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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 어떻게 ㅠㅠ 1

하늘기차 | 2015.03.03 08:06 | 조회 1602


애초 해체 자체를 염두 안둬…수명 다하면 ‘뒤처리 악몽’

 

원전 해체, 멀지만 가야할 길원전 해체, 어떻게 하나(한겨레 2013,3,1)

 

2013년 11월 일본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도카이발전소의 폐로 작업을 진행하던 일본원자력발전(이하 일본원전)은 고심 끝에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만다. 애초 2014년부터 시작하려던 폐로의 핵심 공정인 원자로 해체를 5년 더 늦추기로 한 것이다. 이 회사는 2001년 12월 폐로 작업을 시작한 뒤 2009년 7월 한번 해체 일정을 3년 연기한 바 있다. 피폭을 감수한 작업원들의 14년에 걸친 고군분투에도 작업은 생각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미래를 위한 ‘꿈의 에너지’로 불렸던 원자력 발전이 시작된 지 60여년이 지난 현재 인류는 ‘폐로’라는 심각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에서 건설된 558기의 원자로 가운데 현재 폐로가 끝난 것은 11기, 작업을 기다리는 것은 120기에 이른다. 원전은 한번 만들면 30~60년 정도밖에 쓸 수 없기 때문에 폐로는 이미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사용후 핵연료 제거한 뒤, 열교환기·원자료 해체 순

피폭위험에 방사능 폐기물 엄청해체공법·제도 대부분 공백

폐기물 처분장도 만만찮아일본 도카이발전소 14년째 고투

23기의 원자로를 가동중이며, 5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소형 실험로인 ‘트리가 마크’를 제외하곤 대형 상업용 원전의 폐로를 진행한 경험이 없다. 이런 가운데 애초 30년 가동 예정이던 고리 1호기의 수명을 격렬한 사회적 논란 끝에 10년 연장했고, 27일엔 또다른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의 운전도 10년 연장했다. 문제의 고리 1호기를 포함해 10년 안에 수명을 다하는 한국의 상업용 대형 원전은 5기나 된다.

원전을 폐로하면 작업원들은 피폭되고 해체 과정에서 막대한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세심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 공백’은 심각한 상태다. 무엇보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엔 원전의 ‘해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의)이 포함돼 있지 않다. 7월부터 시행되는 새 법엔 이 내용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으로 폐로를 진행할 때 전력회사가 규제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해체계획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조차 이제야 구체화하는 중이다.

폐로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며, 해체계획서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까. 16만6000㎾급 소형 흑연감속로인 일본 도카이발전소의 사례를 보자.

폐로의 첫 작업은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안전조처다. 사용후 핵연료는 인간이 가까이 다가가면 즉시 사망할 정도로 강한 방사선을 분출한다. 그 때문에 작업을 시작하려면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해체가 시작된다. 방사성 물질 오염이 덜한 부분을 먼저, 오염이 가장 심한 원자로를 맨 나중에 해체한다. 일본원전은 1차 공사로 오염 정도가 제일 덜한 원자로 이외의 구역을 5년에 걸쳐 철거했다. 2006년 8월부터는 2차 공사로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높이 24m, 지름 6m의 열교환기 4기에 대한 해체를 진행하는 중이다.

폐로가 어려운 것은 작업원들이 피폭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일본원전은 열교환기 해체에 사람을 투입하지 않고 강철을 절단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설치하고 이를 원격조종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태세를 갖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009년 10월 ‘원전 해체, 세계의 현장이 경고한다’는 프로그램에서 일본원전이 겪고 있는 폐로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소개한 바 있다. 로봇을 설치하려면 원전 전체에 대한 정밀한 도면이 필요한데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재 2차 공사를 시작한 지 9년이 지났지만 열교환기 4기 중 1기의 철거가 끝났고, 2기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작업을 마친 뒤 일본원전은 2019년부터 폐로의 핵심 공정인 원자로와 그 주변 영역을 해체할 계획이다. 원자로에선 인간의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방사선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일본원전은 다시 한번 작업원들의 피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법과 장치들을 투입할 예정이다.

구조물의 해체가 끝나면 폐로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일본원전은 도카이발전소에서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2만6900t 등 6만7000t의 방사성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가운데 방사능이 가장 강한 엘원(L1) 1600t은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감싼 뒤 지하 50m 이상 깊이에,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엘투(L2) 1만3000t은 지하 10m 이상 깊이에 300년 넘게 보관해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4일 일본의 원전 관련 시설을 모두 해체할 경우 지하 깊숙이 묻어야 할 폐기물이 75만 드럼 정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이런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일본원전의 폐로 작업이 계속 늦어지는 이유다.

이 모든 작업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도카이발전소의 폐로엔 1조원에 육박하는 885억엔(8239억원)이 소요된다. 일본 전문가들은 평균적인 100만㎾급 원전을 폐로하려면 적어도 25년의 시간과 600억엔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원활히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한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원전은 값싼 에너지일까. 한국 사회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도카이무라(이바라키현)·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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