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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시는 하나님(성탄절 후 첫번째주, 2019년12월29일)

하늘기차 | 2019.12.29 13:24 | 조회 1276


                      침묵하시는 하나님

20191229(성탄절 후 첫번째주)                                                      42:1-6;53:7,8

   욥기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 가치, 삶의 내용들이 뒤 섞여 있습니다. 고난, 아픔, 서운함, 하소연, 인과응보, 경험, 교만, 하나님의 공의, 축복과 저주, 신앙의 원칙, 하나님을 향한 탄원, 가정, 자기 의로움, 절망, 분노, 죽음, 혼돈, 공허, , ,이러한 내용들이 심화되거나, 잠간 스치고 지나가듯이 이야기되지만 욥기 전편에 걸쳐 혼제되어 있어 읽기 쉽지 않습니다.

   세 친구 엘리바스, 빌닷, 소발, 그리고 젊은 엘리후가 욥의 재난 소식을 듣고 찿아오는데, 2:13절을 보면 밤낮 이레 동안을 욥과 함께 땅 바닥에 앉아 있으면서도, 욥이 겪는 고통이 너무도 처참하여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3장에서 욥이 자신에대해 태어난 날을 저주하며, 차라리 태어나지 않은 자들과 함께 있었다면 빛 조차도 없으니 행복과 불행, 높음과 낮음, 선과 악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텐데, 왜 이 땅에 태어나 빛을 보게 하시며 고통스러워 죽기를 바랄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냐고 하면서 3:2은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결국 욥의 저주와 한탄이 그동안 침묵하던 친구들의 입을 열게 합니다.

   세 친구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엘리바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너도 남을 가르치고, 어려움 당한 사람들을 굳세게 두 팔로 일으켜 세우기 까지 하던 사람인데 네가 이런 일을 직접 당하니 짜증스러워 하며, 낙담해 한다고 핀잔을 줍니다. 인간의 생사화복이 모두 그 사람의 하기 나름인데, 네가 지금 당한 환난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잘 생각해 보아라. 죄 없는 사람이 망한 일이 있더냐? 정직한 사람이 멸망한 일이 있더냐?”, 악을 갈아 재난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더라고 하며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 보고, 인생을 돌아 보면 결국 자신의 삶의 결과는 자신에게 있다는 인과응보의 논리를 펼칩니다. 말 하나 하나가 욥의 마음에 비수를 꽂습니다. 특히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을 제 꾀에 속게한다는 말은 욥의 마음을 심히 아프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징계를 받는 사람은, 그래도 복된 사람이다라고 하며 욥의 고난은 하나님의 징계라고 단정합니다.

  어느 말 하나 틀린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유로우신 하나님을 윤리와 종교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욥이 힘들어하는 것이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도 가난과 질병, 자신이 겪은 재난을 죄의 결과물로 보는 것에대한 속상함입니다. 엘리바스는 욥의 마음도 헤아지리 못하면서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라고 합니다. 욥은 6:2에서 , 내가 겪은 고난을 모두 저울에 달아 볼 수 있고, 내가 당하는 고통을 모두 저울에 올릴 수 있다면하며 힘들어 합니다. 친구들이 찿아 와서 위로해 주는 말에 더 괴로워하며, 고통스러워합니다.

   빌닷은 욥에게 8:8에서 옛 세대에게 물어 보아라. 조상들의 경험으로 배운 진리를 잘 생각해 보라고 하며, 욥이 스스로 잘 못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개인의 짧은 인생의 경험에서 비롯된 어리석은 생각이니 조상들의 지혜에 귀 기울여 보라고 하며 물이 말라 버리면, 왕골은 벨 때가 아직 멀었는데도 모두 말라 죽고 만다.” “하나님을 잊는 모든 사람의 앞길이 이와 같을 것이며, 믿음을 저버린 사람의 소망도 이와 같이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하며 욥의 하나님 신앙 마저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아마도 욥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전히 욥의 마음 속에 있는 흔들림 없는 주님 사모하는 마음을 몰라주는 친구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또한 욥의 자녀들이 범한 죄를 들먹이며 네 자식들이 주님께 죄를 지으면, 주님께서 그들을 벌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하며 네가 깨끗하고 정직하기만 하면, 주님께서는 너를 살리시려고 떨치고 일어나셔서, 네 경건한 가정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고 합니다

   고통당하는 친구에게 할 말, 못 할 말 다하며 욥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심판합니다. 성경은 부모의 죄와 자식의 죄를 연결시키지 않습니다. 물론 영향을 끼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겔18:20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을지라 아들은 아비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할 것이요 아비는 아들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하리니 의인의 의도 자기에게로 돌아가고 악인의 악도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고 합니다.

   세월호가 침몰당하였을 때 하나님이 (세월호를) 공연히 이렇게 침몰시킨 게 아닙니다.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은 그래선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씁쓸했습니다. 그 전에도 서남아시아에 쓰나미가 닥쳐 85천 명이나 사망한 인도네시아 아체라는 곳은 가 모슬렘교도이고 반란군에 의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학살당한 곳이고, “3-4만명이 죽은 인도의 첸나라는 곳은 힌두교도들이 창궐한 곳이라고, “태국의 푸껫이라는 곳은 많은 유럽 사람들이 와서 향락하고, 음란하고, 마약하고, 죄 짓는 장소로 쓰인다푸껫에 유럽 사람들이 많이 왔다가 죽었는데, 예수 제대로 믿는 사람은 하나도 안 간다며 망언을 서슴치 않았던 경우도 생각이 납니다. 오히려 송강호 박사님의 개척자들은 그들이 비난하며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저주하며 심판하는 땅 아체에 찿아가 지금도 그들 곁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욥기를 읽으며 욥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전통적인 하나님 신앙에 공감이 가고, 나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여 욥의 말이 옳은지 친구들의 말이 옳은지 혼돈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욥기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친구들과 욥 사이에 오고 가는 논쟁은 아닙니다. 이것은 열병입니다. 우리 모두 걸려 넘어져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열병입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열병입니다. 욥이 하나님은 이러한 하나님이라고 생각했던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 무소부재하며 악을 물리치고, 선을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 앞에 그런 익숙하고 친숙한 하나님은 계시지 않음에 당황하며, 혼란해 하며, 고통합니다. 그런데 이 고통이 그저 철학적 사변이나, 이웃의 고난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으로 인하여 고난을 받는다는 사실에 답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 동안 믿고 구하고 동행했던 나의 하나님은 어디에도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에 직면합니다. 정말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지금 이 시간에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없읍니다.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는 무장해제 당하며, 그 동안의 삶의 경험, 논리, 철학, 관계, 등 모든 가치가 무너집니다.

   차라리 아브라함의 아픔은 스스로의 내면에서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하나님이 바로 응답하십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진짜로 받치려고 칼을 들이데자 다급해진 하나님이 손 수 아브라함의 손을 붙잡으며 한 쪽 덤불에 뿔이 걸린 염소 한 마리를 대신 제물로 드리라고 하는데, 욥의 고난은 바닥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사생 결단을 한다든지 그러한 차원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욥이 꼭 필요로 할 때, 진정 부르짖으며, 탄원하며 ?’, ‘하필 하나님, 저에게?’ 하고 바라보지만 이 전에 늘 나타나시던 하나님은 나타나주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얼마나 조롱을 당하며, 서러움을 당하였겠습니까. 엊그제 헤른후트 묵상 사53장 말씀을 읽었는데, 이사야는 고난의 종이 마치 연한 순과 같이, 마른 땅에서 나온 싹과 같이 자라서, 그에게는 고운 모양도 없고, 훌륭한 풍채도 없으니,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모습이 없다. 7절에 그는 굴욕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였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털 깍으로 가는 양처럼 끌려가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유재 판결을 받으셨는데, 그가 받을 형벌이 우리들이 받아야 할 형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이 본문 말씀을 읽으면서 욥에게 침묵을 하시며, 당신 스스로 당신에게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주님은 어찌 나를 버리시냐고 부르짖으며, 마지막 믿음 한 개를 가지고 하나님께 고백을 합니다. 내 영혼을 아버지께 맡깁니다. 그리고 어두움의 권세에 자기를 내어줍니다. 욥에게 침묵하고 계시지만, 하나님은 이미 당신 스스로 당신에게 침묵하십니다. 그 침묵은 우주와 역사를, 교회를 섭리하는 지혜요, 능력이십니다. 하나님은 말이 아니라 침묵하십니다. 영으로 답하십니다. 침묵으로 창조의 질서를 드러내십니다.

   욥이 세 친구와 논쟁하며 다달은 것은 자기 의로움입니다. 그 사실을 엘리후가 34:5에서 나는 옳게 살았는데도, 하나님은 나의 옳음을 옳게 여기지 않으신다."라고 욥이 한 말을 일 깨워 줍니다. 욥은 스스로 하나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어떻게 행할지, 예측하며, 예견합니다. 결국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앉는 격이 되고 말은 것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 앞에, 욥은 딜레머에 빠져 결국 자기 결백, 자기 의로움으로 그 돌파구를 찿지만, 공허한 메아리 만 울려퍼집니다. 욥기가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중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자기 결백, 자기 의, 하나님에대한 자기 친밀감이 얼마나 공허하며, 그 의로움 자체도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며, 하나님은 이렇다 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분이라는 것을 오늘 말씀이 깨닫게 해 줍니다. 마지막에 젊은 엘리후가 3친구들과 욥에게 이야기 한 후에 하나님께서 38-41장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씀도 욥의 깨달음으로 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영으로 깨닫게 하십니다. 결국 욥은 42장에서 자신의 결백, 자기의 그리고 친구들의 인과응보의 논리에 갖히어 있다가 근원적인 각성을 통해 들리지 않던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고 그리고 그 말씀를 통해 자유함을 얻습니다. 욥은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라고 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마지막 주일입니다. 42:7에서 하나님은 너희가 나를 두고 말을 할 때에, 내 종 욥처럼 옳게 말하지 않고, 어리석게 말하였지만, 내가 그대로 갚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올 한 해를 돌아봅니다. 어리석었지만 감사하게도그대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괜찮다 하십니다. 뒤엣 것 돌아보지 마시고, 앞에 있는 달려 갈 길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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