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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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 어떻게 ㅠㅠ3

하늘기차 | 2015.03.03 08:36 | 조회 1726


일본, 폐기물 둘 데 없어 14년째 폐쇄 원자로 못 건드려

 

원전 해체, 멀지만 가야할 길일본 첫 원전 해체 도카이무라 르포

 

 “폐로 작업이 진행되곤 있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에 부닥쳐 있지요.” (한겨레2013,3,1)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자동차로 2시간여 떨어진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서 만난 무라카미 다쓰야(76) 전 촌장은 한숨을 내쉰 뒤 말을 이어갔다. 일본 원자력의 발상지라 불리는 이곳 도카이무라에선 일본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도카이발전소(출력 16만6000㎾)에 대한 폐로 작업이 진행중이다.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시작된 지 14년이 되었지만 아직 핵심 부분인 원자로에 대한 해체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도카이무라의 촌장을 지낸 무라카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핵을 내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대 모임인 ‘탈원전을 지향하는 지자체장 회의’의 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

마을 곳곳 “제2원전 폐로” 팻말
주민 탈핵 두고 반반으로 갈려
해안엔 쓰나미방조제 보강공사

무라카미는 폐로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할 장소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원전을 해체하는 과정에선 막대한 양의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가장 선량이 강한 물질(‘L1’이란 명칭으로 분류)은 단단한 드럼통에 넣어 콘크리트로 감싼 뒤 지하 50m 이상의 깊이에서 300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폐로는 ‘값싼 에너지’로 포장되어온 원전의 위험성과 감춰진 막대한 비용을 보여주는 난제다. 한국 사회는 현재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의 수명 연장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곧 닥쳐올 폐로 문제에 대해선 거의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태평양에 면한 조용한 이 마을이 원자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전 총리) 등 보수세력은 1950년대 초 일본의 전후 부흥을 위해선 원자력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956년 도카이무라 마을에서 원전 관련 부지 선정 등이 시작됐고, 1957년 7월 일본원자력연구소(현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의 연구시설이 마을에 들어섰다. 한달 뒤인 8월27일 일본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JRR-1)가 첫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도 마을을 관통하는 245번 국도를 따라가 보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도쿄대학의 원자력 연구 시설, 도카이 제2발전소 등 원자력 관련 시설 10여곳이 잇따라 등장한다. 무라카미 촌장은 “처음 연구소가 들어선 뒤 눈 깜짝할 사이에 원전도 건설되고 말았다. 우린 그때 원전을 그저 연구시설의 연장선으로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마을에 저준위 폐기물 38만드럼
방사능폐액·사용후 핵연료도
1999년 임계사고로 667명 피폭

주민 “폐기물 이렇게 많은줄 몰라”
“원전 의존, 잠시 편할지 몰라도
그 이후엔 다시 원점 돌아가”

낡은 원전을 폐로하는 데는 30년 안팎의 긴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일본원자력발전이 2003년 6월 일본 최초의 상업원자로인 도카이발전소의 압력 터빈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원자력발전 제공

원전 등과 함께 살아온 60년 동안 주민들은 행복해졌을까.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원전 시설로 마을이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마을의 전체 예산 166억엔 가운데 원자력 관련 수입은 3분의 1인 55억엔으로 비슷한 인구 규모의 일본 내 지자체에 견줘 1.8배나 된다. 원전 관련 시설은 마을에 세수, 노동자들에겐 일터, 상인들에겐 손님을 몰아다 줬다.

그러나 동행이 늘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1999년 9월30일 핵연료 가공시설인 제이시오(JCO)에서 발생한 ‘임계사고’(우라늄 등 핵분열 물질이 실제로 핵분열을 일으킨 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계사고가 발생한 시설 주변에선 시간당 무려 840μ㏜(마이크로시버트)의 감마선이 검출됐고, 중성자선 선량은 무려 4500μ㏜였다. 이 수치는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의 선량보다 높은 것이다. 이 사고로 작업원 2명이 숨지고 주민 667명이 피폭을 당했다. 지난 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땐 도카이 제2발전소도 외부 전원이 상실되는 등의 위기 끝에 아슬아슬하게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원전 관련 시설들이 마을에 남긴 상처는 크고 깊다. 마을의 탈핵운동 모임인 ‘릴리움의 모임’이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마을엔 일본 전체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중 절반인 38만2028캔이 밀집돼 있다.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발생한 고준위(420㎥), 저준위(2874㎥) 방사능 폐액과 사용후 핵연료도 1250개나 보관돼 있다. 릴리움의 모임의 한 회원은 “이렇게 많은 방사성 폐기물과 공존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우리집은 맹독 성분인 방사능 폐액이 보관돼 있는 시설과 아주 가깝다”고 말했다.

현재 마을과 인근 간토지방의 주민 266명은 도카이 제2원전도 폐로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마을 곳곳에는 ‘도카이 제2원전, 재가동 노(No)’ ‘지금 바로 폐로’ 등의 팻말이 붙어 있다. 그러나 7 대 3으로 탈핵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은 이바라키현 전체의 여론과 달리 마을의 찬반 비율은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갈린다. 지난해 치러진 촌의회 선거에선 탈핵파 후보가 패배하기도 했다. 원전을 통해 경제적 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전 촌장은 “일본은 과학적으로 사물을 판단하기보단 눈앞의 이익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원전에 의존하면 잠시 동안은 편하게 살지 몰라도 그 이후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사고라도 나면 고향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도카이 제2원전 주변 해안에선 쓰나미로부터 원전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조제 보강 공사가 한창이었다. 태평양 쪽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도카이무라(이바라키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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