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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앙에 대한 단상

하늘바람 | 2015.12.23 11:02 | 조회 876


 

묵상란에 올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수년전 특히 양자역학과 관련해서 썼던(물론 비전문가

로서)내용입니다. 내용이 좀 길고 지루할 수 있어 혹 관심 있는 분들이나 잠이 잘 안 오시는

분들이 도전해 보시면 수면에 좋은 효과가 있을 듯 합니다ㅎㅎ

 

                                                   <과학과 신앙에 대한 단상>

 

1.이성과 초월적 진리

     성격에 있어서 내향성內向性 과 외향성外向性 이란 용어를 대중화 시켰던 분석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

자신의 성격에는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제1성격과, 내적이고 신비적이며 직관적인 제2성격이 공존

한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이는 융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교육자 파커 팔머도

믿는 이에게는 사실과 이성의 세계를 보는 지성의 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공존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성만을 신뢰하고 어떤 신비나 초월적인 존재, 혹 형이상학적 원인을 철저히 배격하는 과학의 영역

에서는 융이 말한 제1성격적 접근만을 허용할 뿐, 확인이나 증명, 지성을 통해 도출된 합리적인 법칙이나 지식이

아니라면그러나 과학적 발견이나 발명도 그 시작은 추측이나 직관, 상상 등에 있다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학이란 실증적 학문으로 관찰과 실험에 의한 객관성과 보편성을 지녀야 하며, 또 인간은 확실치 않은 애매함

보다는 분명한 객관적 지식을 더 선호하기에 과학적 사고가 중요하며 타당하다고 생각되지만, 반드시 과학적

방법만이 진리에 대해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이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실체에는 많은 측면이 있으며 과학적, 지성적 측면은 그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기에, 이성적으로는 다 이해하기 힘든 진리를 위해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만 합니다. 걷거나 날 수 있게

창조된 동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몰라 걷기만 하듯, 인간에게는 이성이라는 왕관뿐 아니라 또 다른 요소들 -

다른 요소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인간 모두에게 있는 직관은 이성의 범주 아래로 어넣을 수만은 없는 감각이다. 6감각 또는 육감,

내면의 소리, 직감, 본능이라고도 하는 직관은 논리적 사고 없이 순간적으로 생길 수 있는 내적 감각이다. 사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루는 이들의

경우 객관적인 분석이나 자료보다 직관을 더 신뢰하는 이들도 많다. 결국 사람은 알게 모르게 이성과 직관을 통합해 살아가고 있다. 물론 직관이

때론 논리에 매우 위배되거나 오해나 오류일 수 있기에 철학자 칸트는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라고 하였지만, 직관이란 때론 이성을 넘어서는

인간 내면의 소리일 수 있다 - 이 있을 수 있음을 생각지 않고 모든 것을 이성 안에서만 해결하려 한다면그 숨겨진

왕관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모든 의문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당찬 생각은 사라지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지적 설계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나 이성과 논리를 넘어서는 결과와 견해가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들어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은 객관성을 추구하는 과학이 오히려 철학이나 종교적

차원에 가까울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양자물리학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자연현상에 대한 기존의

사고와 법칙을 고전으로 만들어 버렸으며명확하고 객관적이라고 여기던 물질세계가  이해하기 힘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었고과학 역사상 충격적인 결과들을 계속 쏟아내어 인간 지성의 한계를 드러내 보여주었습니다그래서 현대의 최첨단 문명을 가능하게 한 가장 진보된 과학이면서도, 이성의 한계를 넘나드는 양자물리학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는 것도 신앙에 어떤 가치 있는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고전물리학

     16~17세기경부터 본격화 된 서구 과학의 발달은 합리주의적 사고와 더불어, 이성에 대한 무한한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중 20세기에 들어서자마자 탄생한 양자론과 상대성이론은 일상생활에서는 그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할지라도,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물리학에서는 그때까지 완벽한 진리라고 여겼던

기존의 법칙과 개념을 완전히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어, 흔히 뉴튼 역학맥스웰의 전자기학으로 대표되는

20세기 이전까지의 물리학을 고전물리학이라고 부릅니다.

     1727년에 사망한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튼은 미적분법을 창시하고, 달과 별, 혜성 등 태양계의 모든 물체를

지배하는 운동 법칙을 집대성하여 근대 과학의 성립에 큰 기여를 한 사람입니다. 뉴튼이 주장한 자연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운동하는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라는 자연관은 후대의 유물론적이고 기계적인 세계관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 1879년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의 현상을 몇 가지 방정식으로 정리

하여, 뉴튼이 다루지 않은 전자기학의 체계를 완성해 뉴튼과 함께 고전 물리학을 완성했습니다. 그는 전자기장의

영향이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고, 그 속도는 빛의 속도와 일치함으로써 빛이 곧 전자기파라는 것을 밝혀내기도

하였습니다.

 

     뉴튼역학은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에서, 전자기학은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에서의 운동과 자연 법칙을 설명해

줌으로써, 19세기 말엽의 상당수 물리학자들은 그때까지 풀리지 않았던 몇몇 문제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의 가치

있고 흥미로운 연구 과제는 거의 없다고 하는 이에 대해 양자물리학의 성립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막스 플랑크는 젊은 시절

물리학 전공을 포기하라는 권고까지 받았다고 함교만한 생각을 품기도 하였습니다.

     화학자들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용어인 전설적인 질료’ -재료를 뜻하며 이것에 형상이 가해져 일정한 물체가 됨-

들을 원소의 주기율표에 따라 제자리를 지정해주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곧 작은 문제라고 생각했던 몇몇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 특히 흑체 복사 -일의 물리학자인 막스 플랑크

(1858-1947)는 흑체 복사 연구로 양자물리학의 탄생에 핵심적 기여를 한다. 그는 1918년에 양자역학의 기초를 마련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첫째 아들은 1차 대전 참전 중에, 둘째 아들은 히틀러 암살계획 중 발각으로, 딸은 출산 중 사망한 고통의 가족사가 있다-

광전효과 -상대성이론으로 잘 알려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은 상대성이론이 아닌 빛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임을 광전효과로

설명함으로써 192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는 양자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등 빛과 관련된 문제들이 결국

불변의 진리라고 믿었던 당시까지의 과학적 성과들을 송두리째 뒤엎어 버리는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3.현대물리학

     물리학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혁명을 가져온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그전까지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시공간과 물질에 대한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고전물리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은 변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었고, 물질은 그 자체로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실체였습니다. 그러나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에 의해 시공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며,

물질은 홀로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존재하지 않고 관측자나 관측장치의 측정에 따라 그 성질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수립한 상대성이론은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나 중력이 매우 강한 장소에서 시간과

공간의 길이가 달라지는 현상을 다루며양자역학은 전자 등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비록 보이지 않는 세계의 현상이지만 그들이 모여  보이는 물질을 만들기에  결국 모든 물질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관계됩니다.

     현대물리학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론의 토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디지털 기기에 필수적인 반도체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많은 것이 양자론에 기초하여 성립되었습니다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도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전자들이 전 세계를 다니며 정보를 모아다가 화면에 보여주기 때문인데, 전자가 이렇게 인간의

지시대로 하는 것은 전자의 행동 양식을 알아낸 양자물리학 덕분입니다.

 

4.양자물리학

     양자론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양자론이 밝힌 자연 현상이 예상과 달리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이기 때문

입니다 -양자란 용어자체가 쉽지는 않은데 양자(quantum.量子)란 말의 quantum은 단지 이라는 의미일 뿐이지만, 양자론에서 이 말은

 셀 수 있는 작은 단위를 의미하는 말로, 어떤 물리량이 연속값을  취하지 않고 어떤 단위량의  정수배로 나타나는  비연속값을 취할 경우, 단위량을

의미하는 용어다- 특히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 -파동은 진동과 밀접히

관련되는데 진동이 매질(음파인 경우 공기가, 물결파인 경우 물이, 지진파인 경우 지구내부가 매질이 됨)을 통해 주위로 퍼져 나가는 현상이다.

예로 물결파의  경우 물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물은 그대로며  에너지만  전파되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실체를 구분할 수 있는 총알과 같은

알멩이인 입자와 전혀 다른 현상이다 - 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하나의 물질이 알맹이와 같은 입자이면서도

보이지 않게 사방으로 퍼지는 진동 에너지이며, 인식 가능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인식 불가능한 존재임을 의미

하는 것입니다. 이는 논리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미시세계에서 항상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동안 거시세계

에서는 잘 들어맞던 고전물리학이 미시세계에는 적용될 수 없기에, 물리학자들은 거시세계뿐 아니라 미시세계

에도 적용되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과 법칙을 발견해야만 했습니다.

 

     1927년 물질의 기본 입자인 전자를 이용한 이중 슬릿()실험 -1927년 물리학자 클린턴 데이비슨과 레스터 거머가

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입자인 전자가 입자의 성질뿐 아니라 파동의 성질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1924년 루이 드 브로이가 모든 물질은 입자이며 파동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한 이론을 증명하였다이 실험 결과는 물리학계를 뒤흔들어

놓았으며, 학생이었던 거머를 제외하고 클린턴 데이비슨과 루이 드 브로이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한 연구 결과들은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의 결과는 과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실험장치로부터

발사된 미세 입자인 전자가 두개의 긴 구멍을 가진 필름막을 통과할 즈음에 그 성질이 파동의 성질로 바뀌는

현상이 증명된 것입니다. 입자라면 일어날 수 없고 파동 현상에서만 생기는 간섭무늬 -물 위에 근거리로 두 개의 돌을

던지면 각각 물결파가 생기는데 이들 파동이 서로 진행하다가 만나게 되면 서로 영향을 주어 나타나게 되는 무늬를 말한다- 가 나타나려면

두개의 파동이 생겨 서로 부딪쳐야 하는데, 홀로 움직이고 있던 입자가 진행 도중 입자의 성질을 버리고 보이지

않는 두개의 파동으로 변하여 간섭무늬를 만든 것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두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나무판이 있고 나무판 조금 뒤에 벽이 있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나무판 앞에서 구멍을 향해 사과(전자를 대신해)를 던진다면 당연히 사과는 나무판의 한 구멍을 통과한 후 벽에

부딪쳐야 합니다그러나 이와 달리 사과를 두 개의 구멍을 향해 계속 던질 경우 상식적으로는 두개의 구멍을 통과한 사과들로

인해 벽에는 두 군데만 사과가 부딪힌 자국이 있어야 하는데사과가 구멍을 통과하기 직전 입자의 성질을 버리고 파동으로

바뀐 후 양쪽 나무판의 구멍을 통과한 뒤, 서로 겹쳐진 파동이 벽에 부딪쳐 벽 전체에 흔적간섭무늬을 남긴

것과 같습니다물론 일상에서는 미시세계와는 달리 사과가 그런 현상을 보이지 않는데이는 질량이 커지면

파동이 매우 작아지고 수축되기 때문에 파동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쏜다면 두 개의 구멍을 통해 오른쪽 모양처럼 자국이 나올 것 같은데...)



  (실제로는 두 개의 구멍을 통과하기 전 파동으로 변해 이 그림처럼 나타남

   -물론 실제로는 사과가 아니라 전자가)   

     이런 현상은 전자도 총알이나 사과와 같은 입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던 상식과는 다르기에, 당시 막스 폰

라우에라는 물리학자는 모든 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물리학을 그만두겠다라고 말했으며, 양자역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도 나는 양자역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 발전에 기여했다는 게 유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일상생활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 대부분은 고전물리학의 법칙으로도 설명되기에 양자물리학에 대해 알지

못해도 일상의 삶은 별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물질의 근본인 원자나 분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결국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보이는 세계를 떠받치는 것이기에, 고전물리학의 절대성은 붕괴되었으며,

그 결과 괴이하기까지 한 현상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물리학자들은 정신적 혼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더해 이중슬릿 실험에서 전자가 관찰자에 의해 또는 관측기의 측정 행위에 의해측정되는 순간

파동의 성질을 버리고 입자가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즉 관찰자가 사과(전자)를 자세히 관찰하려는 순간

사과는 파동의 성질을 버리고 입자처럼 행동하여 벽에 부딪치는 것으로, 다만 상식과 차이가 있다면 사과가

벽의 어디에 부딪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사과가 날아가는 각도와 속도를 측정해

사과가 부딪칠 벽의 위치를 계산해 내겠지만, 미시세계에서는 그 위치를 계산해 낼 수 없고 단지 어디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지 확률로서만 답할 수 있습니다. 즉 방향과 속도를 알아도 전혀 엉뚱한 지점에 부딪칠 수 있기에

상식적인 인과율이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관찰자의 관측행위가 입자의 속성을 변화시키기에, 입자는 관측에 의해 비로소 하나의 뚜렷한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전자는 관측되기 전에는 정확한 위치라는 속성을 가지지 못하며 단지 확률적으로 어느 곳에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할 수 있을 뿐, 그 위치나 운동량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과학에서

필수적인 정확한 물리량을 알 수 없고 단지 근사치만을 추측할 수 있다는 양자론의 불확정성의 원리’ -양자론의

중요한 원리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발표하였으며, 그는 어떤 학문보다도 객관성이 필수적인 물리학을 가장 불확실한 학문으로

만든 업적으로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기존의 상식을 뒤없는 과학적 현실 앞에 그는 원자란 지금까지의 물리학적 의미에서의

물질이  아니라는  점만은  확실하다고 말하며, ‘자연이 이렇게도 불합리한 것이냐고 한탄했다고 한다- 는 과학적 상식을 뿌리채 흔들어

놓았습니다

     물질이란 양자물리학 이전의 사고로는 측정과 관계없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해야겠지만, 이제 관찰자가

측정하기 전까지는 분명한 실체로써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으며관측행위에 의해서 그 불명확성이 사라지고확률의 붕괴라고도 한다하나의 명확한 위치를 갖게 됩니다.

이는 마치 누구든지 달을 보지 않는다면 달이 어디에 있는지 결코 말할 수 없고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으며, 단지 여기저기에 있을 가능성만 존재하다가, 누군가 달을 관찰하는 순간 달이 한 곳에 존재하게 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무엇보다 정확한 관찰과 객관성이 필수인 과학에서 물리량을 확률적 가능성으로 밖에 말할 수 없게된

상황은, 아인슈타인으로 하여금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게 했고, 그는 죽을 때까지 양자역학

이나 불확정성의 원리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에 의하면 공간의 개념도 무너지게 됩니다. 동일하게 탄생한 전자 둘을 무한한 거리로 서로

떨어뜨려 놓고 한쪽의 전자에 어떤 영향을 주면 상대편의 전자에도 동일한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흔히 공명현상이라고 하는 이 현상은 자연세계에서 일어나는 가장 신비로운 현상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옆에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이런 결과는, 우주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빛보다 빨리사실상 시간차가 없이우주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의 입자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리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실험을 거친 끝에, 우리가 한 장소에서 실행한 어떤 행위가

      아무런 신호전달과정 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두지점의 거리가 빛조차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있다 해도 이 영향은 전달된다. 직관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 놀라운 현상은

      양자역학의 법칙에 전혀 위배되지 않으며 실험과정을 거쳐 이미 오래 전에 사실로 확인되었다.

       -브라이언 그린.우주의 구조』-

 

5.양자물리학의 해석

     양자물리학자 닐스 보어1885-1962는  누구든지 양자물리학을 이해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양자물리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시작도 하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미국의 저명한 물리

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나의 물리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이렇게 양자물리학은 실험에 의해 사실로 입증되어 왔지만, 이성과 직관으로는

이해되지 않기에, 오늘날까지 이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가장 표준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해석 방법인 코펜하겐 해석, ‘사건에 대한 인간의 관측 활동이

사건의 현실을 변화시킨다는 것으로, 인간의 행위와 무관하게 물리량이 존재하는 것과 달리 어떤 물리량의 값이 측정이라는 행위 이전에는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 불필요하며,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은 관측자와 대상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다세계 해석, 물질의 입자는 인간이 측정하기 이전에 확률적으로 동시에 여러

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주의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관측자는 이 중에서 어느 하나의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만을 관측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또 마음 · 물질 결합 해석은 측정하는 사람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람이 입자를 관측하는 순간 그

사람의 의식이 여러 곳에 존재하는 입자에 작용해 하나의 위치에 존재하게 하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보통 과학자들은 상대성 이론도 직관과 상식을 거스르지만 그 때문에 곤혹스러워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양자물리학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은양자물리학이 명확해야 할 물질세계조차 근본적으로

유령 같은 상황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임을 받아들여야 하고, 물질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물리영역과

정신영역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자연 현상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며, 사물의 구조와 운동을 설명하고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과학이

정확성과 객관성을 잃고 정신적 사유의 학문인 철학이나 신학의 영역과 중첩됨으로써 과학자로 하여금 사상적

충격과 이해력의 한계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물리학의 중심도 실용성을 앞세우는 미국으로 옮겨진 뒤, 양자역학의

철학적 의미가 소홀히 다루어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영혼뿐 아니라 물질세계조차도 불명확하며 이해할 수 없는

세계라는 사실은사람들로 하여금 인간 지성의 한계와 자연 앞에서의 겸손을 요구한다 하겠습니다.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고전 8:2)

 

6.과학과 신앙

     양자물리학은 사람들을 과학과 철학, 종교의 통합적 사고로 돌아가도록 하여물질자체도 생각이나 개념,

정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시공간은 단지 개념에 불과하여 미래가 현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관찰자

(의식자)는 스스로 현실을 창조할 수 있고, 심지어 생각만으로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질의 기본 입자들은 독립된 실체로서의 의미가 사라지고 관찰자나 측정 사이의 상호 관계로서만 그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그 관찰자나 측정행위는 또 다른 관찰자나 측정행위에 의해 측정되고 있으며 그에 영향을 받게

되기에이는 결국 존재하는 모든 개체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관계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현대의

물리학이 우주는 단순한 기계나 비인격적 물질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살아 있는 유기체로 파악된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우주는 단순히 다양한 물질과 개체의 집합이 아니라, 수많은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통일체로, 서로에 대한 생각과 의식이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외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내적으로는 이어져 있어, 영혼의 파동에 의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을 수도 있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또한 믿음이 중요한 세계이며,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11:24)고 말할 수 있는 세계이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으며, 그 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느냐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변할 수도 있는 세계인 것입니다. 이렇게 말과 생각 자체가 물질과 사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암시하듯, 마음의 의식에너지가 강한 사람은 가끔 기적이라고 부를만한 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양자물리학이 밝혀낸 결과의 영향으로 그동안의 기계론적 자연관을 거부하고 새로운 유기체적 자연관

추구하는 여러 운동이 일어났으며, 인간과 세계를 파괴하는 세계관을 버리고, ‘존재의 거대한 사슬안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흐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이 오히려 고대 동서양의 지혜와 접목하게 하며, 우주의 기원에 대한 성경적 개념을 무너뜨리기

보다는 더욱 보충해주고 있다는 사실은, 이성만을 신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보다 넓고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과

재성찰이 필요함을 말해주며, 과학이 신뢰하는 이성적 논리의 틀로 발견한 미시세계의 비합리적 현상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합리적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마치 예수님 안에 신성과 인성이 동시에

존재한 것이나, 구원이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동시에 관계한다는 것과 같이, 진리가 때로는 모순

처럼 보인다는 점과도 유사합니다.

     또 관측장치나 혹 관찰자의 의식이 물질의 특성을 좌우하게 된다든지, 아무리 먼 거리라도 바로 옆에 있듯

영향을 주는 현상은, 물질이란 그 기원이 의식하나님의 의식에 있으며, 기도란 거리에 관계없이 작용함을 믿는

신앙적 신념을 강화시켜 줍니다.

 

     영적 세계처럼 물질세계도 영적인 속성을 가지며 이성을 곤혹스럽게 하는 신비를 보여주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그 신비를 파헤치고 우주의 참된 시작과 기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해답이, 이미 오래 전 인류에게

주어진 창세기의 첫 구절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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