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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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대림절 세번째주일, 2019년12월15일)

하늘기차 | 2019.12.15 14:08 | 조회 1219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20191215(대림절 세번째주일)                                                                3:3-14

  요한은 광야에서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놓여져 있다는 급박한 종말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세례 요한이 속했을 것이라 추정되는 에세네공동체 역시 급박한 종말을 준비하며 토라(모세 오경)의 연구에 몰입하는 공동체 였습니다. 그래서 결혼도 거부하고, 집단으로 공동의 재산을 소유하고, 기존의 종교제도인 성전제사나 바리새파의 성경연구에도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스스로 구약의 남은자들로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어두움의 힘을 물리치는 빛의 자녀들로서의 영적 싸움의 종말공동체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에세네파 사람들이 흰 옷을 입은 것 과 차이가 나며, 세례도 에세네 공동체의 정결의식, 입단의식과 다른 하나님 나라에 이르는 회개의 세례이며, 그리고 음식 역시도 에세네가 금욕을 강조하였지만 규칙적이이며, 굶주리지는 않았던 것도 세례 요한과 다릅니다. 세례 요한의 공동체는 여러면에서 에세네파와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나는 공동체였습니다. 가장 다른 것은 사40:1-5에대한 해석인데 쿰란공동체가 스스로를 광야에서 주의 길을 예비하는 택함받은 빛의 자녀로 보았다면, 세례 요한은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로 시작되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오늘 말씀에서 누가는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고 하면서 사40:3-5를 인용합니다. 이 세례의 의미는 주님의 길을 예배하고, 길을 곧게 하면 모든 사람이 구원을 볼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요한의 회개의 요청은 구체적이었고, 빈부, 고하를 막론하여 유대백성 모두를 향하여서, 당시 분봉왕 헤롯 동생 빌립의 아내였던 헤로디아를 취한 것에대해서도, 직언을 하여 죽임을 당합니다. 오늘 말씀에서도 세례 요한은 세례를 받으러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모질게 퍼붓습니다. 마태복음에는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라고 합니다. 세례 요한은 이들에게 누가 너희에게 닥쳐올 징벌을 피하라고 일러주더냐?”고 질타합니다. 임박한 진노를 피하려고 슬쩍 쭈빗쭈빗 세례를 받으려고 줄을 선 것 같습니다. 이에대해 세례 요한은 마3:8에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 김동건 목사님께서 오셔서 교회의 과도기 때의 과정을 감동있게 말씀해 주었습니다. 돌아가신 전도사님의 이야기, 무엇보다도 교회가 땅 소유권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혼신을 다하여 교회를 지킨 이야기들은 감동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지금 여기의 신앙을 돌아보지 않고, 옛 일에만 마음을 묶어둔다면, 그것은 마치 세례 요한의 말씀처럼 되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이 듭니다.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만듭니다. 김정심 전도사님의 신앙, 꿈과 비전을 물려 받는 것은 축복이지만, 지금 자기 신앙은 전혀 새로워지지 않고, 세상 가치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꾸 옛날에 김정심 전도사님이 어땠는데 하는식의 옛 날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종말의 신앙은 미래의 어느 먼 시간에 랄지, 과거에는 이랬어가 아니라 창조의 선함이 시간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구원의 신비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일상의 삶에 평화와 감사, 그리고 공의로 생명의 삶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시간성이요, 하나님 나라의 사건입니다.

   세례 요한은 회개의 열매를 맺으라고 합니다. 도끼가 나무 뿌리에 닿아 있고, 열매가 없으면 다 찍어서 불에 태워버린다는 선언에 사람들은 두려워 했습니다. 사람들이 묻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요한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뜻밖에 지극히 일상적인 일에대해 이야기합니다. 옷 두 벌 있으면 한 벌은 나누어 주고, 세리는 거두어야할 것 이상으로 거두지 말고, 군인은 공갈 협박하지 말고, 나라에서 지급하는 것 이상을 탐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영성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것이 쌓여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 속에 하나님의 깊은 영성이 있습니다. 자가당착에 빠져 하나님없는 자기 만족의 삶을 살면서 주여! 주여!하며 마치 하나님이 함께 하는 것 처럼 산다면 열매 없는 세상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요한은 임박한 세상가치 0의 종말을 선언하지만 자기 일상의 삶을 평소대로 살데, 잘 못 들어선 길에서 돌아서라고, 깨어나라고 합니다.

지난 주간에 잠에서 깰 때라는 주제로 침묵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셨나요? 아니면 아직도 잠이 들 깨셨나요? 기도는 영적 잠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여러 일들에대한 생각으로 바뻐 기도에 참여할 수 없다면, 자신의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에 그렇게 바쁜가, 기도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가? 기도에 관심이 없나? 그러면 무엇으로 주님과 만나며, 주님 안에 머물 수 있나? 기도할 줄을 모른다고 하는데, 수영하면서 수영을 배우며, 피아노를 치면서 피아노를 배우는 것입니다. 다음 사순절 기간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이 기도에 참여하는 고기교회성도님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였습니다. 이제 예배당을 조만간에 지을텐데, 예배당, 교회당은 기도하는 공간입니다. 기도하는 성도님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개신교는 침묵기도, 묵상기도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소리내어, 부르짖는 기도에 익숙합니다. 우리교회도 새벽에는 소리내어, 크지 않은 소리로, 다른 사람의 기도를 방해하지 않게 입술에서 나는 소리로 조근조근 기도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입으로 말을 때듯이 소리를 내어 기도하다 보면 기도의 문이 열립니다. 새벽기도는 대부분 중보로 소리를 내어 기도합니다. 나라와 민족, 남과 북의 통일, 교회, 각 구역, 선교단체, 교육부서, 건축, 땅의 증여, 이웃, 환우들, 외국에 나가있는 교우들, 고통받는 사람들, 기후 환경 등. . . 그러나 침묵기도의 중요성은 주님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응답을 받고 안 받고는 그 다음입니다. 먼저 주님과 하나됨을 구하며 기다립니다. 기도 전에 읽은 성경 말씀과 기도 중에 찿아오시는 성령의 내적 감동에 내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히, 최대로 편안히 주님 안에, 주님 이름으로 머뭅니다. 그래서 침묵기도할 때는 벽에 기대도 좋고 스스로 편한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나 눕거나 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졸 수가 있으니까요, 걷거나 뛰는 것도 성령의 미세한 감동을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사절입니다. 그러나 러시아정교회의 대표적인 기도는 아주 단순하여,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자세로도 걸으면서도, 아마 뛰면서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갈 사람은 그리이스 정교회의 기도를 익히고 가는 것도 좋을 법 합니다. 익힐 것도 없습니다. 아주 단순합니다.“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사하고는 자신의 기도 제목을 역시 짧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기도를 통해 놀라운 주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급하고, 힘들어 기도가 나오지 않을 때 입으로 읍조릴 수 있는 소중한 기도입니다. 우리 교우 몇 분들에게 특히 지홍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러시아정교회의 기도를 일러주었습니다. 기도에 머물 때에는 미리 그날에 읽을 성경을 읽고, 그리고 기도 제목을 숙지하고는 그 말씀과 기도 제목, 그리고 세상의 근심, 일들도 모두 내려놓고 기도에 임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 무개념 상태를 유지하며 성령의 감동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10일 침묵, 아니면 30일 침묵에 머물다 보면, 놀라운 예상치 못한 신비로운 감동이 나를 압도합니다. 30일 동안 기도해도 아무런 응답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주님 안에 성령의 감동을 기다리며 머문다는 것입니다. 하루 만에, 혹은 한 번에 성령의 감동이 올 수도 있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도에 머문다면 우리는 건강하고 합당한 하나님의 뜻에 맞는 영적 식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글쎄다문학 동아리에서 김은국의 순교자를 읽었습니다.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밝혀내는 사람들, 목사들,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6.25 당시의 죽느냐 사느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정황에서 진실과 거짓의 유희가 펼쳐집니다. 초대교회 때 로마제국의 압제하에 종말의 삶을 살던 성도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그 때 우리 글쎄다에서 이야기되었던 것은 존엄이었습니다. 존엄에는 2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영어로 DIGNITY이고 또 하나는 DECENT입니다. 영어 단어를 쓰는 이유는 순교자’(Martyr)가 본래 영어로 쓰여진 것인데 나중에 번역이 되었고, 글쎄다 중에 영어본으로 순교자를 읽은 사람들의 단어 해석의 도움으로 존엄의 차이를 이야기하게된 것입니다. DIGNITY는 권위적인 자기 존재감이고, DECENT는 인간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덕목으로의 인간존엄인데, DECENT의 인간존엄이 당시의 남과북이 대치하는 정황에서 가차없이 무너지는 중에 남쪽으로 후퇴하는 국군을 뒤로하고 끝 까지 교회를 지키며 하나님 팔지 않고 인간 존엄을 지켜내는 이야기입니다.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급박한 종말을 선언하자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하겠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그 때 요한은 뜻밖에도 아주 일상적인 삶을 말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어떤지요? 어쩌면 우리는 DECENT 최소한의 인간이 지녀야할 존엄을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무엇을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향하기 직전 변화산에서 내려오는데 제자들과 그 아이의 부모가 거품을 물고 쓰러진 벙어리 귀신들린 아이를 앞에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쩔쩔매며 서기관들과 주변의 사람들과 변론만합니다. 그 때 주님께서 그 아이를 불러 병을 고쳐주었습니다. “나가라! 다시는 들어오지 말아라!”하자 아이에게 경련을 일으키며 떠나갑니다. 그 후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왜 우리는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냐고 묻자, 예수님은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유가 나갈 수 없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귀신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게 할 때 불안하고, 답답하며, 어둡고, 혼란스러울 때, 주님 안에 머물기 바랍니다. 주시는 말씀과 성령의 내적 감동을 통해 주님은 나의 잠을 깨우시며,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최소한의 인간존엄의 자리에 있게 합니다. 기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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