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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십자가와 영광의 역설(주현절후두번째주일, 2022년1월16일)

하늘기차 | 2022.01.16 13:11 | 조회 401


               복음 : 십자가와 영광의 역설

주현절후두번째주일                                                                                                            고전2:1-10

 오늘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비밀을 전하면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도 바울의 트라우마가 느껴집니다. 2차 전도 여행 당시 먼저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하였는데, 고린도와는 그 태도가 전혀 다릅니다. 17:16을 보면 온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매우 감정적으로 격분하였다고 하며, 17, 18절에서는 예배자들과 그리고 광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마다 토론하고, 더 나아가 에피큐로스 학파와 스토아철학자들에게 복음을 전한 것이 아니라, 논쟁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아테네 사람들에게 말쟁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마지막 절에 그저 몇 몇 사람들이 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고린도에서는 행18:9에서 주님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나타나 무서워하지 말아라, 잠자코 있지 말고, 끊임없이 말하라고 하는 것을 보면 고린도에서는 매우 힘겨웠던 것 같은데, 오늘 본문 3절에서 실제 사도 바울은 약하고, 두려워하고, 떨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4절에서 바울은 아테네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의 말과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마 아테네에서는 한 껏 자신의 지식을 총 동원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나의 지혜나 지식, 논리나 경험으로 전달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복음은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입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비밀을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테네에서의 실수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또한 고린도 교회가 말과 지혜로 파벌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가 나뉘었다고 탄식을 합니다. 고린도교회가 이렇게 파당이 생기고, 음식물 문제, 성찬, 우상, 결혼, 은사, 부활에대한 불신앙, 제물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세상의 지혜와 자신들, 각 자의 가치, 논리로 바라 보기 때문이며,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열광주의도 문제 여서, 특히 방언의 은사로 교회가 시끄러웠습니다. 십자가의 도에서 한 참을 벗어났습니다. 3:3절 말씀처럼 영적이라고 하지만 개인의 종교적 경험, 지식들에 매몰되어 한 껏 자신의 것들을 드러내니 분파가 생기고, 세상적인 문제들이 교회 안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은사로 넘쳐났지만, 고린도 교회가 성령을 말하고, 강조하고, 체험하는 것들에대해서 사도 바울은 어린아이 같은, 육적인 것으로 폄하하였습니다. 미성숙한 모습이 그대로 노출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도 바울은 거듭 영적인 능력을 강조하였는데, 고린도교회가 바라보는 영적인 능력과 사믓 다릅니다. 파벌이 생겼다는 것은 그리스도는 사라지고 사람들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드러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생명은 하나님을 닮아 발현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발현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성령의 감동을 통한 발현, 그리스도 안에서의 발현, 커다란 포도나무의 한 지체로서 그리스도의 영을 통해 빌2장 말씀처럼 같은 생각, 같은 사랑, 같은 뜻을 합하여 한 마음으로 조화를 이루어 위로하며, 격려하고, 자비로움이 각 가지 마디 마디 마다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드러날 때, 포도나무의 기쁨이 교회에 넘칩니다. 경쟁이나, 허영심이 아니라 겸손하게 남을 낫게 여겨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자 하는, 바로 그리스도의 마음, 죽기 까지 낮아짐의 모습이 교회입니다. 한마디로 사도 바울이 말하는 성령의 능력은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주님의 낮아지심, 순종에 따른 죽으심, 즉 십자가의 도에서 부터 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성령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집단 카타르시스에 불과합니다.

     교우여러분에게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복음의 끝, 결과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오늘 7절 말씀은 영광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영광을 상속자요 부름 받은 사람들이 마지막 때에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과 함께 누리는 것인데, 그 영광을 환히 밝혀주는 것이 부활입니다. 2:7은 하나님의 지혜를 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시려는 것이라 합니다. 여러분 존재의 가치는 영광입니다. 온 갖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에 각 자의 영광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는 근본은 복음입니다. 문제는 복음의 핵심이 십자가라는 것입니다. 치욕의 십자가가 영광이라는 이 역설입니다. 여기에 교회가 코가 꽤입니다. 이 역설을 교회가 제대로 살아내지 못합니다. 어차피 인간은 이 역설을 살아낼 수 없습니다. 십자가로 기울면 자기 의, 자기 공과로 빠지기가 십상이고, 영광으로 기울면 자기 교만으로 빠지니 십자가에서 자기 낮아짐, 가난해짐을 변함없이 바라보아야 하는데, 세상의 가치와 풍조가 교회를 그냥 놓아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1:8에서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대해 주님이 다시 오실 때에 흠없는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을 끝 까지 세워주실 것이라고 하며 하나님은 신실한 하나님이심을 전제합니다. 이것은 지금 마지막이 왔다는 것이 아니며, 다른 말로 하면 사람들의 선동에 부하뇌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종말을 바라보는 것은 무엇을 특별히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지금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다가올 미래에대해 준비하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아빠찿아 삼만리라는 영상을 EBS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필리핀, 아프카니스탄 등 제3세계 노동자들의 어린 자녀들이 아빠 몰래 아빠가 일하는 공장을 찿아가 극적으로 만나는 프로그램입니다. 13, 14살 정도 된 큰 아이가 어린 동생 둘을 데리고 공항에서 내려 지하철 타고, 사람들에게 물어서, 버스 타고 해서 아빠가 일하는 공장에 설레임, 기대감에 가득차 간신히 찿아가는데,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피로를 깨끗이 다 잊고 아빠와 만나 포옹하며 얼싸안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보며 하나님 나라, 종말을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은 너무 밋밋하지 않나, 아니 정말 우리는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을 학수 고대하고 있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진정 기독인인가, 그냥 붕어빵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를 만나는 아이들의 그 환하고 밝은 모습을 보며, 그리고 고생하며 찿아온 아이들을 끌어앉고 품어주는 아빠의 모습 속에서 마지막 날 주님 오실 때, 수고 많았다고 우리의 손을 잡아 끌어올려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 우편에 앉히는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의 모든 수고, 눈물, 아픔을 벗어버리는 순간을 봅니다.

     고린도교회는 이미 세상에서 그 영광을 다 누렸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뜻을 교회 이름으로 다 펼치며 자기 의를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참 성령의 능력으로부터 오는 십자가의 복음의 영광은 이 세상의 그 어느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데, 사도 바울은 고전 15장에서 교회가 누릴 영광에대해 증언합니다. 모든 것이 다 똑 같은 살이 아니라며 사람의 살, 짐승과 물고기, 하늘에 속한 몸, 땅에 속한 몸, 온갖 피조물의 영광이 다르다며 해의 영광이 다르고, 들에 핀 들 꽃의 영광이 다르며, 공중을 나는 새의 영광이 다릅니다. 지금은 그 영광이 감추어져 있지만 홀연히 주님 오실 때 영의 몸으로 주님과 함께 자리할 때, 과연 그 때 교회는 십자가의 복음, 십자가의 기쁨을 가슴에 품고 지켜왔는가, 그래서 그 십자가의 영광이 그대로 우리들에게서 밝히 드러날 것인지 준비해야 합니다. 이 십자가와 영광의 역설은 구원의 신비와 맞닿아있고, 창조의 신비와 맞 닿아있고, 생명의 신비와 맞 닿아있습니다. 그러니 역시 교회의 신비와 맞 닿아 있습니다. 이 역설을 어찌 인간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성령의 내적 감동, 성령의 능력의 증거가 아니고는 이 역설을 교회는 살아낼 수 없으며, 십자가가 아니면 영광일 수 없으니, 오늘날 고기교회를 포함해서 우리는 이 역설에 얼마나 익숙해 있나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를 품고 있거든요. 어떤 이득도 명예도 없어요, 근데, 그래서 기쁨입니다. 역설이지요. 기쁨 마져 없으면 가나의 혼인 잔치, 52어의 나눔의 기쁨이 없으면 변질될 수 밖에 없고, 엉뚱한 일이 발생합니다. 고린도교회가 그렇지요. 복음의 뜻이 무언인가요.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 믿는 기쁨, 전하는 기쁨, 봉사하는 기쁨, 성도들과 친교하는 기쁨이 십자가이니 이 역설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나요, 인간의 지혜나 말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의 증거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우리 고기교회 역시 사람의 생가, , 지혜가 개입하면 왜곡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속적인, 인간의 땅의 영광이 아니라 하님의 보좌 우편, 십자가에서 부활을 통해 열려있는 영광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값싼 위로의 축복에 현혹되지 말고, 이 땅에서 지금 고기교회의 십자가는 무엇인지 묵상기도하며, 눈에 보이는 기쁨, 행복, 자기 욕심을 정당화하지 말고, 가짜에 휘둘리지 말고, 복음, 글자그대로 기쁜 소식, 즉 포도나무이야기에서 처럼 주님 안에 머무는 십자가로부터 만 올 수 있는 기쁨, 유대인들이 걸려 넘어지고, 그리스인들이 어리석다고 여기는 세상이 당연히 모르는 그 십자가를 짊어질 때, 그 십자가가 나를 나의 영광으로 하나님께 인도할 것입니다. 그 날을 준비하며 우리모두같이 슬기로운 5처녀의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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