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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놓는 장기에 부모가 훈수두지 말아야지요^^”

하늘기차 | 2007.05.08 16:49 | 조회 1568


평소에는 지극히 말이 없다구 하시는데, 발동이 걸리니 거침없이 하이킥입니다.
학원 보내지 안코 아이 키우기의 후견인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아이
일등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일등 될 수도 없으니까! 그 허구에 빠지지 않고 잡으니까^^
좋은 삶을 살고자 하니까^^감사^^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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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사인을 해 주시는 작가님. 하늘이가 “잘 해줘요, 내 꺼야!”합니다.
“알았어 잘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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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인 도서관 어느 책에 있는지 찿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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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률 선생님과의 대화

요즈음 아이들은 참지를 못합니다. 컴퓨터를 키고 그 몇 초를 견디지 못해 마우스로 이리 저리 돌립니다. 작동이 느리면 견디지 못해합니다. 컴퓨터에 몇 시간 씩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염려가 됩니다.

시골에서 우리가 자랄 때는 해 뜨자 마자 집안일 돕고 그러구 나서야 밥 먹고 학교에 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학교에 일찍 가려고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집안 일을 돕기는 커녕 자기 방 하나도 제대로 정돈을 하지 못합니다. 밥을 다 차려 놓아도 간신히 학교 갈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서는 뜨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지각하지 않을 정도로 움직입니다. 이런 요즈음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걱정이 됩니다.

문학하는 사람으로서 요즈음 시대가 문학 시대가 아니라 영상시대여서 아이들이 문학을, 글을 어떻게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휴대전화에 문자기능이 있어서, 이 전에 편지쓰고, 글쓰는 것이 만만치 않던 시대보다 오히려 글을 더 많이 쓴다고 합니다. 우리 때에는 글을 한 번 쓸려면 펜에, 엽서에, 편지지에 여러 가지 준비를 했지만, 요즈음은 마음만 먹으면 그 자리에서 문자를 날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의 IT산업의 발달도 한글 덕이 크다고 합니다. 기술 부분에서는 노르웨이의 노키아나, 또 모터롤라 같은 다국적 기업이 앞서가지만 한글 덕분에 그 실용화가 빨랐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문자를 보내는데 한문은 말 할 것도 없고, 영어는 3배, 일본어는 7배나 한글보다 느리다는 것입니다. 어떤한글 학자분은 우리 한글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코 한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위로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문자보내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너 지금 어디야”, “ 밥 먹었어 ”, “ 몇 시에 집에 갈거야 ”, 그냥 의미 없는 말들을 끊임없이 날립니다. 그러면서도 느끼는 것은 물론 전화료도 들겠지만 이렇게 아이들이 문자를 날리는 것은 문자에대한 신뢰 때문입니다. 말로 통화하기 보다는 기록하고 남기는 것에 더 신뢰를 가집니다.

간 혹 요즘 아이들 책 안 읽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컴퓨터, 학원, 놀기, 잠자기... 그러나 사실 우리 때 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때에는 아예 읽을 책이 없었습니다. 책 한 권 어떻게 접하게 되면 책이 달을 정도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즈음에는 아이들이 폭 넓게 책을 읽습니다.

그런데 조기교육의 열풍이 불고 있는데, 한글을 빨리 깨치고, 외국어를 어릴 때부터 익히게 하는데, 한글을 일찍 깨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글자를 기호로 읽지, 의미를 알면서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읽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논술에서도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정답만을 논리적으로 구술하려고 합니다. 자기 체험의 글이 없습니다. 학원에서 논리와 합리성, 기승전결을 확실히 배운다 하여도 그 이상이 없습니다. 자기 체험의 여지가 없게 그렇게 키워지기 때문입니다. 효에대해 글을 쓰라하면 삼강오륜에대해서는 쓸 수 있어도, 자기 이야기는 쓰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동아일보의 주필이셨던 최일남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 분의 글이 늘 생생하게 다가 왔던 것은, 결론을 이끌어낼 때 항상 자기 체험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글이 너무 나에게 항상 생생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즈음 학원을 통해 논술을 배운 아이들의 글을 보면, 대학 시험 감독, 체점도 해 보았지만 보면 항상 서론, 본론, 결론이 명확합니다. 양비, 양시론으로, 그리고 비판과 칭찬으로 글을 말끔하게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글이 살아있지를 않습니다. 자기 이야기가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대학 들어가기가 더욱 수월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들어서 대학수시입학에서 보면 적지않은 숫자를 자기소개서를 보고 입학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여성문학작가 중에 제가 잘 아는 분이 한 분계십니다. 그런데 이 분이 결혼을 3 번 하였는데, 그러니까 자기와 함께 사는 아이들의 성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 중에 큰 아이가 성공회대학교에 들어갔는데, 그것은 수시 입학에서 자기 소개의 글을 잘 썻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축하해!"했더니 글 내용은 아이가 전부 썻고 띄어쓰기만 잘못된 것을 좀 보아주었다고 합니다.

이제 영어, 수학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때가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면 좋겟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미달이 될 것인데, 우리가 대학 다닐 때에도 보면 인류대학도 미달인 과가 적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당시 마음만 먹으면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그러니 아이를 좀 더 자유롭게 키우시기 바랍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도서관은 아이들의 창의성, 자기 자존감을 키우는 훌륭한 터가 될 것입니다. 도서관에 오면 책이 갖고 있는 물성을 느끼게 됩니다. 책은 결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폭력적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 폭력성이 아이들의 무의식 속에 스며들어 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그런데 책은 그러한 폭력성을 간접적으로 맛보고 음미하게 하기도 하고 건너 뛰게도 하는데, 컴퓨터의 폭력은 건너 뛸 수가 없고, 선택의 여지없이 여과 없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밀려들어 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 그림책을 펴서 되새김질을 합니다. 어떤 때는 아이에게 말 안 들으면 저녁에 책 읽기 안해줘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책 읽는 버릇을 가르쳐 줍니다. 대부분 어른들은 책을 안 읽습니다. 책도 않읽고 책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도둑놈 심보인 것입니다. 아이들은 책꽂이에 책을 꽂아 놓아두면 그것을 가지고 집도 만들고, 터널도 만들고, 탑도, 그리고 담벼락도 만들면서 노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놀면서 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저는 주로 헌책방을 이용해서 책을 사는데, 한 번은 저의 사인이 있는 책을 헌책방에서 본 기억이 났는데, 속상하드라구요, 책도 안 읽고 책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아이들하고 시골에 내려가는데 아이들이 책을 잔뜩 가지고 가드라구요, 사실 가져가도 책을 안 읽는데, 그래도 그렇게 책을 가지고 가는 마음이 귀한 것입니다. 그렇게 책을 읽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사귈 수 있습니다.

‘동심천사주의’라는 말이 있는데, 일종의 콤플렉스이죠, 그래서 아이들을 자꾸 착한 사람, 좋은 사람되라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해 대는데, 사람은 선과 악의 씨앗을 다 갖고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꾸 악의 방향으로 자꾸 가려고 합니다. 사람이 온전치 못하거든요. 하물며 아이들은 분별력도 없고 해서 아무리 착하게 키우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도 못난짓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못난 짓을 못난 것으로 느끼느냐, 못 느끼느냐 라는 것입니다. 바로 책이 그렇게 느끼고 돌아오게 끔 하는 힘이 되저주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할 때 보면 책을 읽는 아이와 책을 읽지 않는 아이와 차이가 납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자기는 이렇게 읽었는데 하며 책의 줄거리를 더듬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며, 자기 주장을 합니다. 더 나아가서 작가의 의중도 해아려 보며 자기는 이랬으면 좋았겠다, 아니면 이런 것은 자기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온 아이들은 그러한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합니다. 자기 논리를 표는데 있어서 책 읽기는 참 중요합니다.

우리집 아이가 이우 중학교에 이번에 들어갔는데, 좀처럼 자기 아빠가 작가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실제 꽤 인정을 받은 그래서 교과서에도 실린 ‘봄바람’을 자기 반 아이가 교실에서 읽고 있는데도 전혀 우리 아빠가 이 작품의 저자라는 이야기를 안한다는 것입니다. 쪽 팔리기도 하고, 잘난척 한다고 왕따를 당할 수도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민망해서 못 봐 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책이 물론 재미 있어서 읽겠지만 그 속에서도 책을 늘 가까이 있게 해 주면 언젠가는 책의 소중함, 책의 진가를 알게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종종 작가 초청을 받아 부모들과의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결론은 아이들 대학가는 문제로 귀착이 됩니다. 대안학교인 이우 학부모들과 만나 사석에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역시 대학입학에대한 이야기 더라구요, 그것이 우리의 삶일진데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저는 사실 아이 꼴찌하라고 이우에 보냈는데, 학교에서 숙제를 내 주는 것이 적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아마 학기 초라서 아이들 군기잡느라고 그런다니까 두고 볼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안달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대신 저는 아이들과 약속을 한 가지 했습니다. 컴퓨터를 하던 무엇을 하던 하루에 책을 읽자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책을 슬쩍 읽고는 읽었다고 하면서 자기 좋아하는 께임에 몰입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에도 저는 모른척하고 인정을 합니다. 사람에게는 양심이라
는 것이 있어서 자기가 한 일에대해 가책을 느끼게 되는데, 아이가 그렇게 하고는 스스로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느끼지요, 그것을 부모가 기다리며 보아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스스로 알아서 커가는 것 같습니다.

“신이 놓는 장기에 부모가 훈수두지 말아야지요^^”

부모의 역할이 있다면 아이를 불신하며, 조바심 내는 것이 아니라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영어, 영어 하니까 이야기 하겠는데, 저는 중학생 때 영어책을 전부 외웠 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다른 영어책이 하나 더 있어서 그 책도 마저 외웠는데, 그것이 저의 영어교육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줄 곳 그렇게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외우니 문법이 쉽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외국에 나가서 물론 발음은 좀 틀릴지 모르지만 의사 소통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학원에 간다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 아닙니다. 학원에서 강사노릇을 해 보아서 아는데, 학원은 단지 부모에게 그래도 학원에 가니 아이가 공부를 하겠지 하는 안도감을 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그시간에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학원에서 자기들끼리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놉니다. 정말 한 두 아이 공부벌레를 빼 놓
구는 학원이 아이를 공부시키지는 않습니다.

국어도 어렵다고 하는데, 책 읽기로 충분히 아이들의 국어공부를 받쳐 줄 수가 있습니다.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가 있는데, 반에서 평균 10등하는 그러한 아이인데, 작문 시간에 쓴 글이 기성 작가 뺨치게 글을 썼습니다. 그런 아이가 참 귀한 것 같습니다. 논리로 무장한 글이 아니라, 논리가 좀 틀려도, 자기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의 글을 쓸 줄 아는 아이가 보기에 좋습니다.

박상률선생님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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