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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농사꾼은 빚을 지마 안된다 카이."

이호정 | 2010.08.31 01:34 | 조회 1932
성석제소설은 재미있다. 그런데,
그의 글은 애매하다
이야기속에 뭔가 진지한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 건 아닌가하다가, 짐짓 장난스런 말장난으로
거짓된 이야기에 불과 하다고 딴청을 부린다
그래서
그가 전달하려는 의미는 파악 할 수가 없어 분분한 해석만 남는다

*재미의 사전적 의미 --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풍자의 사전적 의미 --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재치있는 웃음을 유발하게함

그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충실하다 지나친 말장난으로 인해 가벼운 재미거리로 전락한것인가?
아님 현실의 부조리를 조롱-비판-하려고 변두리인들의 삶을 희화화 한 것인가?

그가 했던 말들을 살펴보면 조금은 그의 글들을 이해할수 있지않을까 싶다

"나는 내가 보고 겪은것, 만난 사람과 그때의 느낌을
남은 물론이고 스스로 믿을 만한 것으로 여기게 하기 위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세르반테스와 장자다
그들의 공통점은 세상사를 참과 거짓으로 나눠 '나는 진짜다' 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세상에는 순수한 진실도 순수한 거짓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쓰기의 재미도 진실과 거짓 사이의 아슬아슬한 지점을 그려낸다는것 아니겠는가.
결국 소설은 현실과 탄탄히 엮어진 거짓말로 부조리한 삶의 본질들을 천박하지 않게 포장한 것이 아닌가."

그는 "전세계 거짓말쟁이협회" 서기장이라 자처 하며
-거짓말이란 인생을 기름지게 하고 인간의 상상력을 우주의 차원으로 넓혀 주는 것이다 - 라며
거짓말임을 전제해둔 상태에서 믿을려면 믿고 말려면 말아라 하고 짐짓 뒷짐지고 거들먹거린다
그러니
그게 한번의 웃음으로 스쳐가는 가벼움인지, 한스푼의 슬픔을 감춘 아홉스푼의 웃음인지는 읽는이의 몫일 것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떠오르지 않는가?
“신이 죽어 버린 이 시대를 지배할 사람들은 누구보다 똑똑하고 누구보다 강한 초인”이라고 니체는 말했다는데,
지금, 세상은 그런 사람들로 인해 행복해졌는가?
오히려 너무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서 피곤한 시대는 아닌가?
그래서 다른 이들이 보기엔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을 주인공으로 이런 제목을 붙인건 아닐런지.....
남들의 비웃음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본인의 가족에게서 받는 수모까지도) 자신의 일을 다하며 이웃을 돕는 황만근.
그런데,
만그인지 반그인지 그 바보자석 황만근이 민씨에게 한말들은 세상에 붙들려 속고 사는 중생들을 돌보아 주는 도인 같은 면모를 보인다.

“농사꾼은 빚을 지마 안된다 카이.
기계화영농 카더이마 집집마다 바퀴달린 기계가 및이나 되나. 깅운기,트랙타,콤바인,이앙기,탈곡기,건조기에.....
다 빚으로 산기라. 농사 지봐야 그 빚 갚느라고 정신없다.
그런기 다 쌀값에 언차진다. 언차져야 하는데 사실로는 수매하마 먹고살기 간당간당한 돈을 준다.
그 대신에 빚을 준다, 자금을 대준다 카는데 둘 다 안했으마 좋겠다. 둘 다 농사꾼을 바보 멍텅구리로 만든다.
내가 왜 빚을 안 졌니야고. 아무도 나한테 빚 준다고 안캐. 바보라고 아무도 보증 서라는 이야기도 안해.
나는 내 짓고 싶은 대로 농사지민서 안 망하고 백년을 살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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