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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창조절 여덟째주일, 2019년10월20일)

하늘기차 | 2019.10.20 15:05 | 조회 961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

20191020(창조절 여덟째주일)                                                                5;13-15

   제가 처음 고기교회에 왔을 때 늘 전도사님의 이야기가 회자되었습니다. 예언, 환상, 치유 등, 그리고 단지 그런 신비에 머물지 않고, 고기교회의 꿈과 비젼을 끊임없이 이야기하셨다고 합니다. 저도 지금 한국교회, 아니 세계 교회가 쇠락하는 이 때에 고기교회 처음자리는 교회를 살리는 영성과 신학의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감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느꼈던 것은 전도사님의 신앙의 이야기가 신화화된다는 생각(1:4“신화와 끝없는 족보 이야기에 정신을 팔지 못하도록”)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왕년에 이랬어, 누가 어땠어 하면 지금 여기 성령이 역사하는 교회 신앙 고백은 사라지고, 신앙의 이야기가 영웅담, 즉 신화가 된다는 생각에 돌아가신 김정심 전도사님의 신앙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해야하는 시간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읽는 내용은 1986년 한 여름 이후에 있었던 일과 관련하여 교회 2차 전체회의 때 교인들이 결의했던 내용입니다. 김정심 전도사님이 마지막 돌아가실 때를 대비하여 유언편지를 편지봉투에 밀봉해 직인을 찍어 보관해 놓았던 중, 의식을 잃어 세브란스로 이송되었고, 이순이 권사님이 지금 도서관자리의 사택을 뒷정리 하면서 김동건 목사님 이름 앞으로, 직인으로 봉인된 편지가 놓여있는 것을 보고, 바로 김동건 목사님에게 속달등기로 보낸 유언장 내용을 근거로 결의한 것입니다. 그 중에 2가지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김정자 전도사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상의 모든 동, 부동산은 그가 평소부터 내세웠었고, 마지막 편지에서도 밝힌 김동건 전도사에게 양도되어야함이 김정자 전도사의 신앙정신과 그의 뜻을 따르는 것이 된다.

*김동건 전도사에게 양도된 일체의 동, 부동산은 위원회 위원들의 감사와 전체 결의에 따라서만 사용될 것이며, 김정자 전도사의 뜻인 성서강의소, 기념관 건립외의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

   지금 김동건 목사님으로부터 증여받고자 하는 191-1199는 김정심 전도사님이 김동건에게 198686일에 매매한 땅으로 법정에서 판결받은 등기권리증이 있고, 1996년 명의신탁에관한 법정 소송에서 교회가 승소하였지만, 그 자체로는 이미 시효가 끝났을 뿐만 아니라, 매매나, 증여가 아니라 명의신탁이기 때문에 그 권리는 여전히 김동건에게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김동건 목사가 선교적으로 활용하였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임에도, 김동건 목사님이 끝까지 이 땅을 근 30년 이상 지킨 것은 그래도 돌아가신 전도사님이 세우신 고기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비젼을 따라 이 땅을 지키며 관리 운영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 한 가지뿐이었던 것입니다.

  김동건 목사는 남대문교회의 교육전도사로 있을때 신학대학을 다니면서 여름이면 부친 김치영목사님의 제자인 김정심전도사님이 시무하는 고기교회에 와서 매 년 여름성경학교봉사를 하였는데, 그런 와중에 전도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 고기교회는 그만 가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던 차에, 어느날 김정심전도사님의 마지막 유언장이 도착한 것입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등기가 김동건 전도사님 명으로 되어 있어, 그 당시 결혼 초기였고, 영국 에딘버러에 유학을 가야할 시기였는데, 법정시비에 휘말려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20대 어린 청년이 성결교단을 상대하여, 또한 유가족과 브로커들과의 법정 싸움에서 기적적으로 승소를 하여 땅의 소유권을 획득하고 30여년 이상 소유해 온 것이고, 이제 때가되어 안홍택 목사가 은퇴하기 전 모든 권한을 교회에 이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참 아름답고 귀하며 하나님나라를 위한 복된 일입니다.

다음은 김동건 목사님이 전해 준 법정싸움에대한 이야기입니다. 땅의 등기는 2개였습니다. 지금의 교회 땅 200번지는 처음 교회로 등기가 되어있었고, 또 하나인 191-1, 199 김동건의 이름으로 등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김동건으로 등기를 한 땅에 대해, 성결교와 연관된 자들 등이 민사소송을 하였다(2?). 또 그들이 김동건을 문서위조 및 횡령 등으로 형사 고소도 하였다(1). 신원을 알 수 없는 자들이 교회를 점거하려고 했기에, 교인들과 몸싸움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 사람들은 성결교와 연관된 사람들인지 불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김동건이 폭력으로 고소를 당했고(1), 교기교회 교인 일부도 고소를 당했다(1). 그러나 김동건 명의로 된 땅에 대한 민사소송은 승소하였고, 김동건과 고기교회 교인들이 형사고소를 당한 것도 모두 무혐의로 역시 승소하여 대부분 1987년 가을 경에는 마무리 되었다.

   한편 고기교회 명의로 된 땅은 성결교단 측에서 불법으로 등기 이전을 하여 고기교회가 사문서위조로 형사소송을 하였는데, 처음에는 무혐의가 되었지만, 다시 항소하여 수원고등검찰에서 재수사가 결정되었고 문서위조가 인정되어 성결교와 연관된 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상황이 되었다. 불리하다고 느낀 성결교 측에서 합의를 해서 사건을 해결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김동건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98893, 김동건은 유학을 떠나고, 형 김동선이 마무리를 맡았다. 김동선이 영국으로 연락이 와서, 교회사건이므로 은혜롭게 끝내자고 제안을 했다. 즉 성결교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하지 않고 합의를 받아주자는 것이었다. 김동건은 기도 후, 합의를 받겠다고 통고했다. 교회이름의 토지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유지재단에 등록하였다.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첫 번째 성읍인 여리고성을 점령하려고 진격할 체비를 갖추던 중에 어떤 사람이 칼을 빼들고 여호수아 앞에 섭니다. 네가 아군이냐, 적군이냐! 나는 주님의 군사령관이다. 그러자 여호수아는 넙죽 엎드려 절을 합니다. 군사령관은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이니, 너의 발에서 신을 벗어라고 하자, 여호수아가 그대로 따랐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을 읽으며 주님이 건축을 막으신다는 영적감흥을 받았습니다. 신발을 벗으라는 것입니다. 거룩한 땅이기 때문입니다. 건축 이전에 우리 고기교회의 초기의 역사적 사실을 좀 더 분명히 알게되어 감사를 합니다.

   지난 주 목요일에 평화네트워크에 다녀왔습니다. 귀한 목사님들과 좋은 특강도 듣고, 소중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담소를 하는 중에 광주의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교회김주용 목사님이 지난 근대사 특강에 왔을 때, 아래 공터로부터 올라오며 예배당 앞의 야외식탁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교우들의 모습에서 평화를 느꼈다고 하였는데, 제가 29년 전 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김동선 목사님의 초청으로 작은 프라이드를 몰고 털털거리며 고기리로 들어 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분당도, 수지는 말 할 것도 없고, 그냥 산골이고 논과 밭이었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도로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오며 잊지못할 평화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목회 30년 개발과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화를 붙들고 가꾸고, 지키고, 유지하며 오늘 까지 왔고, 지금 첫 느낌 그대로, 이 땅은 하나님의 평화를 공간으로 보여주는 거룩한 땅입니다. 공간이 거룩하다는 것에 모순이 있을 수 있지만, 술집에 가면 그 느낌이, 학교에 가면 그 느낌이, 게임장에 가면 그 느낌이 있고, 교회당에 오면 그 느낌이 있는데, 고기교회에 오면 처음자리로부터 오면 또 다른 구별된 평화의 느낌이 있습니다. 사찰이나 교회에 가면 잘 정돈된 가공된 세련된 공간처리가 되어있지만, 고기교회 처음자리는 인위적이지 않은 하나님의 생명의 감추인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소박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것은 지난 주에도 이야기했듯이 노랗게 피어난 산국 만해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항아리 곁의 공간에 한 가을이면 노란 축제를 한껏 벌였거든요, 한 껏 벌이는 것이 생명의 본질입니다. 근데 지금은 예배당 뒤쪽에서 노랑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한 껏 뿜어내며 생명을 드러냅니다. 여기 처음자리는 생명이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는 것이 평화입니다. 이 생명의 평화는 바람 같아서 이리 저리 어디서 어느 시간에 뿜어져 나올지를 모릅니다. 그렇게 뿜어져나오며 다른 것과 조화하며 평화입니다. 돈과 시스템은 살지만 사람이 소외되는 때에 여기 처음자리는 생명의 평화가 드러나는 거룩한 곳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 거룩한 처음자리 땅을 통해 쇄락하는 한국교회의 신학과 영성을 회복하는 자리로 삼으실 것이라는 감흥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30여년 전 김정심 전도사님이 수도 없이 말하고 전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이 거룩한 땅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실텐데 우리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 땅을 증여받을 준비가 되었나 라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증여 이전에, 건축 이전에 신을 벗으라고 하십니다. 증여와 건축과 그 모든 것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며,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 뜻을 분별하여 고기교회가, 성도들이 이 땅을 기필코 증여받아, 왜냐하면 다시 말하지만 이 땅은 김정심 전도사님의 유언을 따라 김동건 목사님의 소유이기 때문에 김동건 목사님이 스스로의 선교적 비젼을 갖고 사용하시면 우리는 아무런 반대를 할 수 없지만, 36년간 이 땅을 김정심전도사님이 모든 것을 다 바쳐 세운 교회에 증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한 가지 일념 때문에 지금 까지 소유하여 온 것입니다. 교회당 뒤의 솔 밭에 묻혀 무심했던 김정심 전도사님에게 오늘 한 번 찿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제 우리 고기교회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하나님의 꿈과 비젼이 있는 이 땅을 증여 받아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를 위한 거룩한 땅이 된다면 고기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건축을 잠시 멈추고 꿈과 비젼을 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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