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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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수 밖에^^

하늘기차 | 2008.10.08 16:07 | 조회 1080


이전에 차범석연출 여인극장의(아마 그럴것이다)‘고도를 기다리며’를 보았다. 거의 20년 전인 것 같다. 유럽에 초청공연을 받은 작품이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사람이 고도가 재미 없다고 하는데, 그건 어설픈 연출 때문임에 틀림없다. 난 넘 재미있었다. 끊임없이 웃음을 제공해 주었다. 만약 이 연극에서 웃음이 없다면 이 연극은 정말 지루하고, 허무하고 비극이다. 근데 끊임없이 웃음을 준다. 목적없는, 방향을 잃어버린 동 시대의 모습을 처절하게 보여주는데, 차마 웃음 없이 어찌 자신들의 그 참담한 모습을 볼 수 있겠는 가 말이다. 그런데 1막 마지막인가, 아니면 ‘고도를 기다리며’가 끝 날 때인가? 달이 떠오르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아! 정말 아름다웠다. 전체적으로 무대 색깔이 무채색이었는데, 허무와 공허와 혼돈의 무채색이 온 무대를 가득 메웠는데, 그 떠오르는 빨~간 달은 나를 살게했고, 흥분하게 하고 설레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 우리도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멈추고 우리 주변의 ... 아, 앗뿔싸! 우리 주변에 그럴만한 황홀한 자연의 모습이없다. 아! 그렇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비상구는 없는 것인가?>
최근 젊은 연극인들이 이 고도를 공연하였는데 색다르게 공연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공연을 연출한 이영석이라는 연출자의 인터뷰를 보았는데, “문제는 고도가 누구냐에 있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뭘 할 거냐가 문제가 되는데,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 이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고 그 사람과 시간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요.”라는 것이다.

나는 그 젊은 연출자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이 사람이 연출의 방향을 잘 못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뭘 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베케트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베케트는 그 기다림의 고통을 두 사람을 통해 보여주는데,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다시 말해 그 기다림을 잘 기다려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안되서 베케트는 이 작품을 썼는데 그래서 나중에 작가의 변을 들어보면 베케트가 “실컷 웃어라. 그러나 집에 돌아가서 인생을 생각하는 건 당신의 자유다”라고 했다는데 배캐트가 맞다는 생각이든다. 웃을 수 밖에 그나마 희망은 웃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아! 자료를 보니까 여인극장이 아니구 산울림입니다. 그리고 연출은 임영웅님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베케트 탄생 100주년 기념 ‘고도’ 공연이 홍대 앞 산울림(읔!아직도 산울림 극장이!!!)극장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뒷북만 칩니다. 글구 위의 사진은 바로 20여년전 보았던 그 복장, 그 표정, 그 어눌한 몸짓 그대로입니다. 이 연극은 유럽에서 극찬을 받었던 연극인데 앗! 아쉬움! 우리 글쎄다가 3주년 기념 공연으로 한 번 극을 올려 볼까나!@#$

퀴즈 1) 그러면 글쎄다에서 누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 역할에 가장 적임자일까?
그리고 포조와 럭키 그리고 소년은 각각 누가 연기하면 최고의 적임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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