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후원금 전달

지난 2일 주일예배 후 안병우(한신대 역사학과 교수) 집사님과 함께 지난

"세월호를 기억하는 11회 작은 음악회" 바자회에서 발생한 수익금과 몇몇 분들의 후원금을 더한

후원금을 전달하러 안산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에 다녀왔습니다.

시민기록위원회는 안산에서 단원고등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사무실이 위치한 동네에는 단원고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시민기록위원회는 역사와 관련된 교수 및 교사 그리고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여러 기록물들을 정리하고, 생존자 및 유족들의 육성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역사적 기록물들을 정리하고 사료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위원장은 국민대학교 국사학과 홍영의 교수님께서 수고하고 계십니다.

관련 행사 기록 수집 정리 및 촬영, 유족 인터뷰 등 정리하고 해야 하는 일은 끝이 없을 것 같은데

교통비조차도 어디에서 지원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역사적 사명감과 후손들을 위한 순수한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관청의 지원을 받아야하며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알음알음 십시일반 진행해오고 있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책위에선 현재 공식적으론 어떤 후원금 모금이나 재정집행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힘이 들더라도 그래야겠지요. 돈이 끼어들면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지는 모두들

잘 아시니까요. 그렇다보니 순수한 마음만 갖고 자원봉사로 많은 일을 진행하기엔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재단이 만들어지고 체계적이고 항구적인

작업이 진행될 때까진 관심있는 분들이 필요한 부분들을 찾아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난 작은 음악회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수익금과 이후 보태신 후원금이 모두 합해서

 1,814,000원이었습니다. 어찌보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이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후원금 전달하러 오가는 길에 안병우 집사님께서 역사가로서 기록물을 정리하고 남김에 있어서

중립성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기록위원회의 많은 분들이 유가족과 근접해서 작업하시다보니

감정이입이 심해져 회의 자리나 사적자리에서 거의 유가족처럼 우시게 되는 일도 있다고

하십니다. 그만큼 이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너무도 크고

엄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3차 합의에 대해 유가족 대책위는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뿐만아니라 여러 문제점도 있는 합의안이지만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 11월 2일에

내놓았습니다. 참사 발생 200일이 넘어 이제 겨우 일어서는 첫 걸음을 뗀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이제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곳에서 기존 언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는 일상의 삶 속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곁을 기꺼이

내어 놓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대부분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고

학생이고 회사원이었던 분들입니다. 그것은 각자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여 작은 힘들을 보태는 작업입니다.

후원금 전달 보고를 하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최근에 유가족 대변인께서 유가족들을 위해 시민들이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겠느냐는 질문에

"유가족들을 위해서 하지 마시고 당신 자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하시면 된다고

답하셨다합니다. 맞습니다. 이제는 긴 걸음으로 하지만 정신 바짝차리고, 눈똑바로 뜨고

우리들이 해야할 일들을 당당하게 해야 할듯 합니다.

첨부한 사진에는 안산에 간 걸음에 단원고등학교도 들렀습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적막한 모습이었습니다. 함께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