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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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클라이번의 임군

하늘바람 | 2022.07.09 12:06 | 조회 285



   평소 클래식보다 가요를 좋아하지만(찬송이나 가스펠은?)... 2022년 개최한 반클라이번 콩쿨에서 

우승한(등수가 의미 없는 다른 차원의 수준을 보여준) 18세의 임윤찬군.

    최고의 테크닉, 빠른 운동신경(손가락의 속도가...아마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일 듯), 불필요한

움직임이 거의 없는(보는 이가 좀 거북하게 느낄 수 있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이 거의 없으며, 보통의 

연주자와 달리 건반을 치는 손가락이 건반과 매우 가까이 붙어 있음), 한 음도 슬쩍 넘어가지 않는 

강력한 타건 능력과 페달링 등등. 그래서 그런지 여타 어떤 피아니스트보다 소리 자체가 깨끗하고 

분명하며 매우 매력적이다(음율이 아니라 피아노 소리 자체가 좋다고 느껴진 건 거의 처음인 듯)


   이런 어린애도 참여하나?라고 속으로 생각했다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대회 심사위원장인 

마린 알솝(사진)은 지휘 후 눈물을 보이고 그와 함께한 연주가 자기 음악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했다는데, 수십년 or 1세기에 1~2명 나올까 말까 한 피아니스트라 말하는 이들도 있다(단 현재

까지는).

   유튜브 덕으로 클래식계의 벼락스타가 된 그는 대회가 끝나고 3주가 지난 현재 대회 결승전 

연주(43분짜리 피아노협주곡으로 연주회가 아닌 콩쿨임에도 기념비적인 연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주 후 반클라이번 60년 역사상 가장 긴 시간 기립박수를 받음. 또 준결승의 끔찍한 난이도의 

연주곡도 그 테크닉과 음악성이 경이적인 수준으로 심사위원 중 한 명은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의 조회수가 5백만을 향해 가고 있다(다른 참가자들의 평균 조회수는 수만회)


   그런데 그가 보인 매력, 어떤 끌림에는 좀 영적인 요소도 있다는 생각이다. 등수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음악만을 생각하며 작곡가에게 바친다는 마음으로만 연주한다는 그의 연주가 엄청난 

호응과 찬사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 모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져 있다 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겸손함과 순수함, 본질에만 집중하는 단순함(나, 즉 에고가

사라짐), 외적 요소에 영향받지 않고 전진하는 용기 등이다(물론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노력이 

함께 있고). 이런 요소가 소리에 담겨 있어 사람들은 말을 안해도 이를 느낄 수 있고 어떤 영향력을

전달 받는데 이는 영적인 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유 없이 자연스레 눈물이 흐른다는 이들, 자신이 삶을 제대로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된다는 

이들겸손해진다거나 정화된다는 이들 등등. 믿기기 힘든 모습을 보여준 그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며 또 그가 추구하는 영역에서 진정한 진리를 발견하길

바란다.

 

   이제 내가 하나님 앞에서(또 사람들 앞에서도) 겸손한지, 순수한지, 다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고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집중하는지.. 그 어떤 설교보다도 말 없는 소리가 나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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