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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분수광장앞

하늘기차 | 2021.03.20 14:05 | 조회 813














   세월호참사 7주년이 다가옵니다. 왜 침몰하였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왜 구조를 방해했는지에대한 진실규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세월호 가족들은 지난 해 1224일 성탄절 전 날 추운 한 겨울에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하였는데, 청와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지난 21일 삭발기자회견으로 농성을 종려하였고, 한 편 119일에 마감한 세월호특별수사단의 수사도 아무런 성과 없이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되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과 그동안 함께했던 많은 시민단체들과 개인, 외국 동포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였고, 진실규명을 위한 운동도 주춤하는 상항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416생명안전공원예배모임(창현, 예은, 시찬 엄마, 김은호 목사 등 주관)에서는 각 교단의 세월호와 함께하는 목사님들, 성도들, 교회, 기독교 단체들에게 청와대분수대앞광장에서의 기도회를 제안하여, 2월 말경 zoom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를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1)217(재의 수요일, 첫 번 만)부터 425() 까지 매주 목요일저녁7시에 청와대분수대앞 광장에서 기도회를 열기로 하여 진행되고 있고,

2)315()~415()까지는 교회, 개인, 단체가 하루씩을 맡아 오전8~저녁7시 까지 금식기도회 및 피케팅(12-14)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기교회는 17()에 함께 하였습니다.

     지난 수요일 아침 일찍 부리나케 버스를 타고 오전 8시에 맞추어 청와대분수대광장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침 명동향린교회의 김희헌목사님이 오셔서 기도에 필요한 주보, 십자가, 세월호상징물 등을 함께 배치하고,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즈음에 멀리 전주 고백교회의 성도님들 4분이 이강실 여목사님과 함께 기도회에 참여하였습니다. 고백교회는 기독교장로회 소속으로, 김준표 목사님이 속한 교단이기도 한데, 2010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전주고백교회의 한상렬 목사님이 정부승인 없이 북한에 갔다가 판문점을 거쳐 남한으로 내려오므로 정전협정위반 등의 법규정으로 체포당한 적이 있는 교회입니다. 첫 자가 같은 자여서 친구 맺자고 하였습니다. 전주고백교회는 한옥으로 잘 지어진 예배당이 일품입니다.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며 김영순장로님과 홍미나님이 기도회에 함께 해 주어 감사했습니다.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이 식사를 위해 왕래하는 시간이어서 세월호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피켓팅을 하는데, 우리 뿐만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분수대 앞에 빙 둘러서 피켓을 들기 시작합니다. 우리 옆에는 교회 50주년 때 시를 써주신 성남열린교회의 청각, 언어 장애인인 서덕석 목사님이 속해있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인 평통사에서 2시간 피켓팅을 하였습니다. 특히 자기 아들이 스텔라데이지호 항해사였다고 하며 어느 아주머니께서 주홍색 점퍼를 입고 기도자리에 찿아와 주홍색 팔지를 애절한 마음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분수대를 빙둘러 피켓팅을 하는데, 금속노조, 친일반역매국조선일보 폐간하라, 장애인차별말라, 그 외에 개인적인 억울함을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개발에 밀려 개인 땅이 억울하게 수용된 것 같은데 내 땅 내놔라!”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데, 코가 석자라고 아침, 점심 금식했다구 힘이 딸렸습니다. ‘주거생존권 보장해 달라’,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강원도 초록연대 삼척화력반대, 비정규직인 인천공항 소방/야생 해고자’,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등 피켓팅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거나, 이리저리 옮기며 피켓팅을 하는 사람, 노란잠바, 노란 리본을 맨 여자분인 걸 보아서는 세월호에 관심을 가진 듯 한데, 혼자서 청와대를 바라보며 중얼중얼 하는 실성한 사람 등을 보며 저는 이 사람들이 이 시대의 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6시가 넘어 날씨가 쌀쌀해 질 즈음에 무릎아래 까지 내려오는 노란털자켓을 입은 여성분이(맨 아래 사진 왼쪽 노란색 스웨터) 우리에게 다가 와서 이 곳 광장에서 세월호 피켓팅을 매일 순 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한다고 하면서, 자기도 기독인이며 매 달 안전공원예배에 참여한다고 인사를 하는데 참 반가웠습니다. 자기는 원래 순복음교회를 다녔으며 남편이 장로였는데, 지금은 다른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서, 부부가 순복음 교회를 나와 일산의 진보적인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은 세월호참사가 발생하면서 소위 말하는 탑돌이를 하러 팽목항에 내려갔다가 배에서 올라 온 아이들의 시신을 보면서 그 참담함을 몸으로 느끼며 그동안의 신앙이 얼마나 공허하고 무지한지를 깨닫게 되어 그래서 신앙이 바뀌어졌고, 그 때부터 지금 까지 416합창단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데, 고기교회이야기를 하자 고기교회가 416합창단을 초청했을 때 갔었다고 하며 서로 반가워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허리가 굽은 자그마한 할머니(맨 아래 사진 왼쪽 검은돕바를 입은 분)인데, 보험문제로 모든 것을 잃었다며 어느 보험회사에대한 팻말을 앞에 놓고, 자그마한 태극기 걸어놓고 오후에는 햇볕이 뜨거우니까 피켓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마지막 오후 늦은 시간에, 무슨 한이 그렇게 맺혔는지 소리소리 지르면서 경찰들 가라고 외치는데 멈추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함께 기도하던 고백교회 이강실 목사님이 다가가서 힘들지 않으시냐고 하며 하소연을 한참 들어주기도 하였는데, 저녁 7시 기도회 마치는 예배를 드리는데 이 할머니가 우리 곁에 오시길래 옆에 앉으라고 깔판을 내주니 조용히 앉아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예배를 광장에서 하나님께 드리는데, 그곳에서 세상에 찌들리고, 소외되고, 가슴 아파하는, 말씀 밖에는 위로 받을 길 없는 한 사람,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을 광장 예배처소로 초대하여 함께 예배드리게 하셨습니다. 제도 교회라면 참여할 수 없었을 텐데, 욥의 고통을 품은 나이먹은 허리굽은 할머니와 함께 조용히 오늘 하루 기도회를 마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니 예배자리에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앉아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들으며 예배드리는 모습은 여지없는 마르다의 동생인 마리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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