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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뻐하는 금식(창조절 여섯째주일, 2019년10월 6일)

하늘기차 | 2019.10.06 16:13 | 조회 925


                         내가 기뻐하는 금식

2019106(창조절 여섯째주일)                                                                58:6-12

 

2주에 걸쳐 구역심방을 하였습니다. 영통 과 외곽구역도 다음 주에 계속 진행할텐데, 각 구역을 돌며 구역 공동체의 소중함,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자본화되어, 각 존재가 파편화되고, 단순히 사물화 되어 생명의 존귀함을 잃고 각자 도생의 삶을 살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얼마 전에는 이탈북 여인과 아이가 굶어서 죽은, 어이가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개별화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는 남북분단, 경제불균형, 이로부터 오는 교육불평등, 그리고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 사회구조가 해방 이후 계속되면서 천박한 자본주의와 맞물려 한국사회 전체가 출구가 없는 폐쇄사회가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지리적으로도 북으로는3.8선으로 가로 막히고, 바다로 둘러쌓여 있으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국가의 틀을 유지하려는 이웃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일본으로 인해 역사는 계속 왜곡되어 가며, 그럴수록 종교, 특히 한국 개신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텐데, 최근 극우적인 성향의 교회라는 이름을 건 집단이 역사와 사회를 왜곡시키는 정치세력과 합세하여 나라를 혐오와 폐쇄와 폭력으로 치닫게 합니다. 그것이 교회의 모습인 것처럼 비추어져 안타깝습니다.

   지난 달부터 계속 녹색교회 7개 권역 70여 교회를 순회하는 중입니다. 어느 교회도 대형교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찿아 볼 수 없었습니다.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지만 우리를 환대해 주신 지리산 한 골짜기 마을 위에 한옥으로 교회당을 짓고 3D 전화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거창완대리교회 여승훈 목사님, 한 여름 우체부를 생각하며 예배당 앞, 한 쪽에 음료수 통을 갖다 놓아 마음 편하게 음료수 한 잔 드리는 배려의 전주 예벗교회, 모두 모두 귀한, 자존감 넘치는 녹색을 만나 감사했습니다. 강원도의 골짜기 4-50호 가령의 마을과 함께하는 홍천의 도심리 교회, 원주 호저면에서 60평 정도의 교회당 안에서 지역사회, 도서관, 사택, 예배당, 몸살림운동, 지역아동센타, 나눔의 집 등 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하나님 나라 일들을 하고 계시는 이름도 이쁜, 성공회 원주교회 여사제 이쁜이 신부님 등, 이들 모든 녹색교회들은, 고기교회를 포함해서 교회당으로 한정지을 수 없는, 마을과 주변의 자연 생태계가 모두 교회라 생각하는 성장이니, 훈련이니, 그러니까 생명을 훈련하고, 교육할 수 있나요?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자라는 그대로, 오직 사랑으로, 십자가에서 분명히 보여준 하나님 사랑으로 교회입니다.

   지난 723일 오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방공식별구역 영공을 침범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태평양을 사이에 놓고 고조되는 때에, 한미일 동맹을 무력화 시키는 절묘한 비행이었습니다. 중국,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침해 비행에 한국과 일본이 공조하여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기묘하게 연출시켰고, 미국은 양 국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여 한미일 동맹이 얼마나 무기력한 동맹인가를 단적으로 연출해 낸 비행이었습니다. 이러한 세계패권의 흐름 속에 지금 가장 첨예하게 강대국들이 부딪히는 곳은 바로 한 반도입니다. 지난 번 근현대사 5번 째 강의 때 강사님이 우리나라의 힘, 경제가 세계에서 몇 위가 될 것 같으냐?”고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면서, 세계에서 10위 권 안에 들 정도의 강대국이 되었다고 하면서, 그러나 극동 아시아에서는 몇 위냐고 질문하며 꼴찌라고 하여 쓴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정학적으로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세계 최 강대국에 둘러쌓여 있으며, 세계에서 매 년 대규모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유일한 지역은 한반도 밖에는 없습니다. NATO도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전쟁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중국과 미국의 패권 싸움이 실제로 일어난 다면 중국, 미국, 일본 본토일 수는 절대 없고, 그렇다면 불 보듯 뻔한 것입니다. 가장 극렬하게 전쟁훈련을 하는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나 십습니다. 지금 우려하는 부딪힘이 실제상황 입니다.

   이러한 정황 속에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서로 소통하며, 물자를 주고 받고, 문화와 스포츠와 경제, 모든 분야의 교류를 점차 확대하는 것 만이 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남과 북이 화해하고 소통하겠다고 하며, 그리고 구체적으로 한 단계씩 실천해 나가면, 주변 강대국들이 이 한 반도에서 대리전을 치르려고 하는 야수 같은 욕망의 이빨과 발톱은 명분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종종 극우 기독교 집단의 집회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전쟁을 획책하는 망언들이 서슴없이 나올 때 섬뜩섬뜩 합니다.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 조차도 빨갱이로 매도하는 그 근본에는 물론 6.25의 트라우마도 있지만, 친일의 내력에 그 바탕을 둡니다.  

     교회가 그 정체성을 회복하고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할 급박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강남순 교수가 <기독교의 존재 이유,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한국 교회의 현 주소를 잘 표현하여서 옮겨봅니다. “한국 교회/기독교는 교회에 다니는 개인들의 이기적 욕망을 실현하는 곳 이상이 아니다. 죽어서 천당가고 살아있을 때 성공과 축복을 받겠다는 자본주의화 된 이기주의적 욕망을 구원과 축복이데올로기로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교회, 신학대학교들로 구성되는 한국의 기독교가 근원적으로 자기변혁을 일구어내지 못할 때, 교회에 헌신하면 구원과 축복을 되돌려 받는다는 자본주의화된 교환경제(economy of exchange)’의 도구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렇게 차별과 혐오를 제도화하는 교회/기독교 속에 예수는 존재할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 교단은 지난 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세습을 헌법과 103회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소위 7인 수습위원을 기습적으로 세우고, 수순에도 없었던 명성교회의 김삼환 은퇴목사에게 발언기회를 줌으로, 총대들의 마음을 얻어 압도적인 표로 수습위 안을 통과시키는 치욕적인 순간을 맞이 하였습니다. 그러한 반면에 동성애 옹호라는 굴레를 씌어 재판에서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동성애인권옹호신학"을 주장했다고 하여 두 명의 목사지망생을 낙방시켰습니다. 직 후에 소외된 성소수자들에대한 연민을 체플시간에 표출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던 한 신학생이 104회 총회를 보고 낙심하여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그 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저를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1년만 보류하고 결정하면 안되느냐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를 생각해서 말씀해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런데 도저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1년 더 남는다면, 그만큼 더 괴로울거라 생각했어요. 제 신앙과 양심은 계속 부정당하고, 끊임없는 감시 속에 살아야 할 테니까요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더 이상 이 교단에서는 청년의 꿈도 상상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자기의 신앙과 양심을 지키며 목회자가 될 수도 없습니다. 힘없는 신학생 개인정보 털어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지요. 제가 무슨 힘으로 더 신학을 공부할 수 있겠습니까.”

   이 상황은 단지 우리 교단 신학생 개인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나마 좌우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우리 교단의 모습이 이 정도이니 다른 교단은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들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개신교의 정체성과 방향성의 위기요 한계가 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마서를 읽으며 바울, 루터, 그리고 1,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화된 유럽을 향하여‘NINE(아니다)’라고 외친 칼바르트, 천황을 신으로 앞장세워 대동아전쟁을 치르며 국가를 전체국가로 몰아가는 시대에 한국에 와서 YMCA에서 1주일 동안 로마서를 강해하며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오르던 야나이하라 다다오를 떠 올리며, 지금은 전지구적인 생태기후적인 위기시대에 여전히 자본에 물든 사회, 언론, 학계, 정부, 특히 경제계가 평안하다! 괜찮다!’ 하지만, 스웨덴의 어린 소녀 그레타 툼베리가 유엔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무너진 자연 생태계를 후세대에게 물려주며 뻔뻔해 하는 기성세대를 통열히 비판하는 이 즈음에 로마서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 라는 전제를 갖고 로마서를 읽고 있습니다.

   산국이 예배당 뒤 포도나무 쪽에 자리를 잡고 한 껏 노란색의 잔치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벌개미치, 구절초, 쑥부쟁이, 물봉선, 닭의장풀, 개망초 등 집단으로 꽃을 피우는 꽃들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정말 한 껏 꽃을 피웁니다. 장소도 산국의 경우는 한 번은 텃 밭 아래, 올해는 포도나무 주변에, 물봉선 같은 종류도 역시 처음자리 묵논습지를 이리저리 돌아가며 확 피었다 사라지고, 다시 피고 그럽니다. 역사를 길게 보면 마치 처음자리 들 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제 부역의 왜곡된 역사, 그리고 이념논쟁은 한창 요란스럽께 피어 오르지만 결국 정의롭게 끝이나지 않겠나 싶은 것은 역사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인은 이러한 역사적 거대 담론 속에 파편화 되고, 산화되어 개별자로 참담하게 희생되며 무척 힘든 삶을 살아 낼 수 밖에 없는데, 초대교회는 2천년 전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의 폭력 속에 공동체로 살며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으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하나님 나라 잔치를 벌이며 어두움 속에서 빛을, 절망 속에 희망을, 눈물 속에 기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 만의 리그를 만들어 나갑시다. 언젠가 외국인이 찍은 독립군의 사진 한 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남루한 옷을 입고, 굶주린 모습이 역력하며, 피곤해 보이고, 목숨을 건 토굴 생활의 긴장감이 있음에도, 마치 천국의 사람들처럼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 한 컷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들의 삶의 가치가 그렇게 서로 하나됨의 운명 공동체를 세운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가 바로 그렇습니다. 저 사람들 무엇이 저렇게 즐겁지, 얼굴이 정말 환하네, 저 사람들의 삶의 활기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왜 이 사람들의 언어는 거칠지 않고 순하며, 폭력적이거나 혐오하지 않고, 품으며 사랑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공동체를 하나님은 원하며, 우리는 그래서 먹고 마시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조금은 느슨하게 우리의 삶을 멈추어 바라봄으로서 시간이든, 경제든, 공간이든 무엇이든 기쁜 마음으로 나누며 롬4:17 말씀처럼 성령 안에서 의와 정의와 기쁨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면 어떨까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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