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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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다-다섯번째 모임 적바림합니다.

채현숙 | 2006.12.18 00:04 | 조회 1517
글쎄다 첫번째...2006. 9. 1. 금요일 늦은 6시 『변신』오비디우스/민음사
글쎄다 두번째...2006. 9. 15. 금요일 늦은 7시 『거미여인의 키스』
글쎄다 세번째...2006. 10. 26. 목요일 늦은 7시 『자전거도둑』김소진/문학동네
글쎄다 네번째...2006. 12. 1. 금요일 늦은 7시 『달과 6펜스』서머싯 몸/민음사


글쎄다 다섯번째...2006. 12. 14. 목요일 늦은 7시~11:35


- 함께 하신 분들: 안홍택님, 홍미나님(맛있는 생강쿠키랑 녹차쿠키를 구워오셨음), 박경장님, 송금희님, 신금숙님(모두에게 맛춤커피 서비스를!), 이동일님, 채현숙님
......뒤에 오신 한동우님, 박영주님(좋아보이는 과자를 듬뿍 가져오셨음), 정동진님(커다란 고구마를 구워 오셨음), 신동근님, 조지영님...모두 열두 분


* 오늘의 책, 『2006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현대문학

- 시가 많이 어려웠다고 모두들 성토를 하자
- 박경장님: 시를 ‘갈기갈기’ 찢어 분석하다 보면 의미가 다시 다가오고 따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문학비평’이 아니라 ‘비평문학’ 얘기를 해 주셨고, 직접 고른 좋은 시를 소개하며 맛있는 비평을 해주셨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무보다 무가>김선우 詩
- ‘무우’의 의미 변화: 무(無)- 남근 상징, 서양적 의미, 우(雨)-여성성, 동양적 의미, 메아리 우우~는 echo, 신화 속 나르시스와 연결, ‘비가 되어 땅속으로 스며...-> 무우는 男女, 즉 땅과 땅에 내린 비가 섞여 둘의 사랑을 의미할 수도! -> ‘우(牛)’: 절에 그려진 그림 속 소 의미- 해탈, 색즉시공 -> 절로 간다는 구절로 다시 ‘無’로 감을 의미
=> ‘무우’속에 그렇게 멋진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해석해주시고

- 옥타비오 빠스(멕시코인)의 시론에 관한 그리고 삶에 대한 시적 잠언을 홈피에 올리셨으니 모두 한버 읽어보시기를!
- 고대문학이라면 산문이 아니라 모두 운문과 시로 된 것이라 하셨고
- 유명한 극작가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하셨지요. “아우슈비츠 이후로 인간이 서정시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서정시란 자연과 사람의 교감이 있는 시이므로)


* 함께 나눈 이야기
- 현대에는 모든 가치가 갈기갈기 찢어져서 이해하기 참 어렵다.
- 시가, 문학이 우리 인간에게 무엇인가? 어떤 소용이 있을까? 자연과 인간의 삶과 관계 속에서 또는 일상적으로 표현되지 못하는 부분이 지적언어로 표현됐을 때 감동이 있는 건 아닐까? 사람이 각자 다르므로 각자 좋아하는 시가 있을 것이다. 비평보다 ‘詩’ 자체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시가 좋다.
- 요즘 TV에서 하는 개그나 코미디,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우리는 공감이 안 간다. 세대차인가? 위의 시집의 시도 별 공감이 안 됐다.
- 공감 가는 시도 가끔 있지만, 시 자체보다 한 부분의 멋진 표현이 맘에 들 때 있다.
- 시인의 역할: 독자와 일반인들의 아픔을 갑절로 느끼고 슬퍼하고 아파해야 한다. 시인은 남의 아픔을 대신해 울어주는 사람이라고도. 게오르그(루카치)는 예술가를 ‘잠수함에 탄 토끼’에 비유했다는데, 토끼는 산소에 가장 민감한 동물로 시인은 그 시대의 토끼 같은 존재래요.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 시대의 아픔이나 근원적인 성찰, 시각의 의무를 꼭 시인에게 줘야하나?
- 시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다.
- 위 시집의 시들이 왜 이렇게 비장하고 슬프고 무거울까? 시는 원래 이런가?
- 누군가 그랬는데, 즐거운 시는 아무리 잘 써도 감동을 주지 않는대요. 슬픈 시는 조금만 잘 써도 효과가 있다네요.
- 즐거운 시는 아무래도 시어가 가볍고, 시어를 무지 고민해서 골라 뽑은 언어로 어렵게 쓴 시는 비장하고 무거울 수밖에 없고, 어쩌면 그것이 더 여운과 감동을 주고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시가 많이 달라졌지요.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에서처럼 80년대의 잔치는 끝났고, 서태지문화가 시작되었어요. 시라 부르기 힘든 시들이 무지 잘 팔리기 시작하고, 난해한 신세대 문학이 나오고, 그러면서 사람들이 시에서 멀어지게 되고, 수필 쪽에선 회개문학이 나오고...(제가 정리하기 무척 어렵지만... 80-90년대에서 지금까지의 시 흐름을 좌~악 이야기하셨지요. 휴~)
- 동시는 슬프지 않아요. 살면서 비극이나 삶의 부조화를 터득하는 어른이 되면...그래서 비극적인 시를 쓸 수밖에 없진 않을지...
- 시인이 시대를 읽고 언어의 느낌을 살려 어렵게 쓴 시가 과연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 시인은 보통 사람들과 느낌이 좀 달라서, 즉 훨씬 뛰어나서 이렇게 (어려운/멋진) 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꼭 그런 것 같진 않다.
- 글의 흐름이 있다. 사물을 하나 보고 영감이 떠올라 죽 썼더라도 시가 되려면 몇 번 고치고 고치는 산고를 거쳐야 한다.
- 시인은 그래도 보통사람과는 좀 다른 사람일거다! 시각도 언어표현도.
- 교육받는다고 누구나 다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 <김용택 시집>의 시를 보면 아이들도 시인 같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이오덕님은 “시를 쓰면서 즐거워야 한다.”고 했다. 고통스럽게, 산고를 느끼면서까지 왜 쓰나?
- 시인은 자신의 내밀한 고민을 시로 쓰기 않고는 베길 수 없는 사람이다.
- 시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는 눈, 즉 생각주머니가 있다. 우리가 그런 깊은 생각주머니를 가지기가 참 힘든 것 같다.
- 김홍도 그림 가운데...<게>가 있는데, 한자로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용왕님 앞이라도 나는 옆으로 긴다네’
- 시를 그냥 읽었을 때는 그 시가 좋은지 잘 몰랐는데, 비평을 들으니 정말 좋았다. 작가도 자기 시가 다양한 상상으로 비평되기를 원하지 않을까? 여러 사람이 뽑은 좋은 시를 듣고 왜 그 시가 좋은지 그 느낌을 듣고 싶다.


* <2006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시>에서 좋은 느낌을 가진 시를 낭송해 봤어요.
- 송금희님 <건강한 슬픔>강연호...끝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 박영주님 <자벌레>반칠환, <검은 물>이병률...(정말 감동적인 낭송을 해주심!)
- 한동우님 장희정... 비장함 없이 재미있다.
- 신동근님 <계명성>고진하... 싸우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어, 피 흘려도 깔끔하게 털고 일어날 수 있기를!
- 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 시골장터에서 투계의 맹렬함을 보며 자신의 나른함을 날려버리고 싶은 감정이 잘 드러난 시...-> 목사로서의 권태와 나른함도 혹시~?!
- 박경장님 <게>최승호... 생태, 환경, 생명의 시인. ‘대설주의보’처럼 주로 짧은 시 쓰다 산문시를 씀. 살았을 때의 단단함과 먹은 후 산산조각 난 모습을 잘 대비...


* 각자가 아끼는 좋은 시를 낭송해봤어요.
- 홍미나님 <책>김수영
- 채현숙님 <술에 취한 바다>이생진...『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 안홍택님 <풀>김수영...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민예원/에서
- 박영주님 <새>천상병
- 한동우님 <갈대>신경림, <招魂>김소월(망자의 혼을 부르는 노래...박경장님이 낭송하심)
- 송금희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머리보다 가슴이 솔직한게 좋다.
- 홍미나님 <병마록>김관식... 아픈 이들과 가난을 노래한 시들에 마음이 가서...
- 이동일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도종환, <길을 가다가>도종환, 그리고 자작시 <길>...(모두의 감동과 큰 박수를 받으셨습니다.)
- 신금숙님 <흔적>나희덕...이웃을 볼 수 있고, 나를 넉넉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시가 내게 ‘좋은 시’다. <베롱나무>도종환...『부드러운 직선』에서
- 시인 박경장님이 ‘길’과 ‘베롱나무’를 읊으신 두 분을 위한 즉석시 한 연을 선물하셨죠. 베롱나무=선비나무=목백일홍=간지럼나무...래요.
- 한동우님 <나이키>이원...『2006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시』에서...오감도가 떠올라서

* 아끼는 시를 읽고 나니 공감이 가고, 치유되고 위로가 되며 정화되는 느낌까지 들어서...詩가 참 좋아졌답니다. ‘살아있는 시인의 사회’가 이런 것이 아닐까?



* 다음 모임: 2007. 1. 12. 금요일 늦은 7시
* 읽을 책: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도스토 예프스키의『카라마조프의 형제』, 『백치』, 『악령』이나 밀란 쿤데라의 『불멸』, 『농담』,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거론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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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를 한다는게 참 어렵네요. 그냥 제가 기억해서 적었던 부분만 더듬더듬 옮겨 봅니다. 순서도 뭐...대충 이야기나눴던 흐름대로 했습니다. 마음에 덜 드신 분이 있으면...대신 하셔요.^^ 농담이구요. 너무 길다. 더 짧게 하라! 의견이 있으시면 바로 반영합니다. 더 길게는...좀 어렵겠지만요.ㅎㅎ 시인!도 오시고 비평문학가도 계시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중한 분들이 계셔서 밤이 늦은 줄 모르고 시세계에서 놀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참, 근데...목사님, 여기 올리는게 맞는지요? 아니면 적당한데로 옮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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