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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 황사’가 온다]모래폭풍 20년 새 3배나 늘어… 몽골 전체 사막될까 공포

하늘기차 | 2015.03.16 23:08 | 조회 2820


1) 몽골 ‘황사 발원’ 르포
                                                                         3얼15일 경향신문 발췌
▲ 눈밭 대신 온통 누런 초원… 유목민 “정말 힘들다” 연발
“건조한 공기에 목이 따끔… 가축 먹일 풀도 점점 줄어”
호수도 반토막 사막화 가속… 방목 염소 증가도 주원인


몽골의 거대한 사막 고비에는 ‘거칠고 마른 땅, 척박한 땅’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 거침과 메마름이 2015년 3월엔 극점을 향하고 있다. 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바람은 짙게 피어올랐다. 강한 저기압이 생겨 상승기류가 형성되면 언제라도 하늘을 뒤덮을 것처럼 솟아올랐다. 모래바람은 사막뿐 아니라 광활한 몽골 초야에서도 자주 눈에 띄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거대한 모래먼지폭풍같이 형태와 에너지를 갖추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듯해 두렵기까지 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190㎞쯤 떨어진 바양노르솜의 한 호수가 지난 10일 바짝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바양노르솜은 ‘호수가 많은 동네’라는 뜻이나, 올겨울 눈마저 내리지 않아 작은 호수 2개만 남아 있고 그마저도 동물 사체(사진 오른쪽 아래)와 배변으로 덮여 식수로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몽골 서부·중부·남부의 대표적인 황사 발원 지역을 돌며 지겹도록 누런색을 봤다. 한국 기상청이 “황사 발원지의 눈 덮인 면적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발표한 것을 듣고 왔지만, 몽골 현지의 모습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심각했다. 몽골에선 1m가 넘는 큰눈이 4월까지도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 눈밭이 이어지던 초원과 사막에서 올겨울엔 눈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몽골 주민들도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TV에 나오는 기후변화라는 말이 자신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울란바토르 서쪽 바양노르솜에서 만난 주민들은 영하 10도 안팎의 기온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겨울이 아니라 봄날씨 같다”며 “점점 더 따뜻해질까봐 맘이 탄다”고 말했다. 이들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면 봄에도 풀이 잘 안 자라고, 그러면 가축 기르기도 힘들어진다”며 “소나 양에게 물 먹이는 호수도 점점 말라붙어 5년 전의 절반 크기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바양노르솜의 호수는 2013년 8월 기자가 찾아갔을 당시보다도 눈에 띄게 작아졌다. 몽골의 시골 주민들에겐 기후변화가 살면서 피부로 느껴지는 공포였다. 울란바토르의 한 40대 여성은 “이대로 사막화가 진행되면 도시와 북부 지역을 제외한 몽골 전체가 사막이 되고, 매일 모래먼지폭풍이 부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날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300㎞ 이상 떨어진 어기노르로 가는 길에 초원에서 만난 유목민도 “힘들다. 정말 힘들다”를 연발했다. 그는 “사막만큼은 아니겠지만 최근 들어 건조한 공기 때문에 목이 항상 따끔거리는데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불편함”이라며 “건조해지다 보니 가축 먹일 풀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몽골의 겨울 기온은 최근 2년 사이 이상고온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높아졌다. 몽골 언론 보도를 보면 울란바토르의 평균 겨울 기온은 2013년 영하 26도에서 지난해 영하 11도, 올해 영하 9도로 크게 상승했다. 실제 몽골에 머문 일주일 동안 수은주가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간 강추위는 초원지대의 아침과 밤 정도 외에 느껴지지 않았다. 초원에서 만난 몽골 어린이들은 반팔옷이나 얇은 옷만 입고 다니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사막화와 황사를 피해 울란바토르시 인근 산 중턱에 게르를 짓고 사는 몽골의 환경난민들이 하루 두 차례 공급되는 공공수돗물을 길어오고 있다. 울란바토르 | 이준헌 기자


사막화의 원인이 기후변화만은 아니다. 몽골인들의 목축,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인 캐시미어를 얻기 위해 하는 염소 방목은 몽골 정부도 사막화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몽골 환경녹색개발관광부 체세트 반즈락츠 산림정책협력국장은 “몽골이 자유화되기 전인 1980년대까지 전체 가축 수는 2000만~2500만마리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전체 가축 수는 5200만마리에 달한다”며 “특히 고급 캐시미어를 얻을 수 있는 염소 수가 늘어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염소는 캐시미어를 얻을 수 있어 유목민들의 생계에 큰 도움이 되지만 양이나 말, 소와 달리 식물의 뿌리까지 뜯어먹는 습성이 있다.

최근 20년 새 3배 이상 늘어나 연간 60회가량 발생하는 모래먼지폭풍(황사)에 대한 두려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겨울이 건조했던 만큼 4월이 되면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한 황사가 빈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게르(유목민들의 이동식 천막)가 날아갈 정도의 강한 바람이 모래를 동반해서 불어올 때 할 수 있는 일은 피하거나 건물 안으로 숨는 것뿐이다. 자연재앙으로 가축을 모두 잃은 유목민들은 울란바토르 주변에 일종의 빈민가인 게르촌을 형성해 살아가고 있다. 게르촌의 인구는 몽골 전체 인구 300만명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 위성영상을 보면 지난 14일 내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15일 현재 중국 연해주와 북한 국경지대를 지나고 있다”며 “이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1000㎍/㎥ 이상으로 악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풍을 따라 한국으로 오지 않고 만주로 향한 셈이다. 한·중·일 3국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 봄이다.

 

ㆍ반즈락츠 환경녹색부 국장
ㆍ몽골, 중·러 개발 첫 피해자… 그린벨트와 방목 제한 노력


“몽골에서 한겨울인 2월에 산불이 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 경악했다.”

지난 10일 몽골 울란바토르시 집무실에서 만난 체세트 반즈락츠 환경녹색개발관광부 산림정책협력국장(58·사진)은 지난달 4일 울란바토르 동쪽 복드칸산에서 산불이 난 것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올 때는 1m가량 내리고, 항상 30㎝ 넘는 눈이 쌓여 있는 2월 산에서 산불이 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3월 들어서나 가끔 산불이 일어나는 게 정상적인데 강설량이 적어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반즈락츠 국장은 “올해 눈이 적게 오는 것은 겨울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안 내려갈 정도로 포근했던 탓으로 보인다”며 “몽골은 원래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였는데 최근 들어 추운 겨울이 줄어들고 봄·가을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눈이 적게 오면 황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거대한 모래먼지폭풍이 20년 전보다 3배나 증가했다”며 “모래먼지폭풍이 불 때 유목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즈락츠 국장은 몽골도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몽골에서도 국토 동서를 횡단하는 나무로 이뤄진 ‘그린벨트’를 조성하려 하고, 과다 방목을 제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국제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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