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예배 (4월7일)

안산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매월 첫째 주일 오후5시에 세월호 가족들과 기독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매월 한반씩 돌아가면서 주관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지난 2월에 예배에 함께 했는데, 2반 아이들의 학창시절 꿈과 희망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요. 이번에는 세월호참사 5주기를 맞이해서 조금 큰 규모로 예배가 준비되었고, 우리교회는 헌금 순서때 “다함께 봄”이라는 찬양을 소명학교 학생들과 함께 불렀습니다.

매월 생명안전공원 예배전에 공원부지 둘레를 걸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순례 때마다 조직된 듯한 소수의 지역주민들이 길을 가로막고 스피커를 틀어놓고 쌍욕을 한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예배 전에 진행된 생명안전공원 부지 순례 도중에 일부 주민들이 목청을 높이며 반대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는 동원된 듯한 사람이 아니라, 실제 공원부지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 주민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들 입에서 “왜 재수없게 납골당을 들여놔서 우리 아파트 값 떨어뜨리려 하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세월호 가족들에게 부끄러워지고 죄스런 마음이 한없이 들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내면화시킨 천박한 자본주의 욕망과 뒤틀려진 권력의 불의가 만들어 놓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직도 회개하고 돌이키지 못한 이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이날은 많은 시민들이, 기독인들이 세월호참사를 잊지 않고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예배에 참여했습니다. 함께한 모든 이들은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처벌되기를, 그래서 진상규명을 통해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풀려지기를 기도했습니다. 세월호참사는 사고가 아니라 살인범죄였음이 드러나는 지금, 하나님의 정의가 꼭 우리가 함께 하기를, 하나님의 위로가 희생자 가족 모두에게 임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