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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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글쓰기 작품들

하늘기차 | 2022.05.02 18:01 | 조회 262






                                 장원 : 유수연 (2)

                            

                            <얼굴>

 

너의 얼굴을 볼때마다 내 마음은 두근두근

매일 밤, 너를 생각하면 콩닥콩닥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남자이기에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짜 우연히 가면같았던

너의 마스크안을 보았다.

......

눈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우수 : 김권휘 (6)

 

<세상이 문을 열지 않으면>

 

미안해, 내가 못생겨서.

미안해, 내가 이상해서.

미안해, 내가 나여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못생기면 안되는 건가봐.

나는 얼굴을 보여주면 안되는 건가봐.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나를 피해야겠어.

세상은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어.

세상이 문을 열지 않아서 내가 잠궜어.



최우수 : 이영미 (일반)

 

<15, 소녀에게 미안합니다->


마흔넷, 어느 새 마흔네살이 되었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인생계획표를 10년 단위로 그려보라고 했을 때, 일년도 긴데 10년 단위로 인생계획표를 세우라고? 40대를 그 까마득한 나이를 생각하며 막막했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던 20대의 생생한 기억에 놀라며 엊그제 같다는 말에 나이가 들면 옛생각으로 사시기 때문이 이러시는구나 했었다그런데 정말 눈깜짝할새 난 마흔넷이 되었다.


15살 질풍노도의 시기라며,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비판적 사고가 폭발하는데 그럴때라며 다 이해하는 듯한 어른들의 반응을 보며 실망했었다. 역사를 배우고 사회를 배우면서 왜 세상은 나아지지 않는가에 대한 분노가 일었었다. 강자의 역사, 약자의 고통 등 끊임없는 불합리한 세상이 싫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이렇게 두지 않을거야.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될거야.’ 이 생각도 잠시 고등학생이 디어 대학입시에 치이면서 나도 별 수 없이 지금의 기성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는 어른이 될 거 같았다. ‘죽을까? 그런 어른이 되기 싫은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않았다. 20살에도 30살에도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지 않았다. 사회에서 만든 여러기준에는 이미 어른인데, 난 내가 아직 덜 자란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변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죄책감이 덜했다. ‘그래 난 아직 어른이 안되서 미숙해.’

이러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40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속 내가 늙었다. 엄마, 아줌마, 이영미씨로 불리며 나에게 존댓말을 하는 상대가 많아졌다.

엄마! 나 엄마처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거울 속 내가 어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어린 내가 그토록 싫어하고 두려워했던 기성세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난 이제 어른이다. 더 이상 어리지 않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으나 소소한 개개인이 노력하고 발버둥치고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참여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며 힘을 낸다. 적은 돈이지만 기부도 하고, 기후를 위해 소비를 줄이려고 애쓰고, 불합리한 일에 서명도 하고, 이웃을 위해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미안하다. 아줌마가 어른으로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로만 그치지 않고 어른이 할 수 있는 여러 행동을 실천하겠노라 다짐한다. 그리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노력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너희가 커서 어른이 되면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며 우리함께 애써보자고 말하고 싶다. 그때까지 아줌마도 계속해서 노력할께. 미안해만 하지않고 애써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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