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길

View Article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하늘기차 | 2022.01.12 11:19 | 조회 651


[길벗광장]

내가 만난 어린 왕자들

여재훈 (성공회 신부, 前 다시서기센터장)  
다시 도반들과 함께 길에 오르며

내가 그들을 처음 만났던 것은 그들이 인생의 긴 항로를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 그들은 이 긴 여행 중 사막과도 같은 메마르고 희망 없는 곳을 지나고 있었고 자포자기 상태로 사막 한가운데서 물을 찾아 헤매고 있었지만 목마름을 해결할 생수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갈증과 그로 인한 파멸의 두려움이 그들을 절망하게 만들었고 가끔씩 그들과 만나는 일반적인 여행객들은 그들을 두려워하거나 함께하기 꺼려 했다. 때로는 그들에게 물을 나누어 건네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왜 이 사막에서 헤매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귀담아 들어주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더 보기)

[역전칼럼]

서울역 연가(戀歌)

박경장 (글쓰기 교수, 문학평론가)  
다시 도반들과 함께 길에 오르며

1
모기야 그만 빨아라. 취하겠다.

2
서울역 광장을 지나 인문학교실 가기 전 횟집 수족관 바닥의 가재미를 보고 있었다.
“볼 거 뭐 있어? 너도 누워봐” 바닥에 누운 가재미 한 마리가 내 뒤통수를 후려친다.
벌러덩 바닥에 누우니 내 눈이 한쪽으로 쏠렸다.


[인물 인터뷰]


모두가 동일한 또 다른 세상, 성프란시스대학

글/ 김연아
인터뷰어/ 강민수, 김연아
   인터뷰이/ 김담비, 김영채
(17기 자원활동가)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고 계시는 박경장 교수님께서 새로운 자원활동가에 대한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친구 두 분이 함께 들어와 아주 열심히 해주신다는 말씀에, ‘친구가 함께 자원 활동을?’ 하고 두 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커졌지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어느새 17기 수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김담비 선생님과 김영채 선생님을 줌(zoom)으로 만나 뵈었습니다.  (더 보기)

[성프란시스 글밭]

서울역의 밤

글: 유상욱 (16기 동문)
그림: 신웅 화백


차디찬 바닥에, 박스 위에 앉아있다

사람들 무심하게 지나간다

누구지! 들여다보니 내가 앉아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내가 앉아있다

두 사람이 다가와 손에 들었던 것을 내려놓고 간다

그것엔 관심이 없다.

나에게 올 내일을 생각할 뿐이다

자정이 넘어 내일이 오자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정신이 달아나려고 한다

정신을 부여잡고 보니 도시락이다

손을 내밀어 속의 내용물을 아주 느리게

입으로 가져간다


[성프란시스 글밭]

살고픔학 개론

글: 전원조 (9기 동문)


생은 어느 시기에 내게로 찾아와 이 땅 위에서 잠시 살다 가라고 하였다.
때문에 나는 생의 이치를 깨닫게 된 다음부터는 삶의 길고 짧음에 대해서만큼은 늘 의연하리라 다짐하게 되였다.
바로 "살고픔학 개론"이 생명이 끝날 때까지 배움은 스스로 멈추지 않고 늘 같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이다.
나는 지금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관람하고 있다.
너무 유명세를 탄 작품이라서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나는 지난 4월 9일에 처음 본다.

맨 앞쪽에서부터 세 번째 줄(앞 두 줄은 비웠음).
오른쪽은 가운데 통로를 끼고 있고 왼쪽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두 좌석 비웠으니 이 넓은 공연장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야말로 명당자리이다.

"자기가 임의로 내세운 마을 이장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돈키호테가 한 창녀의 아름다운 미모에 홀딱 반해서 장황하게 그려 쓴 편지를 전하려고 무대 앞쪽 샘터에서 물방울을 튀기며 빨래하는 그녀의 손을 마주 잡고 애원하는" 그 리얼한 표정 연기까지도 단 5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보며 짜릿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보기)


2021년 11월, 12월 성프란시스대학에서 있었던 일


1)  17기 가을 소풍

성프란시스대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여름방학 때 엠티를 가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진행하지 못해, 대신 11월 12일 당일치기로 가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 성프란시스 17기와 교수진, 자원활동가까지 모두 모이니 어느 새 20명이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모여 경기 광주로 출발해, 도자 공원에서 '2021 경기세계도자 비엔날레' 전시를 감상하고, 든든한 소머리국밥으로 배를 채웁니다. 그다음, 여유롭게 단풍을 즐기며 화담숲을 삼삼오오 산책하니,  코로나로 막혔던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이 하루가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2)  한국사 현장 학습

성프란시스대학 한국사 수업에서는 매년 서울 시내의 유적지 등을 방문해 배우는 현장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사찰 '봉국사'를 방문해, 박한용 교수님의 명해설을 들으며 우리의 불교 문화유산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일주문의 사천왕부터 사찰의 구조, 불상(佛像)과 여러 보살의 의미까지. 백문이 불여일견, 똑같은 걸 보아도 해설을 듣고 보면 다시 새롭게 보이는 인문학의 놀라움을 경험합니다.    

3)  문화예술잡지 '시어터플러스'와의 서면 인터뷰

문화예술잡지인 '시어터플러스'과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시어터플러스 12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인터뷰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4)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 특별 강연

12월 17일, 세종문화회관 강의실에서 제70회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 특별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성프란시스대학에서는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고 계시는 박경장 교수님께서 '빵보다 장미를'라는 제목으로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에 실린 선생님들의 글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주셨습니다. 이날 강연을 들었던 시민 한 분이 성프란시스대학 페이스북을 통해 박경장 교수님께 이런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제가 느끼는 외로움과 억울함, 분노를 그분들도 느끼며 살아가실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강연 하이라이트 영상(3:30~5:27)을 보실 수 있습니다. 

5)  2학기 정규강좌 및 심화강좌 종강

정규강좌는 12월 16일(목) 글쓰기 백일장을 마지막으로, 심화강좌는 12월 21일(화) 곽노현 학장님의 "대전환의 시대: 경제와 교육"을 마지막으로 비대면 종강을 했습니다.  11월에는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대면수업을 진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확산된 코로나로 다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야만 했습니다.  비대면 수업도 많이 익숙해진 터라, 17기 선생님들도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며 수업에 참여하셨습니다. 그래도 1년에 걸친 수업의 마지막을 비대면으로 마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 1월 방학 동안에는 '졸업문집' 제작을 위한 모임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2월에는 졸업여행을 떠납니다. 모두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6)  11월, 12월 운영위원회의 진행

11월, 12월에는 온라인 줌으로 교수진, 실무진, 자원활동가가 함께하는 운영위원회의를 진행했습니다. 17기 선생님들의 출석률 등을 고려해 졸업사정을 하고, 수료식·졸업여행·신입생 모집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17기 졸업여행은 2월 11~12일, 부여·공주 지역으로 가기로 하였으며, 2022년 신입생 입학식은 3월 21일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성프란시스대학은 
길 위의 바보성자 성 프란시스의 정신을 토대로 
2005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거리노숙인을 위한 인문학과정입니다. 
1년 동안 글쓰기, 문학, 철학, 한국사, 예술사 등의 인문학 과목이 개설됩니다. 
교수자와 학습자는 저녁 한 끼 밥을 지어 나누는 식구이며, 
학문과 삶을 서로 배우기에 모두가 ‘선생님’ 입니다. 

모든 인간은 공포와 궁핍으로부터 해방될 권리가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꿈과 사랑의 빈곤으로부터 해방될 권리가 있습니다. 
넘어진 자는 반드시 바닥을 짚고 일어서야 합니다.  
성프란시스대학은 바닥에 세워진 ‘선생님의 학교’입니다. 
함께 걷는 길벗이 되어주세요.  
 
<후원계좌>
은행: 우리은행
예금주: (재)대한성공회유지재단
계좌번호: 1005-401-975390
 
<후원해주신 분들>
11~12월
<개인>
강대중 강미정 강민정 강전찬 구한모 권순정 김누리 김대현 김동훈 김미숙 김성희 김연아 김영미 김예슬
김용극 김용호 김의태 김정현 나영훈 나윤기 류윤자 마명철 문상혁 문상훈 박경장 박경철 박남희 박민서 
박민정 박상병 박세희 박양신 박영미 박인여 박일웅 박지숙 박한용 서정호 성현숙 송금희 신인섭 안정선 
안형준 안홍택 유아람 유은하 이다경 이명숙 이소영 이영순 이용석 이종택 이창국 이호정 임상우 정경수 
정상만 정선화 정종섭 정홍철 조명화 차대준 채라다 채성희 최기주 최선호 최 진 한금수 허 환 황보근석 

<이름을 밝히지 않으신 분>  
길벗후원

<기관 혹은 단체>
도서출판마티 

총액: 4,100,000원

서울 중구 통일로 21 서울역전우체국 3층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전화번호 : 02-777-5217(후원 담당자)
fax : 02-777-5394

성프란시스대학의 정기 후원회원이 되기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해주십시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63개(1/4페이지)
함께 사는 길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3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길벗이야기 19)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7 2023.11.19 11:09
62 144차 케밥디아코니아 2023.3.28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08 2023.03.29 09:52
61 127차 노숙인케밥디아코니아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98 2022.11.30 11:11
60 이집트 난민 이야기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89 2022.08.01 10:18
59 대우조선해양 파업 유최안 노동자 첨부파일 하늘기차 177 2022.07.27 08:07
58 91차 노숙인케밥디아코니아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88 2022.03.30 16:41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사진 하늘기차 652 2022.01.12 11:19
56 케밥하우스(80차)소식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40 2022.01.05 15:31
55 그 사람이 점점 투명해진다. 첨부파일 하늘기차 408 2020.03.08 16:58
54 288일 만에 공항에서 벗어나 입국(루렌도 가족)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94 2019.10.13 16:45
53 루렌도 가족 승소!!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37 2019.09.28 13:51
52 영화 터미날과 루렌도가족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263 2019.09.22 14:31
51 루렌도 가족과 만났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07 2019.08.01 18:16
50 앙골라 루렌도 가족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6 2019.07.16 06:53
49 ‘모든 사람의 예배’에 다녀왔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1175 2019.05.20 17:48
48 케밥 하우스를 다녀와서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982 2019.05.20 17:31
47 바라봄 사진관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7 2019.04.28 06:46
46 인천공항 구금 난민 루렌도 가족 첫 재판 사진 첨부파일 [3] 하늘기차 438 2019.03.08 16:15
45 기쁜 소식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1 2019.02.27 19:07
44 앙골라인 가족 입국 허용해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36 2019.02.27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