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있습니까?" (2018년 청소년부 성탄연극)

아기 예수님을 품고 있는 마리아와 요셉의 요청을 차마 거절 할 수 없어 머뭇거리다 연극을 망쳐버린 덕구. 다른 이들보다 말도 어눌하고, 동작도 굼뜨지만, 예수님을 위해 자신을 비우고픈 간절한 마음만은 누구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친구 덕구. “빈방 있습니까?”의 내용은 변함없지만 매번 새로운 청소년들의 등장과 연기는 같은 연극을 새롭게 만들고, 매번 다른 감동을 주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번이 우리교회에서는 4번째 올리는 “빈방 있습니까?” 무대였습니다. 주인공 덕구역할을 고학년이 아닌 이제 막 중학교에 올라온 윤빈이가 맡았다는 사실 자체가 파격적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두 달 남짓 주일 오후에 연습을 했지만 잘 집중할 수 없었고, 학원과 학교 시험일정 때문에 전체 학생들이 모여 연습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더구나 올해부터 학사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겨울방학 전, 그것도 일부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보는 와중에 연극무대에 서야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연 전날까지 아이들 중에는 독감으로 학교에 못가는 학생들도 있었지요. 그래서 공연을 미루나 마나를 두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청소년들은 무대에 섰습니다. 공연에 올라선 모습은 이전에 우리 아이들이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진지하고,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참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제 이런 힘든 연극은 다시는 하지 말자고 선생님들끼리 다짐했지만, 끝나고 나니 다음 연극에는 덕구를 누가 하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면서 마음을 모아 준비한 연극. 그리고 연극의 내용처럼 우리 마음 문을 활짝 열어 평화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고 동행하는 우리교회 청소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