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View Article

열병이 떠나고(2005년8월 7일,성령강림절후열두번째주일)

하늘기차 | 2005.08.09 14:51 | 조회 2412
열병이 떠나고

2005년8월 7일(성령강림절후열두번째주일) 막1:29-34
마가복음은 복음서중 처음 기록되었는데,다른 복음서에 비해 보다 원초적입니다.말씀 중심이기 보다는 사건 중심입니다.예수님께서 귀신을 쫓아내고,병을 고치고,많은 기적을 베풀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당시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병 고치고,귀신 쫓아내고 하는 것 자체가 복음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고친 사건도 그 자체로서 복음입니다.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나오셔서 들른 곳은 시몬의 집이었습니다.아마도 시몬은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그런데 마침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습니다.그래서 사람들은 그 사실을 예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그러자 예수님은 시몬의 장모에게 가셔서 그 손을 잡아 일으켰습니다.열병이 떠나고,장모는 예수님과 그 일행을 위해 시중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모의 병고침 받는 사건을 보면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뭐냐하면,왜 시몬의 장모의 열병 걸린 것을 사람들이 예수님께 알렸을까요?시몬이 직접 예수님께 전할 수도 있고,예를 들어“예수님 죄송하지만,저희 집에 잠깐 들를 수 없을까요?저희 장모님이 병에 걸려 누워 있는데,차마 그냥 갈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거나,아니면 시몬의 부인이 버선 바닥으로 뛰어나와 남편에게 알리고.예수님을 붙들 수도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복음서의 다른 곳에서는 예수님께 병 고쳐달라는 사람이 백부장,회당장 아니면 여리고 성의 눈먼 거지 본인 스스로,등 이렇게 예수님께 다가오는 그 주체가 분명한데 여기서는 그냥 사람들이 예수님께 시몬의 장모가 열병에 걸렸다고 대신 말해주고 있습니다.왜 그럴까요?

막1:14-20에 보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시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예수님께서“나를 따라오너라!”고 하자 베드로와 안드레는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고 합니다.베드로는 가정이 있는 사람입니다.그런데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할 베드로가 직업을 버리고 예수를 쫒아 갔다는 것입니다.시몬 베드로의 부인의 기분은 어떠했을까요?기가 막혔을 것입니다.시몬의 부인도 부인이지만,철썩 같이 믿고 딸을 시몬 베드로에게 시집 보낸 장모는 그 기분이 어떨까요?사위 사랑 장모 사랑이라고 하는데,아마 속이 뒤짚어 졌을 것입니다.바닷가에서 자라 고기잡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착하고 성실한 사위 시몬 베드로를 예수라는 작자가 꼬셔서 데리고 갔다고 예수를 원망했을 것입니다.원망 정도가 아닐 것입니다.어느날 남편이,사위가 가족을 놓아두고 왠 떠돌이와 뜻을 같이한다고 갑자기 집을 나갔다고 생각해 보세요?기분이 어떨까요?

종종 전도를 하다보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가족때문이라는 것입니다.남편이 반대해서,시어머니가,또는 며느리 눈치가 보여서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교회가 아내를 빼앗아 가는 것 같고,남편을 빼앗아 가는 것 같은 것이지요.뭐 그렇게 교회에 오래 있어,집안 일은 안하고,“교회에서 밥 먹여줘!”합니다.그래도 요세는 밥은 먹지요.“그럴 시간이 있으면 한 시간이라도 더 벌지!”,“아니!밭에 할 일이 태산같이 쌓였는데,지금 한가하게 그러구 있어!”또 입시를 압둔 자녀에게는“이놈아 그 시간에 영어 단어라도 하나를 더 외우고,수학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지 네가 지금 그러구 있을 때야!”라고 합니다.

아마 오늘 성경 본문의 시몬의 장모도 마찬가지 였을 것입니다.자기의 귀한 딸이 가장을 잃어버렸으니,기가 막혔을 것입니다.대 낮에 홍두께 같은 일이 벌러진 것입니다.이 일로 장모는 열병이 터진 것입니다.울화가 났습니다.자기 딸이 자기와 똑 같이 될 까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가슴이 메어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 몸저 누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아마 마을에 소문이 쫙 퍼졌을 것입니다.

바로 그 예수와 사위 시몬이 자기 동네에 왔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느낌이 어땠을까요?모든 행복과 꿈을 빼앗아 가버린 장본인들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 어땠을까요?시몬 베드로는 예수 쫓아 다니느라 장모가 아프다는 사실 조차도 몰랐을 것입니다.그러니 가족 아닌 다른 사람들이 딱하고 안타까워 시몬베드로와 그가 따르는 예수가 집에 오자 냉큼 장모가 열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이야기를 들었을 때 베드로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그런데 참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예수님께서 장모가 열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곧 바로 가셔서 장모의 손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셨는데,장모에게서 그 열병이 떠나 간 것입니다.장모의 마음이 어떻했을까요?원망하고,증오하던 바로 그 예수가 자기의 열 병을 고쳐주신 것입니다.

열이라는 것이 왜 날까요?열은 마찰 때문에 생깁니다.저는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지독하게 홍역을 치릅니다.그런데 열이 몸에서 나면 사람을 완전히 진이 빠지게 합니다.열 자체로 인해 사람이 녹초가 되고 맙니다.아마도 몸 안에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오니까,그 해로운 균을 이기려고 싸우다 보니 몸에 열이 나는가 봅니다.그러니 그 싸움에,그 열에 진이 빠져 꼼짝 할 수가 없습니다.열은 사람을 쇠약하게 하고,고통스럽게 합니다.그런데 열병은 심하면 사람의 생명도 앗아갑니다.요4:52에 보면 어느 고관의 아들이 열병으로 죽게 되었는데,주께서 고치셨다고 합니다.

열은 마찰과 충돌이 있을 때 생기는데,개인에게 있어서는 어떤 내적 갈등이 사람을 열병에 걸리게 합니다.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화병이라고 합니다.세계 의학계의 병이름 중에 화병이라는 것이 있는데,이 화병이 발음 그대로 바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붙여진 토종 병명이라고 합니다.저도 종종 화를 벼락 같이 냅니다.그런데 많이 수그러 들었습니다.화를 내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내 생각과 뜻이 맞지않을 때,무언가 계획했던 일이 뜻대로 안될 때,배반,사기,버림받음,무시당함,실연,쫓겨난 것이 억울해서,인정받지 못하고,왕따당하고,...이런 많은 일들이 우리의 심장을 쿵쾅,쿵쾅 띠게합니다.화나게 하고,한이 맺히게 합니다.사람을 그냥 놓아두지 않습니다.견딜 수 없게 합니다.수치심과 열등감과 무력감,무능력함에 자기 자신을 한없이 원망하고,상대방과,또 관련있는 사람을 원망합니다.이런 열병에 걸려버리면 좀처럼 그 열이 식지않습니다.결국 진이 빠져버립니다.

베드로의 장모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귀하게 키운 딸,착하고 좋은 신랑 만나 결혼해서 알콩 달콩 잘 살기를 바랬는데,갑자기 어느날 사위가“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예수를 따르기로 했다는 소문에 어이구 내 딸아,네 팔자가 내 팔자하고 똑 같구나 하며 속이 터져 화병에 걸려 누어버리고 만 것입니다.그 동안에 쌓였던 것이 터진 것입니다.도저희 일어날 길이 없습니다.그런데 그 장모가 바로 자신을 이렇게 몸져 눕게한 장본인을 만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장모님에게 찿아오셔서 장모님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습니다.예수님의 그 한 번 내민 손길에 베드로의 장모의 내면에 떨림이 왔습니다.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하고 열병에 걸리게 했던 그 감정들이 차분히 가라앉았습니다.평화를 얻었습니다.마치 바다의 폭풍을 잠재우듯이 주께서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잠재우셨습니다.장모의 마음에 내적 평화가 찿아온 것입니다.

교우여러분 열은 마찰에의해 생깁니다.마찰은 가장 가까운 것이 서로 부벼대며 일어납니다.멀리 있으면 일어나지 않습니다.그렇습니다.오늘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면서 가장 가까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렇게 열통터지는 답답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아마 지구가 점점 뜨거워 지는 것도 이 세상의 나라와 나라 간에,민족과 민족,종교와 종교,가진자와 갖지 못한 자,인종과 인종,사람과 자연,그리고 각기의 이데올로기가 자꾸 마찰을 일으켜 욕심과 탐욕으로 결국 지구가 열병에 걸려 탈진 상태에 까지 이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가는 예수님의 기적의 2번째로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고치는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세상의 열병으로 들 떠 헛소리 하며,자기 모습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교우여러분 이러한 우리의 크고 작은 생활의 일들 속에서 일어나는 마찰로 열이나고,급기야는 화병이 도져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우리들에게 생명이신 주님이 찿아와 우리의 손을 붙잡아 주십니다.

우리를 들뜨게 하고,제 정신 없게 만드는 열병을 주께서 우리 안에서 내 보내시고 우리의 마음을 평온케 하십니다.이 인생의 열병,화를 우리에게서 나가게 할 수 있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주님이십니다.

베드로의 장모는 이제 오히려 예수와 사위 그리고 그 일행들에게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화해입니다.주님의 평화입니다.서로 간에,가정에서,이웃 간에,일터에서,정말 가슴이 아파,갑갑하고,답답하고,남에게 미쳐 털어놓지 못해 속알이 하며,열병에 걸릴 일이 있을 때,생명의 주님이 내미시는 그 평화의 손을 꼭 잡으시기 바랍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980개(48/49페이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2016년9월4일)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5517 2016.09.09 08:30
공지 나는 주의 사람이니(가야금, 대금 동영상) 첨부파일 하늘기차 26804 2007.10.16 12:24
공지 망대에 오르라(창립40주년 기념 예배 설교,유경재 목사) 고기교회 27238 2006.05.31 22:16
공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하늘기차 25802 2005.09.02 16:30
36 [일반] 포도원 이야기 3(2005년 11월 6일,성령강림절후스물다섯번째주일) 하늘기차 2319 2005.11.09 14:54
35 [일반] 모든 일에 감사(2005년 10월30일,추수감사주일) 하늘기차 2057 2005.10.30 17:15
34 [일반] 선한 청지기(2005년 10월23일,성령강림절후스물세번째주일) 하늘기차 2142 2005.10.25 12:22
33 [일반] 포도원 이야기 2(후하신 하나님,2005년 10월 9일,성령강림절후스물한 하늘기차 1952 2005.10.09 18:37
32 [일반] 주님, 응답하여 주십시오(2005년 10월 2일,성령강림절후스무번째주일) 하늘기차 1720 2005.10.04 05:56
31 [일반] 포도원 이야기 1(두 아들의 이야기,2005년9월25일,성령강림절후열아홉 하늘기차 2674 2005.09.25 17:23
30 [일반]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2005년9월18일,성령강림절후열여덟번째주일) 하늘기차 2044 2005.09.18 10:45
29 [일반] 유라굴로라는 광풍(2005년9월11일,성령강림절후열일곱번째주일) 하늘기차 2436 2005.09.13 05:45
28 [일반] 하나님의 시간(2005년9월 4일,성령강림절후열여섯번째주일) 하늘기차 2024 2005.09.06 12:00
27 [일반] 사랑 가득한 희망(2005년8월28일,성령강림절후열다섯번째주일) 하늘기차 1774 2005.09.01 20:19
26 [일반] 시험의 의미(2005년8월21일,성령강림절후열네번째주일) 하늘기차 1958 2005.08.23 12:18
25 [일반] 여호와 하나님 Ⅱ(2005년8월 14일,성령강림절후열세번째주일) 하늘기차 1892 2005.08.15 12:26
>> [일반] 열병이 떠나고(2005년8월 7일,성령강림절후열두번째주일) 하늘기차 2413 2005.08.09 14:51
23 [일반] 여호와 하나님(2005년7월31일,성령강림절후열한번째주일) 하늘기차 2013 2005.08.05 10:05
22 [일반] 천국잔치(205년7월24일,령강림절후열번째주일) 하늘기차 2296 2005.07.28 18:47
21 [일반] 무화과 나무 아래(2005년7월17일,성령강림절후아홉번째주일) 하늘기차 2799 2005.07.18 17:19
20 [일반] 돌아오게 하려는 것( 2005년7월10일,성령강림절후여덟째주일) 하늘기차 2119 2005.07.14 11:17
19 [일반] 예수 사랑으로 평화(2005년7월 3일,성령강림절후일곱째주일) 하늘기차 2317 2005.07.04 09:21
18 [일반] 열매 맺는 포도나무(2005년6월26일,성령강림절후여섯째주일) 하늘기차 2502 2005.06.27 16:17
17 [일반] 하나님나라,회개,복음,믿음(2005년6월19일,성령강림절후다섯째주일) 하늘기차 2543 2005.06.20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