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른후트 공동체이야기

    교회사나 역사신학은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한 사건들의 이야기 혹 생각의 흐름이기에 흥미와

어떤 의무감(과거는 오늘을 낳고 오늘은 미래를 낳죠)을 가지고 시간을 할애하는데요, 최근 읽고

있는 교회사에 보니 헤른후트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헤른후트 공동체의 기원은 교회 개혁 운동을 하다 화형당한(--;) 얀 후스를 추종하여 15세기

보헤미아(체코의 서부지역, 동부는 모라비아라 함)에서 형성된 기독교의 일파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은 소박하고 순수한 신앙 생활을 추구하면서 당시의 가톨릭과는 전혀 다른 장로교적 조직과

최고의결기구로 대회제를 시행하여 종교개혁 이전의 프로테스탄트로 불렸고, 후에 루터나 칼빈의

종교개혁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다 1722년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 독일의 작센지방으로 피난 온 그들을 유명한 경건주의자

진젠도르프백작이 자신의 영지에 살도록 받아들이면서 헤른후트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공동체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 후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 진젠도르프는 자신의 전 재산을 선교에 바쳐(말년에

그는 거의 파산되고 쇠약해져 환갑을 앞두고 죽습니다) 생전에 수백명의 선교사들을 전 세계에

파견하고 십여개가 넘는 선교기관을 여러 나라에 만들게 됩니다.

    구약성경의 성구를 365일에 해당되게 뽑고 이에 맞는 신약의 성구를 택해 수첩으로 만든 유명한

매일의 묵상집인 '로중엔'은 1728년부터 만든 것인데, 이는 12세기 체코의 보헤미아인들을 통해

내려온 전통을 따른 것이라 합니다. 그 후 로중엔 소책자는 오늘날까지 매년 거르지 않고 발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감리교의 기원자로 알려진 존웨슬리는 1735년 미국에 선교사로 갔다가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면서 모라비아 교도들, 즉 헤른후트 공동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폭풍우로 인해 파선의

위험 속에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없는 그들의 태도에 큰 인상을 받고 신앙의 전기를 맞았다는 잘

알려진 일화가 있죠.

    그 후 웨슬리는 진젠도르프와 헤른후트 공동체를 방문하고 그들의 삶에 감명을 받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장로교와 감리교의 교리적 차이(혹은 정적주의나 어느 정도 신비주의적인 성향을 가진다는

이유로)인해 웨슬리는 진젠도르프를 비난하고 1740년 경 그들과 결별을 하게 됩니다.

    같은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 이들을 갈라서게 하는 가장 간단한 일은 성경 말씀에 대한 자신의

생각(교리)을 앞세우는 일인 것 같습니다.(그런데 서로 생각이 다른 이들 대부분 자기 생각의 기원을

성경 말씀에 두고 있죠)

    칼빈의 교리를 지옥의 교리라 비난한 웨슬리의 경우 칼빈과는 어느정도 핵심적인 부분에서 생각을

달리하고 있으니 좀 어려운 문제겠지만, "본질적인 것에 있어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 있어서는

자유를, 모든 것에 사랑을"이라는 유명한 격언처럼, 핵심적인 것에 있어서는 보수적이나 기타의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대인배적 자세가 보다 성경적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