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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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헌책방

한동우 | 2007.03.19 17:45 | 조회 1502


청계천이나 신촌에는 아직 헌책방들이 남아 있더군요. 가끔 가족들과 함께 황학동 벼룩시장에 가보는데, 여전히 헌책방들이 그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묘한 감상에 빠지게 됩니다. 마치 시간이 되돌아 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청계천에 잘도 갔습니다. 헌책방들을 차례로 들러서 그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맡아가며 안현필의 삼위일체영어나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 따위를 들썩거려보기도 하고, 영화배우들이나 모델 사진이 잔뜩 실려있는 일본이나 미국 잡지들을 주인 몰래 들어보기도 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닌데, 그땐 왜 그게 그리 야해 보였는지.

“어이, 자네 어디가나? 그건 무슨 보따리야?”
“응... 돈이 좀 필요해서 갖고 있던 책을 팔러 가는 중이네.”
“어디보자... 이거 성경책아닌가? 그것도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초판본이야! 미쳤군. 이걸 왜 팔아, 이 사람아!”
“어, 그런가? 난 몰랐네. 아냐, 그래도 이 책은 소장가치가 별로 없어. 글쎄 마틴 루턴가 뭔가 하는 녀석이 안쪽에다가 이렇게 낙서를 해 놓았다구. 자기 이름까지 이렇게 크게 써 놓았다니까.”


이번에 글쎄다에서 읽을 “세상의 모든 딸들”을 헌책방에서 샀습니다. 그것도 한권에 2,000원씩, 모두 6,000원에 샀습니다. 인터넷 헌책방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웹사이트인데요, 꽤 유용한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

gogobook.net --> 인터넷에 있는 거의 모든 헌책방을 연결하는 일종의 메타 검색 사이트입니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세상의 모든 딸들”을 입력하면, 이 책을 갖고 있는 모든 헌책방의 정보와 사이트 주소를 알려 줍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보여주니, 제일 싼 값에 책을 살 수 있게 안내해 주는 곳이지요. 아직 책을 구입하지 않으셨다면 한번 가보세요.

언제 한번 글쎄다에서 신촌 근처에 있는 헌책방으로 놀러 가면 어떨까요. 책도 사고, 근처 극장에서 연극도 한편 보면 정말 행복하겠네요. 아니면 홍대앞 클럽에 가서 밴드공연을 봐도 좋겠구요. 그것도 아니면, 근처에 있는 아무 대학이나 들어가서 학생식당에서 밥먹고, 휴게실에 앉아 자판기 커피 마시며 노닥거리는 것도 좋겠네요. 날씨가 좋으면 벚꽃 벤치에 앉아 꾸벅꾸벅 졸아도 좋구요. 아, 나는 노는 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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