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합니다

View Article

삼보일배 순례단이 다녀가셨습니다

kihyukee | 2015.06.01 23:12 | 조회 1780

삼보일배 순례단이 다녀가셨습니다.

 

지난 주 27()부터 29()까지 삼보일배 순례단이 용인을 통과하면서 29일 저녁에는 우리교회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삼보일배 순례단은 지난 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이아름양이 지난 223일 팽목항을 출발 삼보일배를 하며 광화문까지 걷는 데, 그 긴 여정에 함께 하는 사람들입니다.

 

승현 아버님은 지난 해에는 나무 십자가를 지고 안산에서부터 팽목항까지 도보행진을 하기도 했으며, 프란시스코 교황 방문 때에는 교황께 직접 세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용인지역에 들어와 3일간 진행되는 일정에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용인시민들이 함께 걸으며, 식사를 준비하고 잠자리를 제공하며 서로를 격려하며 그 걸음 걸음에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금요일 일정을 마친 후, 저녁식사를 위해 우리교회에 오신 승현아버님과 누나는 곤드레 밥과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텃밭에서 준비한 갖은 야채로 마련된 소박한 밥상을 편안히 너무도 잘 드셨습니다. 그리고 흥덕고등학교 1학생들이 격려 메시지와 빵과 음료수를 전달받으셨습니다. 이어 고마운 마음을 전하시려는 듯 승현 아버님은 아들 승현이의 후배되는 고등학생들에게 마술을 보여주시며 환한 미소를 자주 띠셨습니다. 이미 순례길을 걸으며 익히 많이 보여주신 듯 능숙하게 고등학생들을 속이며(?) 함께 있던 많은 분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흥덕고 학생들의 요청으로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버님은 세월호 가족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반드시 그 진상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자신은 이러한 걸음을 통해 나름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자신이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의 걸음을 바라보고, 함께 걷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며 언젠가는 진상이 밝혀질 그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적인 행동, 함께 하는 걸음을 하면 더욱 서로에게 힘이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잠자리 그리고 아침식사까지 교회에서 제공하려 했으나 승현 아버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숙소를 한 곳으로 정하는 바람에 비록 밥 한 끼 함께 했지만 그날 함께 삼보일배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을 줄 믿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지난해 참사 발생 얼마 되지 않아 JTBC뉴스 시간에 손석희 앵커와 버스안에서 이루어졌던 인터뷰 때, 처음 승현 아버님의 모습을 봤었는데, 그 당시 너무도 무력한 자신을 한없이 자책하며 슬퍼하시던 모습에 함께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뵙고 느끼는 바는 인생길을 순례길로 기꺼이 받아들이며 만나는 사람에게 담담하게 소식을 전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결국,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천리길 만리길이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뀌어야 동네가 바뀌고 결국 세상이 바뀌겠지요. 결국 승현 아버님은 한 걸음에 한 사람을 바꾸어 보자는 마음으로 걷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부디 그 걸음에 부디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다음은 승현 아버님이 삼보일배 시작하며 쓰신 글과 승현 누나 이아름 양의 영상편지입니다.

 

오늘 떠납니다. 지난한달동안 격려. 응원.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는 가야할 길이라면 제가 기꺼이 가겠습니다. 그러면 누군가는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비의 사랑으로 한절한절 정성을 다해서 국민여러분께 절하면서 광화문으로 그렇게 가겠습니다. 제가 가는 길이 그릇된 길이 아니라면 곳곳에서 7월의 친구들이 손잡아 줄 것으로 믿습니다. 저와 아름이가 힘들고 고통스러울수록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처절한 상황이 국민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빌딩숲사이를 지나 모든 분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 것으로 봅니다.

저의 절을 받으시고 피지못한 붉은영혼304분을 따뜻하게 품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분들 어딘가엔 제 새끼 승현이도 있습니다.

30만의 절을 올리면서 여러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기원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하늘이라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겠습니다.

 

꿈에라도 와줘" 31배와 함께 쓰는 세월호 누나의 편지

https://youtu.be/YsO3y4UlDAY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20개(4/6페이지)
생명,정의와 평화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한국교회 생태정의 아카데미 10강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030 2023.01.05 09:25
공지 세월호를 기억하는 예배(떼제가 보여주는 정신을 따라)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0974 2016.02.27 12:00
공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사)416가족협의회를 늘 가까이... 관리자 10712 2015.01.10 00:24
공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0670 2014.07.30 10:23
공지 세월호 참사관련 필수 컨텐츠 사진 관리자 12516 2014.07.09 15:21
55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2015년 고기교회 세월호 위원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1623 2015.12.28 09:57
54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2015년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2363 2015.12.26 22:12
53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단원고 교실과 관련해 금궁해 하시는 분들께 드립니다.] kihyukee 1550 2015.11.26 15:47
52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단원고 2학년 교실은 또 다른 참사의 현장이자 대한민국의 민낯입니다. 사진 [1] kihyukee 1220 2015.10.29 13:50
51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다(유경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248 2015.10.03 11:46
50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희생자 창현이의 생일잔치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2229 2015.09.21 17:18
49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416희망목공방 현판식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2671 2015.09.19 15:07
48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8월29일 세월호 참사 500일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1749 2015.08.25 22:22
47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여전히 기억합니다. 오늘은 참사 468일 째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1819 2015.07.28 14:08
46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목요기도회 소식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835 2015.06.10 08:17
>>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삼보일배 순례단이 다녀가셨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1781 2015.06.01 23:12
44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기억하고 이해하기 kihyukee 1446 2015.05.14 13:48
43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예은아빠의 간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2253 2015.04.16 09:48
42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 범국민 집중행동기간 첨부파일 kihyukee 1685 2015.04.15 12:18
41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플레시몹)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665 2015.04.11 11:34
40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김영재 그룹 (Youngjae Kim Group) - 일어나 (Ireon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575 2015.04.09 20:56
39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너무 예쁜 봄이 기어이 와 버렸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1461 2015.03.26 12:59
38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하며... 사진 첨부파일 kihyukee 2773 2015.03.22 22:44
37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관련 서적들을 소개합니다. kihyukee 1682 2015.02.20 22:51
36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도보행진 사진 kihyukee 2333 2015.01.29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