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정의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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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환경스페셜 존로빈스가 꿈꾸는 새로운 미국

하늘기차 | 2016.09.05 23:32 | 조회 2122



 

2008년 5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아이젠하워 병원에서 어니 라빈스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어니 라빈스는 그의 매부 버튼 배스킨과 공동으로 ‘배스킨 라빈스’를 공동으로 창립했던 인물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스킨 라빈스는 글로벌 아이스크림 기업이다. 배스킨 라빈스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직 후인 1948년에 시작된 조그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출발해 이제는 전 세계 50여개 나라에 5,800여 개의 프랜차이즈 점을 가진 매출액만 12억 2000만 달러인 아이스크림 제국이 되었다. 배스킨 라빈스를 창립한 어니 라빈스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로써 큰 부와 명예로 얻었고, 그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개인적 삶은 순탄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바로 그의 아들 존 로빈스(John robbins) 때문이다.

 

존 로빈스은 환경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레이첼 카슨 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이다. 존 로빈스는 그의 저서 음식혁명(2001)을 통해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의 위해성을 전 세계에 폭로했다. 그의 저서와 활동에 힘이 실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진정성 때문이다. 그의 진정성은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 보면 알 수 있다. 회고에 의하면 그의 어릴 적 시절은 집안에 아이스크림 모양의 풀장이 있었을 정도로 부족함 없이 살았던 시절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 이미 회사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1969년, 아버지로부터의 모든 재산에 대한 상속을 거부하고 섬으로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아내와 함께 자연에서 살며 환경운동가로서 삶을 시작했다. 그 시기 이후부터 약 10년간 그가 쓴 돈은 1,000달러가 채 안 됐다고 하니,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1987년에는 ‘새로운 미국을 위한 식사(원제 diet for a new america)’라는 채식주의에 관한 저서를 펴냈다. 국내에는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라는 제목으로 2000년에 번역되었다. 책을 저술한 그 다음해인 1988년 로빈스는 ‘건강한 식단 선택과 환경보존, 더 자애로운 세계’를 꿈꾸는 비영리 민간단체 ‘어스세이브 인터내셔널 (Earth Save international)’을 설립하였고, 2001년에는 비위생적인 도살과 집단사육 등을 비롯한 축산업의 적나라한 산업구조를 고발하고 우리가 먹는 식품이면에 숨어있는 위해성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비판한 ‘음식혁명(The Food Revolution)’을 저술했다. 책에는 유기농 음식과 유전자 조작 식품, 축산 공장의 집단 사육 등에 관한 수많은 정보로 가득 차있다. 이 후로 계속 그는 아이스크림의 성분배합과 아이스크림이 건강을 해치는 이유를 각종 과학적 자료를 통해 반박하여 유제품이 우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건강할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무참히 깨버렸다. 2004년 개봉된 모건 슈프릭 감독의 ‘슈퍼 사이즈 미’에 출연하여 햄버거와 정크푸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고 2006년에는 "Healthy at 100"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는데, 미국 출판업계 사상 최초로 출판에 필요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100% 천연재료를 이용해 출판하기도 했다.

 

존 로빈스가 백만장자였던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않고 오히려 아이스크림의 위해성을 알리는 환경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개인적인 과정은 어떠했을까. 존 로빈스는 그의 저서 ‘음식혁명’을 통해 그 과정을 저술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가족들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심지어는 아침밥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고, 고양이에게 아이스크림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67년 공동설립자이자 존 로빈스의 삼촌이었던 버튼 배스킨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평생 아이스크림을 먹고 살았고 사망 당시 몸무게가 100kg가 넘었다. 존 로빈스가 환경운동가를 결심하고 자연으로 들어간 시기가 1969년임을 감안하면 그 사건은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 역시 비민과 당뇨, 고혈압 증세로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다. 그 당시 존 로빈스 자신도 역시 건강이 악화되었다. 그런 아버지는 존 로빈스가 회사를 물려받기를 원했지만 존 로빈스는 아버지의 기업이 하는 일이 전혀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존 로빈스는 집을 떠나 섬으로 들어가 버렸다. 훗날 환경운동가가 된 존 로빈스의 채식권유로 그의 아버지 또한 채식주의자가 되어 건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배스킨 라빈스의 공동 설립자 버튼 배스킨의 죽음.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거부하고 아버지에게 정면 도전한 어니 라빈스의 아들 존 로빈스의 환경운동가로서의 삶. 친척동생을 갑작스럽게 잃고 상속자인 아들마저 떠버린 후 채식주의자가 되어 90살의 삶을 연명한 어니 라빈스의 삶. 이들의 인생 역정 자체가 참 흥미로우면서 씁쓸한 이유는 무엇일까. 배스킨 라빈스 회사를 둘러싼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이스크림을 매일 같이 먹으며 행복에 젖어있는 전 세계의 수십만명의 사람들을 보며 살아생전에 어니 로빈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들이 만들어 낸 아이스크림을 자신들이 직접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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