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시 > 를 보고

"여보, 이리와봐 영화보자."
남편이 내게 해주는 선물이다.
영화관도 아니고 컴퓨터앞에서....
" 무슨영화?" "시"
3500원이나 주고 다운받았다며 설겆이를 도와준다.
영화< 시 >에게 나는 빚진마음이 있다.
<하녀>와 함께 개봉할때 나는 늙은여배우가 청승떨며 나올것같은 어리석은속단에,
화려한여배우 전도연을 선택했다.
내 바램대로 <하녀>는 내눈을 즐겁게했지만 그뿐이었다.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슬슬 <시 >가 보고싶었지만 개봉관에서 내린뒤였다.
좋은남편덕에 진한커피 타들고 세상에서 제일편한 우리집영화관 앞에 앉았다.

< 시 >는 기대이상이었다.
역시 이창동감독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영화는 초라한 소도시에서 일상의 군더더기가 묻어나는 장면들로 시종일관하지만,
꾸미지않은 사실적묘사가 너무 `재미` 있었다.
그리고 한가로이 노는 아이들옆으로 흐르는 큰강물위에 섬뜩하게 떠오른 소녀의 시체로 시작되는 영화는
내게 이영화에대한 모든걸 말해주었다.
만만찮은 세월을 살아냈음에도 결고은 마음지닌
미자(윤정희)는 그대로 < 시 >였다.

붉음은 고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