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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감사할 때(2008년 11월 2일, 추수감사주일)

하늘기차 | 2008.11.04 09:21 | 조회 2062


지금은 감사할 때
2008년 11월 2일(추수감사주일) 합3:16-19

갈릴리 마을이라는 신앙의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 인터넷 카페에서 읽은 글이 있어서 여러분에게 들려주려고 합니다. 글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가난한 이웃의 그 소박하고 진솔한,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좋아서 입니다.

어릴적부터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던 가난을 늘 달고 살았었지요.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을때는 미래의 꿈조차도 산산히 부서지는 것같은 절망스러운 가난이었습니다. 그러나 끼니를 걸러도, 옷은 얻어입어도 정신만큼은 부자이기를 꿈꾸던 시절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누가 봐주지 않아도 제자리에 있어 부끄럽지 않은 아름다운 들꽃같은 강인한 삶을 살리라 수없이 되뇌이곤 했었습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가난은 여전히 함께였지요. 가난이란 늘 돈과 닿아 있어 비가 세는 셋방에서는 전셋방으로 이사할 날을 꿈꾸고, 그러다 조금 형편이 나아져 전세금을 빼서 시작한 남편의 일이 빚으로 남았을때는 다시 네 식구 오불오불 살아야만 하는 월셋방으로 이사를 하면서도 쌀을 살 돈과 큰 아이 다니던 선교원 원비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함께 할 가족이 있어 덜 힘들었지만 그때는 정신적으로도 참 힘들었던 때였지요.

작년부터 남편의 일이 어렵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더욱 힘이 드는가 봅니다. 나는 지금도 돈의 수치 개념이 맹하여서 그저 가져다주는대로 맞춰서 살아가는데 올해 통장에 들어온 수입이 130만원입니다. 큰 아이 등록금은 처음으로 학자금대출이란 것을 해보았고 마이너스 통장이란 것도 처음 만들어보았습니다. 대출은 큰 아이가 직접, 마이너스 통장은 남편이 만든 것이지요.
마이너스 통장에서 150만원을 빼쓰다가 중지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대강 나라 경제가, 세계 경제가 힘들다느니 하는 정도는 압니다. 그러니 우리 가정경제도 어려워지는 것은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닐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큰 아이는 용돈을 줄이고, 작은 아이는 다니던 한과목 단과 학원을 중지해야할 상황에 있고, 이번 달부터 공과금이 연체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허락하신 것은 분명 우리 가정이나 나에게, 또는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하나님이 말씀하실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유익한 것입니다.

지금의 가난은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는 가난은 아닙니다. 작은 집도 있고, 경차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렵습니다. 순간순간 염려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여유롭습니다. 그러나 영혼은 가난하기를 원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그 분만을 알기를 원하고 사모하는 가난한 마음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더욱 감사할 때입니다.

그러면서 이 분이 권정생선생님의 편지 글을 올려 놓았는데 이 글도 좋아서 또 전해드립니다.

"저 때문에 너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올해도 보리밥먹고 고무신 신으면 너끈히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가난한것이 오히려 편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오니 이젠 살아난 것 같습니다."

"누워있지도 앉아있지도 서있지도 못하는 상태가
16일동안이나 계속되었는데
그래도 또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저의 직책은 거의 다 해내었습니다.
새벽종을 단하루 놓쳤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참 아무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 거라고 한다
하느님도 '내'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밭 한 뙈기
돌맹이 하나라도
그것 '내'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권정생님의 <밭 한 뙈기>

이 분의 글을 읽고 이 분이 마지막에 쓴 구절을 이번 추수감사의 제목으로 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감사할 때’입니다. 근데 감사가 안나온다구요, 이 분은 이 분의 삶이고 , 나는 나의 삶이라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재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감동을 주시는 분입니다. 지나온 삶의 자리에서 미쳐 놓쳐버린 귀한 보석 같은 삶의 아름다운 것들을 여러분의 자리에 다시 되돌려 놓으실 것입니다. 감사는 마음입니다. 그냥 단순히 영화 한 편 보고 나온 감동이 아니라 세상에서 알 수 없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나만의 감동 말입니다.

누가 김현승 시인의 시를 한 번 큰 소리로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감사는 곧 믿음이다.
감사할 줄 모르면 이 뜻을 모른다.
감사는 얻은 후에야 하지 않는다.
감사는
잃었을 때에도 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감사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잃지 않으시려면 하나님께로 향하여 마음문을 활짝 여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어느 변호사 한 분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성실하고 유능한 변호사였다고 합니다. 이 사람의 변호를 통해 죽을 뻔한 죄수 78 명이 사형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78 명 가운데 이 변호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성탄절에 이 변호사에게 수 많은 카드가 오는데, 자신이 변호해 주어 생명을 얻은 한 사람에게도 카드가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성서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땅과 갈릴리 사이를 지나 예루살렘으로 향할 때에 10 명의 문둥병 환자가 예수가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듣고 예수님께 찿아왔습니다. 천형을 앓는 사람들이어서 예수님께 가까이 갈 수는 없고, 그래서 멀찍이 멈추어 서서 외칩니다.“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합니다. 예수님이 보시고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하셨습니다. 성경말씀에 보니 가는 중에 몸이 깨끗해졌다고 합니다. 그중에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사람은 한 사람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유대인이 아니라 오히려 사마리아인이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 사람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되 돌아온 사람은 이 이방 사람 한 명 밖에 없느냐?”하시면서 이 사마리아 사람에게 “일어나서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셨습니다. 10 명의 문둥이들은 그들의 천형의 아픔을 통해 오히려 주님을 만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병 고침을 받은 그 은혜를 감사한 것은 사마리아인 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하셨습니다. 주님은 사마리아인의 감사하는 마음을 믿음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구원을 얻었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감사를 믿음으로 받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놓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감사입니다. 감사를 통해서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관심과 배려 , 도우심, 인도하심, 지키심, 함께하심, 깨우쳐 주심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이 늘 함께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는 삶을 살지 맙시다. 별을 하늘에 놓고도 별을 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감사는 우리의 영적 눈을 뜨게 하여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섭리와 경륜을 보게 합니다.

IMF 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어두운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마치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두려운, 염려가 우리의 마음을 체웁니다. 교우여러분 그런 어두움 떨쳐버리고 오늘 감사합시다. 오히려 지금은 감사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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