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회복의 여정에서 감사(추수감사주일, 2021년10월24일)
회복의 여정에서 감사
추수감사주일 단2:23;단6:10;살전5:16
바빌로니아의 다리우스왕이 다니엘을 총리로 세우려 하자 시기하는 주변 고위 관리들이 다니엘을 없애려고 30일 동안 임금님 외에 다른 신이나 사람에게 무엇을 간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자 굴에 집어 넣자는 금령을 선포합니다. 다니엘은 왕이 기도를 금하는 금령에 도장을 찍는 것을 알고도 집으로 돌아 와 예루살렘 쪽으로 난 창문을 향하여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금령이 있기 전에도 느브갓네살 왕이 자신이 꾼 꿈을 알아내고, 해몽하라고 그 나라의 모든 술사들에게 명하면서, 알게 하지 못하면 죽음을 면치 못 할 것이라고 하였을 때 다니엘은 집으로 가서 이 사실을 3 친구에게 알리고, 기도를 드립니다.
본 문 말씀을 읽으며, 기도하면 죽는다는데 어떻게 기도를 할 수 있을까? 기도 마지막에는 ‘감사를 드렸다’고 하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감사가 나올까? 생명과 죽음이 부딪히는 경계에 마주 서는 상황이 지금 다니엘과 그 친구들에게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모르는게 당연하지요. 알 길이 없습니다. 앞으로 기후위기의 재난이 닥쳐 올 때 이러한 생명과 죽음의 경계에 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렵고 떨립니다. 그러면서 언 듯 조심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아! 기도가 일상인 사람의 삶의 모습이구나,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지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무리를 지으며 하나님에대해 감사와 찬양이 이어지는 성도의 거룩한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어떤 설명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단순합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신앙입니다.
다니엘 뿐 아니라 바벨론에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요? 아무리 좋은 대접을 받고, 높은 권력을 가진다고 해도 언어와 환경이 전혀 다른 세상, 무엇 보다 강제로 끌려와 노예로 산다는 것에 어떤 것도 만족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니엘이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은 기도였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며, 세상에 붙들리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은 사도 바울이 갈5:1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시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하였듯이 주님이 주신 자유를 절대로 세상에 내어주지 말아야 합니다. 자존감입니다. 자유는 스스로의 자존감에서 옵니다. ‘나는 나’입니다. 그런데 내가 나라고 내가 나 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이신 야웨를 닮는 것입니다. 농구를 좋아하면 마이클 조단을 흉내내고, 축구를 좋아하면 손흥민을 닮아 가듯이, 십자가가 아버지의 뜻임을 깨닫고 갈멜산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신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러했듯이 하나님의 뜻과 하나일 때 자존감이 드러납니다. 다니엘과 3친구들이 그렇게 노예로 끌려왔지만 스스로 하나님 백성의 자존감을 잃지 않았던 것은 항상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 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어리석어 주님이 베푸신 은혜를 잃어버리기가 십상인데, 다니엘의 친구들은 신상에게 절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기꺼이 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져졌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불 가운데서 지켜주셨습니다. 그 능력과 지혜는 어디에서부터 올까요? 기도입니다. 그리고 기도로부터 감사가 이어집니다. 감사는 다니엘과 그 친구들이 하루에 세 번 기도하였듯이, 기도가 일상인 사람에게서 나오는 마음입니다. 모든 것의 실마리요, 마무리입니다. 비록 우상의 나라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왔지만 끊임없이 기도하며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확인하며, 감사의 마음이 열리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 자유함을 누립니다. 바벨론의 관리들이 기도하면 죽는다는 덫을 놓았는데도, 그 보다 더 크신 생명의 하나님을 바라며 그 덫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에서 십자가로 향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봅니다. 기도하지 말라 하는데 다니엘과 세 친구는 기도합니다. 사도 바울은 빌4:6에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이라 한 것과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19의 거리두기가 우리의 일상이 된지 1년 6개월이 지나갑니다. 다른 종교와 달리 교회는 모이는 공동체여서 모이지 못하면 참 힘이듭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 소상공인들, 문화공연인들, 50명 이하의 영세한 소규모 공장들의 어려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어두운 소식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앞으로 이 보다 더 어려운 기후위기의 재난이 전 인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럴수록 다니엘, 사도 바울, 그리고 기도의 모범이신 예수님이 기도에 머무는 모습을 닮아갑시다. 감사의 유일한 길이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감사가 절로 나오며, 감사로부터 자유하며, 자존합니다. 기도의 자리에 머물며 감사하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