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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서 가시는 생명의 삶 Ⅳ(2009년 6월 7일, 성령강림후첫번째주일)

하늘기차 | 2009.06.07 14:35 | 조회 2145


하나님 앞서 가시는 생명의 삶 Ⅳ

2009년 6월 7일(성령강림후첫번째주일) 시16:1-11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라는 시민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를 맨 처음에 시작하신 정명순님께서 ‘꽃짐’이라는 수필집을 한 권 냈습니다. 이 모임의 시작에는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1998년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던 딸이 잠깐 한국에 들른 사이에 화재로 그만 그 순하고 착한 이쁜 딸을 잃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분노하며, 억울해 하고, 원통해 하던 중 불현듯 이런식으로는 아무런 유익함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제부터는 전과 다르게 살겠다. 이 세상을 밝음으로 가득 채우는 데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로 뜻 있는 분들과 함께 세운 순전한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그러니까 운동하는 단체이기 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그런 소중한 모임입니다. 거부와 항의의 운동방식과는 달리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려는 부드러운 공감의 운동”이 바로 풀꽃세상 운동방식이라고 합니다. 매년 풀 꽃 상을 시상하는데 어떤 때는 ‘지렁이’에게 또 자전거에게, 지리산 계곡의 물봉선, 그리고 올 해에는 ‘칡 소’에게 상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단체 이름도 먼저 간 딸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고 합니다. 딸의 이름이 ‘천초영’이어서 글자 그대로 천개의 풀이라는 의미에 따라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의 특징이 참 젊게 산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60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머리 스타일이나, 옷 메무새가 20대 소녀의 모습인데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인데,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분이 펴낸 ‘꽃짐’ 머리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유한해서 누구나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 목숨에 정해진 길이가 있다는 것은 슬프다. 쓸쓸함 같은 것이라고 할까.”라고 합니다. 이분이 ‘쓸쓸하다, 슬프다’라고 표현한 그 말은 다시말해 인간이 유한하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난하고, 연약하며,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분이 아마도 딸을 잃고, 줄곳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활동을 하며 세상을 바라보며 깨달은 것 아니겠습니까? 이분이 쓸쓸하다, 슬프다라고 표현한 그 말은 또한 누군가 함께 도우며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의지하며, 누구의 도움을 받고 나누며 살 수 있을까요?

책의 부제가 “가장 고통스러운 짐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었습니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모든 국민이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위시하여 현 이명박 정권의 정책으로 백성들이 매우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소개하는 글 속에서도 이 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지금 노무현 서거로 인해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어떤 형태로든 무거운 짐을 하나씩 지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짐을 지게 되었다면, 그 짐을 꽃으로 만들 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라고 합니다. 정명순님의 삶 그대로입니다.

그렇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에도, 봄에는 가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식물의 뿌리가 물을 찿아 땅 속으로 깊이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도 어렵고,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을 보다 견고하게, 그리고 그동안 뿌리를 엉성하게 내린 우리의 삶을 보다 확실한 곳에 뿌리 박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내 삶의 근원이 어디인지 희미했지만 시련을 통해, 아픔을 통해 삶의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어디에다 뿌리를 내릴까요? 그렇습니다. 다윗은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께 피하면서 ‘하나님은 나의 주님’이라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험과 고통은 나로하여금 더 확실한 삶의 뿌리를 내리게 합니다.

시16은 다윗이 깊이 뿌리내린 신앙의 단편들을 찿아 볼 수가 있습니다. 그의 신앙의 바탕에는 절대적인 신앙, 절대적인 의지의 신앙이 있습니다. ‘주님이야말로 나의 유산의 몫’, 주님에대해 말하라고 한다면 ‘하나님은 나의 주’, ‘주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는 분’ 등 그러니까 모든 것을 주께 맡기는 신앙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절대적이다 라고 해서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31편의 고백처럼 마치 젖 뗀 아이가 엄마 품에 안긴 것 같은 신앙입니다. 다윗은 시131:2에서 자기의 영혼이 그렇다고 고백을 합니다.

그 고통을 넘어서는 삶, 아픔을 품는 삶,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온전한 것을 바라며 기다리는 과정, 그것이 바로 생명이요, 부활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 11에서 ‘주님께서 몸소 생명의 길을 나에게 보여’주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생명의 삶, 생명의 일은 내가 감당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가 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이건 아버지가 하셔야 합니다. 내가 하지 못해요. 여러분 아버지가 해야할 일을 내가 하면 온통 어질러 놓고 법석 떨다가 제 풀에 지쳐 떨어지고 맙니다, 그냥 아버지 일 하실 때 곁에서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레고 놀이하던 기억이 납니다. 쉬운 건 그냥 하지만 높은 단계의 불럭쌓기가 있습니다. 이건 부모와 같이 하는 것입니다. 혼자하면 영락없이 그르치고 제풀에 무너집니다. 영원한 생명의 일도 그렇습니다. 아버지가 일 할 때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은혜의 실마리는 거룩하다는 말에 있습니다. 오늘 말씀 10절에
“죽음의 세력이 나의 생명을 삼키지 못하게 하실 것이며, 주님의 거룩한 자를 죽음의 세계에 버리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생명의 삶이라 했는데, 생명은 스스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교회 대나무가 거의 3m 가까이 육박한 것 같습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뿌리가 그만큼 깊이 내렸다는 뜻이겠지요. 뿌리가 깊이 내리니 위에서 새 순이 쑥쑥 돋아납니다. 생명의 삶은 마치 나무 가지에 새순 돋아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애쓰고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나무는 가믐이 와서 힘이 들어도, 또 한 겨울의 추위 속에서는 깊이 멈추어 휴면을 취하며 겨울 지나기를 기다리며 그 대나무는 땅 속으로 깊이, 넓게 뿌리를 박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룩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룩은 성도들의 삶의 당연한 모습인 것입니다. 그런데 자꾸 우리는 나, 나의, 내가에 걸려 있는데 성경을 우리는 글자 그대로 거룩한 책이라 합니다. 그런데 성경의 기록들을 보면 거의 거룩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죄짓는 모습들로 가득 차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룩하다는 것은 내가 거룩하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거룩하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거룩함에 내가 함께하는 것인데 예수님은 그 거룩함에대해 포도나무이야기를 통해 잘 말해주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대나무가 땅에 깊이 뿌리를 내려 새 순을 키우듯이 우리도 우리의 생명의 뿌리를 깊이 내려야 하는데 오늘 신자유주의가 최고조로 달한 천박하고, 이기적인, 폭력적인 자본주의의 경제질서 속에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으로 나뉘어 아직도 이데올로기의 포로된, 그래서 허구적인 이데올로기를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거짓된 기득권자들이 사회를 부여잡고 있는 오늘 이 시대의 현대인들이 깨끗함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신선함, 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열매인 기쁨을 맛보며 살기란 그리 만만치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바로 그 은혜를 하나님 아버지께서 거저 베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3절 말씀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땅에 사는 성도들을 말하라면 "성도들은 존귀한 사람들이요, 나의 기쁨이다" 하겠습니다”라고 합니다. 함께 부름을 받은 성도들에게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말이 좋습니다. 성도와 함께 하지 않으면 이 거룩함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은혜를 놓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이 뿌리내리기라는 거룩함에 자리매김을 하려면 성도들의 함께하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의 정명순님이 쓸쓸하고, 슬프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아픔을 통해 그 생명의 본질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 서로에게 위로와 도움을 통해 함께하는 은혜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깊이 뿌리를 내려 생명의 새 순을 돋우는데, 사실 이렇게 새 순이 돋기 까지는 기나긴 겨울을 나야한다는 것입니다. 가믐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홀로 외로울 때 뿌리내리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대나무 자라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생명의 삶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말씀에 깊이,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에 깊이, 성령의 감동에 내 마음과 뜻을 정성을 다할 때 내 뿌리는 깊이 깊이 하나님에게로 내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찬 바람이 불고, 가믐이 오고, 천둥 번개가 칠 때 함께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3절 말씀이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하나님에게 깊이 뿌리내리어 성결하며, 때가 되어 새순 돗고, 꽃 피고, 적당한 시기에 기쁨, 사랑, 평화, 관용, 용서, 화해... 등의 아름다운 열매가 교회 공동체, 가정 그리고 여러분의 삶의 자리에 넘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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