면 기타핵종 검사를 요구했다. 예를 들면 대구나 명태, 고등어 등은 해류성 어종이어서 100베크렐 내외로 검출된다. 이런 어종들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해롭기 때문에 되도록 먹이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세슘 안전지대인가.

지난 1960~1970년대에 중국이 핵실험을 많이 했다. 이때 핵 방사능 잔여물인 낙진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왔다. 그 영향으로 국내 표고버섯에서 미량이지만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물론 러시아나 중국산 버섯보다 검출율은 낮다. 여기에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32년 전 발생했지만 아직도 대기 중에 세슘 등이 떠돌아다닌다. 이런 방사성물질은 300년 동안 토양에 남는다. 그러니까 이제 10분의 1의 시간만 흘렀을 뿐인 것이다. 현재도 체르노빌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에서 재배된 러시아와 중국산 버섯류에서 세슘이 높게 검출된다. 특히 상황버섯과 표고버섯, 유럽산 베리(Berry) 종류에서 많이 검출된다. 이런 버섯들은 세슘을 흡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 우리의 밥상이 걱정된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방사능 피폭 원인의 90%가 음식을 통한 내부피폭이었다. 방사능은 미량이라도 계속 조금씩 만성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들과 임산부가 더 위험하다. 일본은 원전사고가 났고 지금도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고 있다. 또 방사능 물질은 대기 중으로도 흩어진다. 바다와 대기, 토양으로 계속해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상황이다 보니 일본에서 생산된 식품이나 후쿠시마 해역에서 나오는 수산물들은 적은 양일지라도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미량이라도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고의 예방법은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밥상에 방사능 오염 식품을 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가가 오염된 식품정보를 공개해서 식탁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철저히 준비해서 WTO에 상소를 해야 하고 현재와 같은 강력한 수입 규제 조치로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지켜야 한다. 귀를 넓게 열고 완벽한 대응기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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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세월호 참사관련 필수 컨텐츠 사진 관리자 12467 2014.07.09 15:21
67 [핵없는 세상] 탈핵주일을 맞이하여 사진 첨부파일 낮은자리에서 58 2024.03.04 22:07
66 [핵없는 세상] 과학의 시각에서 본 후쿠시마 핵폐수 첨부파일 하늘기차 382 2023.07.28 13:42
65 [핵없는 세상] 최소 30만년 묻어둬야 할 핵폐기물 대책은? 사진 하늘기차 516 2022.02.25 11:45
64 [핵없는 세상] 원전이 이미 끝난 독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40 2021.12.13 16:40
63 [핵없는 세상] 탈핵학교강의영상3편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86 2021.10.14 13:30
62 [핵없는 세상] 2021합천비핵평화대회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7 2021.08.04 16:38
61 [핵없는 세상] 후쿠시마원전사고10주년탈핵예배자료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708 2021.03.06 09:56
60 [핵없는 세상] 탈핵과 생태에너지에대한 최병성목사님의 글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86 2021.01.07 15:25
59 [핵없는 세상] 2020년 탈핵10대 이슈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37 2020.12.20 16:45
58 [핵없는 세상] 탈핵기도회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744 2019.12.13 12:20
57 [핵없는 세상] 원전, 결코 가서는 안 될 길 - 후쿠시마 사고를 분석하다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961 2019.04.07 06:46
56 [핵없는 세상] 2019 탈핵연합예배 (후쿠시마8주기) 사진 첨부파일 mungge 890 2019.03.15 14:13
55 [핵없는 세상] 신고리 5‧6호기 원전건설허가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판결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06 2019.03.08 17:07
54 답글 [핵없는 세상] RE:신고리 5‧6호기 원전건설허가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판결 하늘기차 596 2019.03.08 17:09
53 [핵없는 세상] 태양광 팩트 체~크! 사진 첨부파일 [2] 하늘기차 1020 2018.12.13 15:24
52 [핵없는 세상] 태양광 패널은 안전...'중금속 괴담' 주범은 핵발전 옹호진영 하늘기차 1115 2018.11.28 12:13
51 [핵없는 세상] 2018 탈핵연합예배 (대전 원자력연구원 앞) 사진 첨부파일 mungge 887 2018.03.19 10:05
50 [핵없는 세상] "핵재처리 프로젝트 - 파이로프로세싱의 비밀"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875 2018.02.27 17:01
49 [핵없는 세상] 월성1호기 수명연장 과정 조사하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742 2018.02.15 10:36
>> [핵없는 세상]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식품 유통에대하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759 2018.02.15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